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진은 저희 가족과 함께 귀농한, 아랫집 가족들과 찍은 사진입니다. 봉화에는 제가 막 초등학교 2학년이 되는 해에 가게 되었습니다.
이 사진은 언니랑 저랑 동생이 함께 자전거를 타고 학교에 가는 모습입니다. 저희 집은 시골 중에도 산골이라 교통편이 많이 풀편합니다. 그래서 버스가 다니는 마을까지 4.5k 정도의 거리는 자전거를 타고 다녔습니다.
언니와 제가 고추를 심고 있는 사진입니다. 봉화에서는 이렇게 더운 날에도 에어컨도 없이 땡볕아래서 땀흘리며 일을 해야하지만
이렇게 마을 사람들이 다같이 서로서로 도와가며 일하고요
일이 끝난 후에는 머리 띵해지는 에어컨 대신 바람 부는 나무 그늘 아래서 다같이 새참을 먹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습니다.
새참은 주로 이렇게 직접 재배한 것들을 먹습니다. 저희 집 근처에는 슈퍼도 없고 치킨이나 피자 배달도 해주지 않지만 생태적인 농산물이 주변에 있기 때문에 안좋은 먹거리 없이도 먹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습니다.
여름 휴가 때가 되면, 봉화에는 많은 손님들이 놀러옵니다. 그럴 때면 꼭 하는 것이 물놀이 입니다. 봉화에서는 돈내고 수영장 가지 않아도 하늘보면서 물놀이를 할 수 있으니까요.
봉화의 겨울은 정말 춥습니다. 심지어 눈이 많이 오면 고립되어 버리기도 합니다.
저희집 거실 난로입니다. 저희집은 온도를 올린다고 짠하고 따뜻해지지 않기 때문에 이 난로에 불을 지피기 시작하면 가족들이 하나 둘 난로 옆으로 옹기종기 모입니다.
그러면 이렇게 난로에 고구마를 굽고요 같이 고구마를 먹으며 수다를 떨기도 하고 영화를 보기도 합니다.
꼭 거실 난로 옆이 아니더라도 안방에 이렇게 모여 이불 속에서 뒹굴뒹굴 하기도 합니다. 그럴 때면 정말 세상이 온통 평화로워집니다.
심심해지면 밖에 나가서 쌓여있는 눈으로 장난도 칩니다.
저희 '집'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자면 가족들과 그리고 같이 귀농한 아랫집 가족들이 함께 집을 지었습니다. 저희 집은 화장실이 수세식도 아니고 겨울에는 자주 물이 끊기기도 합니다. 어떤 사람들은 이런 곳에서 살기 힘들지 않냐고 묻기도 합니다.
이 사진은 집을 짓는 동안 살았던, 마을 할아버지께서 옛날에 지어놓으신 집인데요. 이 집은 부엌이 너무 추워서 아침에 일어나면 행주가 얼어있고 온수가 나오지 않아 가마솥에 물을 끓여서 사용하고 가끔 비가 천장에서 새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불편하긴 했지만 불행하진 않았습니다. 불편과 불행이 비례하진 않습니다. 오히려 불편을 좀 느끼며 살아갈 필요가 있을지 모릅니다.
불편을 느끼며 살아갈 필요가 있다는 것은 사진 속의 산나물처럼 둘러보면 우리가 필요로 하는 것은 모두 땅에서 나고 지는데요. 필요해지면 마트에 가서 어디서 어떻게 온 것인지도 알 수 없는 것을 쏙 사오는 것이 아니라 모든 생명의 근원이 땅에 있음을 기억하고 땅을 밟고 살아갈 필요가 있다는 것 입니다.
봉화의 여름과 겨울 풍경입니다. 여름에는 덥고 겨울에는 추움을 느낄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다보면 그만큼 소중한 것이 많아집니다. 바람, 물, 불, 옆에 있는 사람들. 모든 것이 더욱더 소중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