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봄학기 하자작업장학교

학기중 한 번은 개인과제로 수행해야 하는 페차쿠차. 

무브(이재우)의 페차쿠차는 공연팀 페스테자가 지향하는 가치와 롤모델 그룹들을 소개하면서 앞으로의 꿈 이야기로 들려준다. 이 페차쿠차는 7월에 진행되었음.


-------------------------------------------------------------------------------------


Title : 몇 가지 질문을 통해 보는 작업장학교 음악패의 상


  1. Introduction : 작년 공연/음악팀을 하면서 답을 내리지 못한 질문이 '왜 브라질 음악인가?'이다. 바투카다의 명맥을 이어가며 브라질리언 퍼커션 공연단이라고도 하지만, 실제로 노래를 우리가 포르투갈어를 배우면서 노래를 익히는 것도 아니다. 우리는 어떤 밴드가 될 수 있는 걸까?

  2. 우리 역시 플레잉 포 체인지처럼 보유하고 있는 악기들로 편곡을 한다. 우리는 누군가 멀리 떠나도 부를 수 있는 노래와 함께 출 수 있는 춤들이 있는, 그런 밴드가 되기를 원한다. 그래서 우리는 폼포코 너구리 대작전의 속 너구리처럼 무리지어 놀 수 있는 판을 만드는 모습이나 전 세계 각지의 뮤지션들을 이어 평화의 음악을 부르는 Playing for change, 그리고 다양한 지역에서 모인 전통악기 연주자들이 모인 집단 17 hippies에 마음 가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사람들과 악기만 있다면 어디서든지 판을 벌일 수 있는, 그런 음악패가 될 수 있기를 바라면서 몇 가지 질문을 통해 그 가능성을 짚어보려 한다.

  3. 이들은 누구인가?
    그러면 먼저 익히 소문을 들어왔던 'Playing for Change'와 '17 hippies'들이 어떤 사람들인지를 알아보도록 하자.

  4. [Playing for Change]
    Playing for Change는 "Inspire, Conect, and Bring peace to the world through music[영감, 연결, 음악을 통해 세상을 향한 평화를 가져온다]"라는 모토로 2004년에 시작되었다. 원래는 몇 명의 다큐멘터리 영화제작팀이 품었던 길거리 악사들이 음악에 대한 영화 한편을 제작하고자 하는 열망에서 시작되었다.
    이 프로젝트를 시작한 Mark Johnson과 Enzo Buono는 이동식 녹음장비를 가지고 전세계를 여행하며 각 지역의 거리의 악사 뿐 아니라 U2의 보노 같은 슈퍼스타 등 다양한 유무명 음악인들의 연주장면을 카메라에 담았다. 여기서 재미있는 점은 전 세계 곳곳의 다른 음악인들이 같은 곡을 각자 나름의 스타일로 풀어내는 것을 따로 녹음한 후 결국 '합주'를 하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Playing for change의 첫 앨범 Songs around world의 출시와 함께 Playing for Change Foundation재단의 설립으로도 이어졌다. 이 재단은 음악을 배우고자 하는 열망이 있는 사람은 누구나 그럴 기회를 누릴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5. *Mark Johnson과 Enzo Buono
    Mark Johnson은 영화 '레인맨'과 '나니아 연대기' 등을 만든 할리우드의 유명 프로듀서로 알려져 있다. 어느 날 음악 영화를 녹음하러 스튜디오로 가는 길에 지하철에서 기타반주에 맞춰 노래하는 2명의 승려를 둘러싼 사람들이 지하철 들어오는 것도 아랑곳 않은 채 박수를 치고 노래를 흥얼대는 모습을 보며 "사람들을 감동시키는 음악은 레코딩 스튜디오가 아니라 '길거리'에서 만날 수 있는 것이 아닐까?"라고 생각했다. 이것이 그의 동기다.
    Enzo Buono는 2000년도까지 인도에서 16개의 앨범을 제작한 프로듀서이다. 2004년에 이 팀에 프로듀서, 레코딩 엔지니어, 카메라맨, 그리고 사진작가로 합류하게 되었다. 전 세계를 돌아다니면서 자신의 인맥을 통해 아티스트들을 불러 모아 Playing for change에 기여를 한다. 최근에는 Playing for change에 전념을 다 하고 있다.

  6. 17 Hippies
    17 hippies는 1995년 독일 베를린에서 5명의 멤버로 출발한 그룹이다. 현재 독일에서 활동 중인 멤버는 13명이다. '17'의 숫자는 그룹멤버 숫자와는 무관하게 붙인 상징적인 이름으로 숫자의 독일어 발음 뉘앙스가 좋아서 그룹이름으로 쓰기로 했다는 후문이다. 이들의 음악은 동유럽의 멜로디와 리듬에 프랑스의 샹송과 미국의 포크 음악을 적절히 혼합해서 독일어와 프랑스어 영어로 부르는 독특한 그룹이다.
    멤버가 다양한 만큼 연주하는 악기도 다양하다. 전기를 이용하지 않는 어쿠스틱 악기를 연주한다. 우쿠렐레, 벤조, 백파이프, 아코디언, 바이올린, 첼로, 클라리넷, 트럼펫, 쥬스하프, 부주키, 발랄라이카, 기타, 베이스 등이다. 2002년에는 Grill point의 주제음악을 작곡해 명성을 얻는다.

  7. 우리도 이들만큼 악기를 많이 가지고 있다. 보유한 것으로만 얘기하자면 침바우 아고고 슈깔류 까이샤 해삐끼 수루두 땀보린 색소폰 기타 베이스 아코디언 아이리쉬 휘슬 하모니카 꾸이까 아타바키 젬베 빤데이로 쉐이커 땅땅 꽹까리가 있다. 스무가지 악기가 넘게 있지만 그중 5/1은 우리가 다룰 수 없거나 수리가 필요한 것을 빼면 16개 정도가 된다. 우리가 17 hippies보다 악기 댓수로는 하나 우세하다.

  8. 다른 이야기를 해보자면학교에 들어오는 문의 내용 중 음악을 하고 싶은 또래들이 있다는 이야기는 적잖게 들을 수 있다. 그럴 때마다 전화를 받는 공연팀이 빼놓지 않는 멘트는 [우리학교는 음악을 전문적으로 가르치는 아카데미가 아니다]라며 종종 유자살롱으로 바톤을 넘긴다. (사실 그 제안이 옳은 것이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말이다.) 확실히 작업장학교는 최정상 아티스트를 육성하는 곳이 아니다. 짐작컨대 매체의 판에서 무한경쟁을 꺼려하는 모양이다. 그러나 그러니만큼 우리에게도 그 뉘앙스를 대체할 새로운 수식어가 필요하다.

  9. 잠깐 여기서 두 명의 최정상 기타리스트와 베이시스트를 놓고 보자. 2살 때부터 음악가 부모형제 사이에서 베이스 기타를 잡았고 일렉베이스기타 테크닉의 끝을 보여주는 베이시스트 빅터우튼(현재 나이 48세)과 기타리스트들 사이에서 손꼽히는 기타히어로 중 한 명인 스티브 바이. 나는 이런 범접할 수 없는 위치에 있는 테크니션들을 좋아하면서도 멀리하는 경향이 있다. 그들의 화려한 기교는 악기를 연주하는 사람으로서 즐거운 구경거리도 된다. 그러나 내 궁극적 목표는 손가락이 빠르고 다양하게 구사하는 것에 한정되어 있지 않다. 그러나 그들을 바라보는데 기술적 차원에서 시샘을 하는 것으로 끝이 난다면 좀 아쉬운 감도 있다.

  10. 음악레슨의 저자 빅터우튼은 과거에 듣고 싶은 음악만 듣고 연주하고픈 장르만 연주하는 편식쟁이 베이시스트였다고 한다. 그러나 마이클이라는 한 괴팍한 현자같은 자칭 음악선생님이 본인의 저택에 침입해서 다짜고짜 레슨을 벌이는 과정에서 이런 이야기를 나눈다.
    "진정한 작가는 타자기든 펜이든 연필이든 어떤 것을 가지고도 글을 쓸 수 있지. 작가가 연필을 가지고 글을 쓴다고 그 사람을 어디 연필 작가라고 부르던가? 필기도구는 도구일 뿐이라는 것을 이해하면 그가 진정 누구인지 제대로 볼 수 있게 되지. 바로 작가라는 사실을 말일세. 이야기는 작가의 안에 있지. 연필 안에 있는 것이 아니지 않은가? 자네의 문제는 바로 이걸세. 자네는 베이스 기타를 통해서(Through)가 아니라 베이스 기타를 가지고(With) 자네의 이야기를 하려고 했다는 것이지."

  11. 나는 이런 범접할 수 없는 위치에 있는 테크니션들을 좋아하면서도 멀리하는 경향이 있다. 어떤 악기의 히어로가 되려면 아마도 끝없는 기술향상을 위한 피나는 연습과 극복해야하는 과제들이 너무 많기 때문이 아닐까. 정상의 위치를 두고 다퉈야하고 누가 더 잘하니 못하니에 거론되는 사람, 그런 사람이 되고 싶진 않았다. 그렇지만 그들의 화려한 기교는 악기를 연주하는 사람으로서 즐거운 구경거리도 된다. 음(Note)에 생명이 있고, 그런 음의 흐름이 이야기하는 무언가가 있다는 상상. 이런 그들을 기술적 차원에서 시샘하는 것으로 끝이 난다면 좀 아쉬운 감도 있다. 

  12. 그러면 어떤 수식어가 있으면 좋을까? 나는 힌트를 얻기 위해서 두 가지 영화를 봤다. 하나는 완전히 다른 성격을 가진 세 기타리스타를 중심으로 풀어내는 It might get loud(2008) / 쿠바음악의 전성기를 거친 노장들의 이야기를 담은 부에나 비스나 소셜 클럽(1999)를 봤다.
    "우린 느낌으로부터 출발했고 우리가 가야 할 길을 알려주는 것은 오직 내가 해놓은 스케치들이었다. 조각조각 만들어 놓은 것을 붙이고 떼고 버리고, 다시 줏어오고. -The Edge"
    "나는 중학교 때까지만 해도 미생물 과학자가 되고 싶었고, 대학교에서는 미술을 배웠다. 그 이후 스튜디오 뮤지션은 Muzak을 하는 사람이었다. 언제 들어올지, 언제 나갈지도 정해져있는, 마치 배경음악처럼. 나는 그 틀에서 완전히 벗어나고 싶었다. -Jimmy Page"
    "공장에서 쇼파 만드는 법을 배우며 선임에게 드럼을 배우며 밴드를 만들었다. 나는 음악가로 시작하지 않았는데, 음악의 세계에 내가 들여놓은 발이 있는걸까? -Zack White"

  13. 그들은 마치 장인들이었다.스스로를 연마하고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추적하면서 목표에 도달하기 위한 길을 모색하려 노력한다. 그러나 정상의 위치에 있는 그들도 자신들의 시간을 요가로 보내기도, 그림을 만들기도, 가구를 만들기도 한다. 악기연주에 매몰과 투신을 한다면 테크니션이 되겠고, 악기연주보다 더 중요한 가치들을 위해서 음악을 연주한다면 세계를 구하는 음악가들이 아닐까? U2의 보노가 제 3세계의 노동착취와 환경문제에 대해서 목소리를 높이는 것을 보고 생각했다.

  14. 아직은 어떠한 형태로 될 수 있는지는 모르겠다. 혼자서 생각해서 되는 일도 아니고 복잡한 주제지만 어렴풋이 상상해보자면 우리는폼포코 너구리처럼 잘 놀고, Playing for change처럼 세상과 연대하며 17 hippies처럼 잘 다양하고 부에나 비스타 소셜클럽처럼 숨은 고수들이 되면 좋겠다. 나는 우리에게 있어 '전문성'을 그런 식으로 다시 수식하고 싶다.


-참고 자료

문헌

빅터 우튼 : 인생 연주(비)법, 음악 레슨(2010)


영상

부에나비스타소셜클럽(1999)

폼포코 너구리 대작전(1994)

It might get loud(2008)


---------
Please consider the planet before printing this post

hiiocks (hiiock kim)
e. hiiocks@gmail.com
w. http://productionschool.org, http://filltong.net
t. 070-4268-9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