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봄학기 하자작업장학교

학기중 한 번은 개인과제로 수행해야 하는 페차쿠차. 

별(고은별)의 페차쿠차는 평소 '무섭다'는 말을 자주 하는 자신이 무섭게 여기는 순간을 기억해보면서
자신이 정말 무섭게 생각하는 것들은 무엇이었는지 직접 사진을 찍어서 설명해보려고 했다.
이 페차쿠차는 5월에 진행되었음


------------------------------------------------------------------------------------------


별 ‘무서운 것’ 페차쿠차 텍스트


  1. 집에가는 골목길이다. 좁아서 폐쇠된 느낌이 들고 왠지모르게 누가 뒤에서 따라올 것 같다.
    마음이 다급해지고 걸음이 빨라진다.

  2. 나무재질이 끼긱끼긱대는데 소리가 뭔가 소름끼친다. 방이고 추워지면 더 오싹거리고 닭살돋는다.

  3. 귀신 이야기를 별로 믿고 싶지 않는데 마음속 어딘가에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자꾸 든다.
    저 어두운 창문 너머로 하얀 낮선 얼굴이 보일까봐 두려운적이 한두번이 아니다.
    무서운사람이 저 창문을 넘어 들어올것만 같다.

  4. 얼마전에 대량으로 죽인 개미들의 시체다.
    죽인건 정말 미안하지만 나도 우리집에서 안정감있게 생활하고 싶어서 어쩔 수 없었다.
    전에 ‘개미’라는 그림책을 호기심에 본적이 있는데 정말 곤충을 혐오하는데
    그걸 이겨보려고 그걸 봤더니 아직도 생생하다.

  5. 왠지 낮에는 별로 안그러는데 밤에 창살너머로 사람얼굴이 피를 흘리며 날 보고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잊으려고 뒤를 돌거나 눈을 감으면 그 모습이 선명하게 그려진다.

  6. 벌레, 특히 곤충류를 굉장히 혐오한다.
    왜인지 잘 모르겠지만 그 외모가 싫고 발이 많이 달린것도 싫고 더듬이도 싫다.
    단단한 몸도 싫고 정말 저렇게 커다란게 옆에있다고 생각하면 참을 수 없다. 두렵다.

  7. 전에 초등학생때 컴퓨터에서 혼자 무서운 만화를 자주 봤다.
    내용이 무서운컴퓨터 프로그램이있는데 그걸 깔아서 하다가 책상밑은 봤는데
    피눈물귀신이 그애다리를 잡으면서 왜 깔았어 절대 놓아주지 않을거야 라고 하는데 정말 무섭다.
    아직도 생각나서 무섭다.

  8. 가끔 화장실 거울을 혼자 보고 있으면 갑자기 인기척 같은게 느껴질 때가 있다.
    거울을 통해 내모습이 아닌 다른 곳을 보면 뭔가 보게 될 것만 같다. 그 느낌이 너무 싫다.

  9. 어릴때부터 방에서 자다가 깨서 물이 먹고싶어서 주방에 가야할 때 그때가 너무 무서웠다.
    지금은 그만큼 무섭진 않지만 여전히 오싹하다.

  10. 구석진 곳은 여러 가지로 공포의 자리다. 곤충의 보금자리다
    어쩌다 큰 바퀴라도 발견하고 소스라치게 놀라면 아빠가 휴지로 짓뭉게 버린뒤 그걸 항상 나에게 보여줬다.
    아직도 그거 때문에 너무 싫다.


안무서워진 이미지

  1. 밤에 불길한 예깜이 들면 언제든지 도움을 청할 이웃분들이 있다는걸 명심하자

  2. 이런 분위기나 어둠을 싫어해서 혼자여서 무서워하는게 대부분이다 듬직한 친구와 함께있으면 별로 안무서워진다.

  3. 너무 창문을 보면서 극단적인 생각만 하는 것 같다.
    좀 낭만적으로 생각해본다든가 긍정적으로 떠올려볼 필요도 있는것 같다.

  4. 개미를 섬세하고 현실적으로 현미경으로 관찰해서 그린것 같은 그 그림책을 떠올리지 말고
    좀 더 캐릭터처럼 상큼한 개미를 떠올려 보자.

  5. 2층이니 얼굴이 보일일은 없다. 억지로라도 좀 더 안심하고 망상을 줄이자.

  6. 이런책을 그냥 보지 않는게 좋다. 실물도 아니고 억지로 보면 반감만 더 늘지
    정신적인 스트레스만 쌓여갈 뿐 그냥 단순하게 이런 건 보지를 않으면 된다.

  7. 불안감을 느껴서 아래를 내려봤을때 시덥잖은 것들을 떠올리며 피식하고 웃으면서 이 기분을 이겨보자

  8. 정말 이거 보고 웃으라고 그린 것이 아니다. 긴장하며 거울을 봤을 때 안도의 한숨 한번 내쉴수 있게 그려보았다.

  9. 밤에 주방에 갈 일이 생기면 불을 켜자. 왜 옛날엔 불을 키고 주방을 지나갈 생각을 못했는지..

  10. 여기에서 돈벌레를 자주 봤었다.
    적어도 돈벌레만이라도 긍정적인 돈벌레를 믿고 사랑스럽고 긍정적으로 여겨보자.


페차쿠차를 마치며.

페차쿠차를 하면서 계속 느낀 것이 난 진짜 겁도 많고 말도 안될 정도로
무서운 존재를 스스로 창조해내고 떠올려 왔다.
그래도 내가 무서워 했던 것 들을 정면으로 맞서서
이것을 좀더 덜 무서워하려면 어떻게 해야 좋을지 해결책을 생각해 보기는 처음이다.
나중에 조금이나마 효과가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
Please consider the planet before printing this post

hiiocks (hiiock kim)
e. hiiocks@gmail.com
w. http://productionschool.org, http://filltong.net
t. 070-4268-9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