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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0-12-03 오전 10:03:59
작년 말 UAE에 원전수출이 확정된 후, 원자력산업은 한국 경제의 새로운 돌파구가 된 것처럼 과대포장되어 정치적으로 이용되고 있다. 계약당시 소수 언론사를 제외하고는 한국의 언론들은 제대로 된 분석과 비평 기능을 실종한 듯 했다. 계약당시 흘러나왔던 파병설은 최근의 특전사 파병으로 확인되었지만 여전히 계약서는 공개되지 않은 채 저가공급은 물론 고정가격 계약, 완공연기에 따른 손해배상 등 불리한 조건으로 계약을 체결했다는 소식이 해외에서 들려오고 있다.
한편, 2014년에 종료되는 한미원자력협정을 연장하기 위한 실무 협상테이블이 시작된 후로 '파이로 프로세싱'이라는 새로운 재처리 방식으로 핵확산 걱정이 필요 없다는 주장에서부터 '핵주권론'까지 심심찮게 등장하고 있다.
한미원자력협정에서는 미국산 원전설비와 핵연료를 미국의 허가 없이 변형・가공할 수 없게 되어 있는데, 올 10월부터 시작한 차기협정 교섭을 통해 한국의 재처리 추진파는 '파이로 프로세싱'으로 재처리를 할 수 있도록 협정문을 개정하고 싶어 한다. 하지만 사용후 핵연료의 재처리는 핵무기원료인 플루토늄을 추출하기 때문에 국제적으로 매우 민감하다.
국내의 재처리 추진파들은 파이로 프로세싱이라는 새로운 재처리방식은 플루토늄을 단독으로 추출할 수 없으므로 핵확산에 연결되는 위험성이 적고, 재처리한 후의 우라늄도 재활용할 수 있어 경제성도 높다고 주장한다. 동시에 재처리와 떼놓을 수 없는 새로운 원전인 고속로를 개발하면 사용후 핵연료속의 우라늄자원의 재활용률을 더욱 높일 수 있으며, 거의 무한정의 자원을 얻을 수 있다고 말한다.
문제는, 이렇듯 특정 이해집단들의 주장과 잘못된 정보만 일방적으로 대중들에게 소개되고 있다는 것이다. <프레시안>은 이런 문제의식을 가진 장정욱 마쓰야마대 경제학부 교수의 주장을 8회에 걸쳐 연재한다. 장정욱 교수는 일본에서 재처리와 원전의 경제성을 연구한 학자다.
장 교수는 연재를 통해 1) '파이로 프로세싱' 재처리방식도 핵확산에 연결될 수 있다는 점 2) 사용후핵연료의 93~94% 재활용이 가능하다는 주장에 비해 사실은 플루토늄의 1~1.2%의 재활용에 불과하다는 점 3) 어떤 형태의 재처리라도 몇백조원에 달하는 막대한 비용이 필요하고 안전성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점 4) 고속로 개발 역시 경제성과 안전성이 없으며, 홱확산에 연결된다는 점 등의 문제점을 짚어갈 예정이다. <편집자>
4. 핵연료의 재처리, 재활용률은 플루토늄 1.1%이다
2006년8월에 태양계의 가장 바깥쪽에 있는 명왕성이, 혹성의 자리에서 배제됐다. 명왕성(Pluto)이란 명칭은 그리이스신화의 명계(冥界) 즉 지옥의 왕 Pluto에서, 그리고 플루토늄(Plutonium)의 명칭은 명왕성에서 유래했다. 1945년, 플루토늄은 이름 그대로 핵무기로 변하여 일본의 나가사끼시를 불바다로 초토화시켰다.
국내의 20기의 원자력발전소(이하, 원전)는 월성원전(중수로, 4기)을 제외한 나머지의 원전(경수로)은 천연우라늄속의 우라늄235(235U)을 농축하여 핵연료로 사용하고 있는데, 고리원전 1호기(3.8%)이외의 15기는 4.5%의 농축도를 가진 핵연료를 이용하고 있다. 천연우라늄에는 핵분열하는 에너지원으로서 이용할 수 있는 핵분열성물질 235U이 0.72% 밖에 없으며, 나머지의 대부분은 핵분열을 하지 않는 우라늄238(238U, 99.275%)이다.
4.5%의 농축도를 가진 핵연료란, 4.5%의 235U와 96.5%의 238U으로 구성된 연료를 말한다. 원전에서 지속적인 에너지를 얻기 위해서는 핵연료는 최소 2%이상 농축한 235U가 필요하다. 국내의 원전은 보다 장시간의 사용을 위해 4.5%의 농축도의 연료를 사용하고 있다. 핵연료는 농축도가 높을수록 가공비의 절약과 고준위 방사성폐기물의 축소 등의 경제적인 장점이 있는 반면, 연료의 발열량이 높아져 원자로의 제어가 상대적으로 어려워지는 단점도 있다.
출력 100만kW급의 원전은 1년에 약 20"`30t의 핵연료가 필요하다. 가령 4.1%의 핵연료를 제조하기 위해서는 천연우라늄 166t(1.18t의235U" {164.82t의 238U)이 필요하다. 농축공장에서 235U의 농축도를 4.1%로 높혀 20t (0.82t의 235U" {19.18t의 238U)의 핵연료를 제조할 때, 핵연료로서 부적절한 열화우라늄이 146t(0.36t의235U" {145.64t의238U) 발생한다. 그 일부만이 군사용의 열화우라늄탄의 재료로 이용될 뿐 대부분은 폐기 또는 저장된다.
그리고, 농축도 4.1%의 핵연료를 3.5년간 원자로에서 연소한 사용후 핵연료(20t)의 경우, 타나 남은 농축도 1%정도인0.18t(0.9%)의 235U, 18.58t(92.9%)의238U, 0.22t(1.1%)의 플루토늄, 0.02t(0.1%)의 MA(Minor Actinide) 등으로 구성된다. 이것들을 재처리를 통해 추출하여 다시 핵연료로 사용하는 것이 재처리 추진파의 93"`94%의 재활용률의 근거이다. 참고로 Actinide는 원자번호 90"`103의 14가지 화학원소을 포함하는데, 그중에 양이 많은 우라늄과 플루트늄을 Major Actinide, 그외의 것을 Minor Actinide라고 한다.
/장정욱 마쓰야마대 경제학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