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티기획과 시각디자인작업장 인턴 보고서
남이(2001. 6. 16, 18세)
 
차례 》》
하자에서의 나 / 파티기획 / 시각방 인턴으로서의 남이 / 지나쳐간 것들
(중간에 삽입된 이미지들은 그동안 스스로 작업한 것들 중에서 골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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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자에서의 나

nami-guerrilla.jpg하자에서의 1년 6개월여간의 기간동안 나는 여러가지 이름을 가지며 존재해 왔다. 그 이름이라는 것은 하자 내에서 내가 했던 역할에 관한 것들인데 괜히 순서를 한번 따져보자면 파티기획 스탭, 명함 디자이너, 시각방 인턴 순으로 나열할 수 있다.

파티기획
 
교복 파티라는 아이디어 하나로 하자에서 처음으로 보수를 받고 일하는 10대가 되었다. 물론 하자는 초창기라서 그와 같은 모델도 없었을 뿐 아니라 10대의 수도 손에 꼽을 정도였기 때문에 쉽게 성사되었던 것 같다. 내 아이디어가 하나의 행사로 실현이 되고 그 과정에서 많은 부분을 담당했던 파티 스탭으로서의 경험은 지금 생각해 보아도 나에게 큰 도움이 되었다. 이름이 파티기획일 뿐이지 사실 속을 들여다 보면 아이디어 짜기, 데코레이션, 음식 담당, 홍보하기, 찌라시 돌리기, 출연자 섭외.. 등, 진행 전 과정을 체험하는 형태였으니 말이다. 행사가 진행되는 전 과정을 소규모의 파티를 통해서 경험할 수 있었고 무엇보다도 사람들을 대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었던 기간이었다.

nami-hiphop.jpg첫 번째로 기획, 진행을 맡았던 2000.1월의 교복파티는 어느 때 보다도 우울한 시간들을 가져다 주었지만 학교라는 공간에서 빠져 나온 후 마음 속에 쌓여있던 많은 고민들을 해소할 수 있었던 기회였다. 그러나 6개월 동안의 파티 스탭으로서의 역할이 내게 준 가장 큰 의미는 일한 사람에게는 정당한 대가가 주어진다는 것이었고 그것은 나 같은 10대에게도 예외는 아니라는 것이다. 
같이 일한 사람들의 말로는 그 6개월 동안 '많이 컸다'라고 표현 하기도 하는데 행사를 준비하며 전체적으로 골고루 체험하고 그것을 통해서 다양한 부분에서 많은 것을 습득했다는 말인 것 같다.

뿐만 아니라 내가 가진 생각이나 말하고 싶은 부분을 행사를 통해 실현하는 부분에서 퍼포먼스와 같이 여러 장르를 통할 수 있다는 것이 큰 매력이었던 동시에 그렇게 말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해준 기회였다.

그 부분에서 4월에 하자 콜레지오에서 진행하였던 '안티 패션쇼'와 맥락을 같이 한다. 퍼포먼스와 슬램을 통해 말을 하고자 했던 이 행사 또한 파티기획의 연장선이었다. 다양한 방식의 언어를 가질 수 있다는 것을 6개월여간의 기간동안 온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나는 또 하나의 훌륭한 도구를 가질 수 있게 된 셈이었다. 

시각방 인턴으로의 남이

nami-invitation.jpg명함 사업이 하자센터 전체의 사업으로 넘어가면서 시각방 인턴으로서의 또다른 이름을 가지게 되었다. 시각방 인턴 남이가 하던 일의 성격은  명함 사업 때와는 큰 차이는 없었지만 명함 디자이너라는 구체적 타이틀이 없게 지게 되어 좀더 다양한 일을 할 수 있었다. 하자와 관련된 인쇄물 작업,  혹은 외부에서 의뢰한 인쇄물 작업과 같은 것이다. 도구에 대한 학습을 했으니 좀더 다양한 디자인을 해보자는 생각을 했었다. 그러나 아직은 좀 시간이 부족한 것 같다. 많은 시도와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명함 사업 때와는 또 다르게 사람들을 대하는 방식을 배워 나갔다. 디자인을 새로 만들어 내는 만큼 생각도 많이 필요했고 그에 따른 디자인 의뢰자의 요구도 들어주어야 했다.

그렇지만 사람마다 요구도 다르고 내가 생각하던 컨셉과는 많은 차이가 있어서 힘들 때도 있었다. 디자이너의 욕구와 의뢰자의 요구를 얼마나 잘 절충시키느냐가 중요한 키워드였다. 돈받고 외부 작업하는 것이 그러한 고민을 하게 만들었던 반면, 내부 작업이었던 게릴라쇼 포스터는 재미있고 신나는 작업이었다. 정식 인쇄가 아니었기 때문에 물감으로 색칠하거나 오려서 붙이는 다양한 시도도 할 수 있었다.

인턴 기간 내의 하디105의 활동은 아이디어로서의 디자인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였다. 생활 속에 녹아나는 디자인과 몰개성한 공산품에게 개성을 부여하는 작업. 작업의 끝마무리가 굉장히 중요했다. 컴퓨터 작업과는 다르게 직접 그림을 그리는 것과 같은 수작업을 통해 디자인에 대한 고정관념을 어느 정도 깰 수 있었다. 또한 이것이 매거진 카이의 생활디자인 파트와 연결되어 있어서 우리만의 작업이 아닌 '공개된' 작업이 되었다.

요즘 들어 사람들이 나에게 많이 하는 질문이 있는데 '하자가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하는가? 하자 밖에서 어떤 일을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가?'와 같은 말들이다. 그 부분에서 하자의 인턴쉽은 하자 내부의 일을 익히는 동시에 외부와의 연결점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자센터, 시각디자인 작업장의 특성상 하자와 연관된 외부의 작업, 상관은 없지만 '하자 스타일'의 작업물을 원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내무와 외부의 작업을 같이 하면서 경쟁력을 기르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

특히나 나와 같은 10대 인턴, 상급학교로 진학을 하지 않은 인턴들은 하자 안에서 느끼는 불안감이 클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자 안에서 보내게 되는 시간이 점점 더 길어지고 집보다 시각방이 더 친근하게 느껴지는 것. 외부와 연결된 다양한 작업을 통해 인턴으로서 일을 하는 경험을 갖는 기회가 많아졌으면 좋겠다.

지나쳐간 것들

nami-poster.jpg외부와 하자가 연관된 많은 행사마다 끼어서 정작 시각방에서의 작업에 신경쓰지 못할 때가 많았다. 크게 보면 하자의 인턴이기 때문에 전체 행사를 했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일에 쫓겨서, 혹은 내 작업에 신경쓰느라 정작 해야할 일들을 하지 못하고 지나 갔었다. 인턴으로서의 책임감, 혹은 약속 지키기에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또한 시각방 인턴으로서 처음 시작에 작은 프로젝트 하나를 직접 진행할 계획을 가지고 있었는데 실행하지 못해서 아쉽다. 동대문 일대 시장이나 각종 시장을 다니면서 디자인 소스를 수집하고 시장의 문화를 읽고 싶었다. 마지막으로 시각적인 결과물을 만드는 계획이었는데 기회가 되면 꼭 진행시키고 싶은 프로젝트이다.

하자의 인턴쉽이 많은 기회를 제공하는 밑바탕이 되어 주었으면 좋겠다. 물론 그것은 인턴을 하는 사람 자체의 노력도 필요하겠지만 하자가 개방적으로 열리고 다른 집단과의 연결점을 찾는 과정에서 인턴들이 일할 기회가 많아졌으면 하는 바램이 있다. 또한 이 인턴쉽이 고정된 사람에게 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에게 시도할 수 있는 기회를 주어 다양한 방식으로 채용되었으면 한다.

인턴으로서 그동안의 나는 많은 도구를 가지고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으며 때로는 하자에 머무르는 시간이 나를 짓누르기도 했었다. 점점더 '하자화'? 되어가는 나를 느끼면서 때로는 정체되어 있는 느낌을 가졌지만 그 부분은 외부와의 작업을 통해 메꿀 수 있었으므로 그 부분은 참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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