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이닝
; 처음에 양들의 침묵을 보려고 이것저것 찾다가 나온것이 샤이닝이다.
사실 공포영화 마니아라면 꼭 보아야 할 영화들 이라거나 공포영화를 추천하는 리스트들에서 몇번 보았던 이름인데, 직접 찾아본건 처음이었다. 생각보다 평도 좋고 내용도 괜찮다길래 유란과 센과 다도방에서 으스스한 분위기를 잡고 보기 시작했다.
처음에 영화가 시작되면서 가장 많이 느낀건 정말 쓸데없는 그랜드 캐논의 익스트림롱샷들.........................
아니 쓸데없었다. 라고 단정짓긴 뭐하지만 어떤 감상을 주기보다는 오히려 집중을 흐트러 트리는 느낌이었다.
오프닝에서 나오는 익스트림 롱샷들은 지루할만큼 길었고 초반부에는 씬 사이에 간간히 등장하기도 했다.
그렇다고해서 그렇게 예쁜 미장센이었거나 스토리 이해 혹은 영화의 진행에 크게 도움이 되어보이지도 않았다.
불필요한 컷이라는 느낌이 강했다. 감독의 욕심인걸까. 게다가 신경쓰이는건 그것뿐만이 아니었다.
연속적으로 등장하는 디졸브들!! 아, 왜 윤성이 디졸브를 남발하지 말라고했는지 온몸으로 깨달았다.
이렇게 산만하고 정신사납고 화면이 지저분해지는구나, 하고 느꼈다. 역시 집중력다운.
게다가 분위기도 흐트러트리는 느낌이랄까. 디졸브 정말 함부로 쓰면 안되는 기능이었구나, 새삼 느꼈다.
 스토리는 많이 기대해서인지 조금 실망스럽기도 했다. 특별히 어떤 반전이나 신선한 뭔가를 바랬다기보다는
영화 초반부터 뻔히 읽히는 스토리가 좀 안타까웠달까. 의문의 흑인 주방장은 끝까지 별로 의문스러웠고(뭔가 다른의미로...) 
주인공 셋 이외의 등장인물들의 존재는 뭔가 아리까리했다. 쟤가 왜 나왔을까 싶었던 캐릭터들도 있었고 나온이유를 알긴 하겠는데 자기의 역할 수행 이후 행방이 묘연해진 캐릭터나,  나온이유를 알것같기도 모르겠기도 한 캐릭터도 있었다.
도대체 영화의 어느부분을 대단하다고 이야기한건지 모르겠었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뜬금없는 아이템들이 난무했고 (갑자기 나타난 미로 모형이라던가, 철철 흘러넘치는 핏물이라던가)  너무 뻔하게 흘러가는 스토리는 심지어 짜증까지 나게 만들었다.
듬성듬성 나타난 아이템이나 영화의 엔딩이나 썩 유쾌하고 명쾌하지 않았기에 뭐라도 건져보자는 심정으로 인터넷에 검색을 해봤다.  그런데 샤이닝에 관한 몇개의 리뷰 를 읽고 나자 내가 샤이닝이라는 영화를 재미없게 볼 수 밖에 없었던 이유를 깨달았다.
기본적으로 영화 초반에 던져준 몇개의 힌트 외에도 미국(서양)의 역사에대한 지식이 얕게라도 깔려있어야 했다. 그러한 지식들을 바탕으로 감독이 영화를 시작하면서 던져주는 힌트들을 끼워 맞추면 그제서야 영화는 완성이 된다. 영화 밖에서의 조각을 전혀 가지고 있지 않았으니 영화만 보고 온전히 이해할수있을리 만무했다. 맨손으로 영화가 주는 힌트들을 눈뜬 장님마냥 몽땅 놓쳐버리고 1차원적인 것들만 봤으니 아귀가 안맞고 지루한건 어쩔수 없는 일(후반부에선 지루하지 않았지만 전반부에 조금). 
영화도 보기전에 사전지식이 필요하구나, 하고 생각하게 되었는데 그렇게되면 그 단계에서 영화를 보기도 전에 내용을 다 알아버리게 되는거 아니야? 하는 의문도 들었다. 사실, 나는 영화의 반전을 다 알고봐도 꽤 재미있게 보는 타입이라 크게 문제 될 건없었지만 그래도 알고볼때랑 모르고볼때의 충격 혹은 감동의 차이는 있을 수 밖에 없다. 아니면 영화를 다 보고 한번 더 봐야하나?
영화를 보기전에 아무것도 모르고 보기 보다는 어느정도 마음의준비(?)를 하고 보는것은 필요한것 같다.
그것이 스포일러가 되지 않도록 적정선을 맞추는것이 어렵지, 그것만 잘 알고 영화를 보게 된다면 영화는 눈으로만 영상을 보고 보여지는 스토리에서 끝나지 않을것이다. 영화 자체의 스토리라인에서 오는 감정/느낌, 그리고 그것들에 꽁기꽁기 던져놓은 힌트를 찾아 감독이 보여주고자 했던 이야기들을 풀면 (적절한 표현인지 잘 모르겠다) 뭔가 더 굉장한 세계가 펼쳐진다.
어쩐지 주말영상학교/영화읽기의 연장 시간을 가진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미묘하기도 했고, 기쁘기도했다. 누군가 가르쳐주고 지도해주는 사람이 없다면 스스로하는건 절대무리라고 생각했는데 어쩐지 꼭 그런것만은 아니라고 생각하게됐다.
샤이닝을 계기로 스튜디오 시간에 영화를 다양한 방법으로 볼 수 있는 계기를 주는 몇몇 영화들을 보는것도 좋겠다고 생각한다.

검은집
;사실 스튜디오 시간에 영화를 보는것은 오전 프로젝트로 마무리지만 샤이닝을 본 후 뭔가 더 자극적인 영화가 보고싶어졌다. 그래서 식사후 스튜디오 플러스 시간에 특별히 해야할일이 없다면 영화를 한 편 더 보는것도 좋겠다 싶어서 이것저것 추천을 받았는다. 검은집과 블레어 위치 프로젝트 중 끝까지 고민하다가 결국 검은집을 보기로 했다 (블레어 위치 프로젝트는 다음주에 보기로) . 이유는 간단했는데, 상영당시 꽤 화젯거리가 되기도 했었고 무엇보다 샤이닝을 보고나니 범죄스럴러가 땡겼던 것도 있었다.
아무튼 또 센과 유란과 검은집을 함께 봤는데, 확실히 샤이닝에 비해 안정적인 화면구성이나(잘 볼줄은 모르지만 무척 실감날 정도로 샤이닝은 산만했다) 깔끔한 편집이 좋았다. 깔끔하면서도 음울한 색감도 좋았고 지저분하면서도 척척한 분위기도 나름 잘 살았던것 같다. 게다가 무지무지 긴장되던 그 쇼트들. 오후에 무슨 영화를 볼지 고민하는 과정에서 허브가 말하길 '공포영화는 쇼트구성이 확실히 뛰어나니까 보기 좋지'라고 했던 말이 있어서 보는내내 정신 놓지않고 신경써서 봤는데, 역시 좋았다. 편집하는 타이밍이라던가 쇼트에서 쇼트로 넘어가는 구조간의 관계라던가. 깔끔하면서도 보기 좋은 미쟝센이나 마찬가지로 보기 좋은 화면구도가 많이 나오는 점도 좋았다. 다만, 검은집도 스토리부분에서 뭔가 찜찜한 기분을 떨칠수가 없었는데 단순히 명쾌하지 못한 결말 때문은 아니었던것 같다. 전준오(맞나)라는 캐릭터의 기본 설정이나 준오라는 캐릭터가 부딫히는 사건들과 사건들의 진행. 그리고 그 사건에 얽히는 다른 캐릭터들. 뜬금없지만 갑자기 한마디 하자면 전준오는 정말로 주인공이었다. 나는 개인적으로 영화에서 주인공이 분명하게 부각되는 영화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누가 주인공인지 바로 알게 하는 스토리보다는 전형적인 주인공 설정들)그런점에서 검은집은 분명한 주인공이 있었다. 그리고 사이코패스라는 개념이 처음 물위로 떠오르던 시기였기 때문인지 지금 영화를 봤을때 범인은 사이코패스라는 느낌을 크게 주지 않는다. 그냥 잔인한 살인마라는 느낌? 사이코패스라기보다는 아픔을 못느끼는 사람같았다. 감정말고 감각을 못느끼는 사람. 물리적인 아픔. 과연 정말 사이코 패스가 자신의 정체가 쉽게 들통나도록 모습을 감추지 않았을까? 스스로 귀찮아지는걸 알고있으면서도? 그리고 주인공을 위협하는건 좋았지만 그렇게 대놓고 위협했을까 싶기도 하다. 겁없는건 알지만 일이 귀찮아지고 또 그렇게 하는것이 안하는것에 비해 본인에게 불이익이 가는걸 잘 알텐데. 범인의 행동에서 의문스러웠던 것 들은 한 두가지가 아니었다. 최후의 제스처도 그렇고.
스토리보다는 전체적인 캐릭터 설정들이 조금씩 아쉬웠었고, 또 한가지 아쉬운건 액션. 범인과 주인공의 몸싸움 씬에서의 동선이나 움직임은 무척 좋았는데(맞았는데 자꾸 불사신되는건 일단 제끼고) 솔직히 칼로 찌르는건 무지무지 안 아파보였다. 완전 효과음 빨. 범인이 칼로 찌를때 '찔렀는데 잘 안 박힌다'보다는  '아플까봐 못 찌르겠지만 찔러야하니까 살살'이런 느낌에 가까웠다.쇼트 사이즈나 찌를때의 쇼트구성들을 보면 그럴수밖에 없었을것 같기도 한데, 그래도 아쉬움이 남는건 어쩔수 없다. 오히려 그 흔한 클로즈업이나 롱샷 남발로 찔리는거 잘 안보여주거나 대역인지 배우본인인지 알수없는 컷들로 쫙 깔아놓는것보다 훨씬 좋았던것 같긴 한데, 뭔가 더 좋은 방법은 없었을까? 한번쯤 재구성해보고 싶은 장면들이었다(주인공vs범인 최후의 결투 씬).
 아무튼 좋았던 점과 아쉬웠던 점이 꽤 뚜렷했던 영화였다. 미쟝센이나 스틸 컷으로 봤을때의 컷 구성이 좋았고, 각 사건마다 꽤 신선한 아이템(에피소드)들이 등장해서 좋았다. 하지만 각 캐릭터들이 무척 강해서 캐릭터를 인식한다는 느낌보다는 사건이 진행되고 스토리라인이 마치 발판처럼 그려져있어서 캐릭터를 말 삼아 한칸씩 진행시켜나간다는(사건에 끌려다니는) 느낌이었다. 좀 더 구체적인 캐릭터 설정과 사건에 묻히지 않는/끌려다니지않는 캐릭터였다면 더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따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