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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자 자료실 인턴 보고서 (2001. 6. 16 / 퀸 오로라, 자료실사서, 17세)
실제로 나는 많은 책과 비디오를 보면서 '쉬는 일'을 착실히 수행했다. 융의 입문서를 읽고, 곧 융(Jung)의 무의식의 세계에 빠져들기도 하고, 욤욤 공주와 도둑 (Arabian Knight / The Thief And The Cobbler) 애니메이션을 보면서 상상의 세계에 빠져들었고, 앤디 워홀(Andy Wahol)도 알게 되었다. 처음엔 그 사람에 대해 약간의 오해가 있었지만... 또 에셔(Escher)의 그림 때문에 자료실 속에서 어지러웠다. 자료실을 시작하면서 500만원 상당의 책을 구입하러 외출했을 때부터 즐거웠다. 자료실이 나에게 일로 다가왔던 것은, 무지몽매 착각의 꿈바다 속에서 숨이 막히듯 수중으로 헤어나오고 나서였다. 몇 번의 자료실 회의를 끝내고, 창업 프로젝트 유리가게를 본격적으로 시작하면서이다. 내가 했던 착각은 '소리없는 방'이라는 문장으로 정당화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자료실을 '소리없는 방'이라고 우리는 이름을 붙였고, 그래서 인턴인 나도 소리없이 지내는게 맞다고 생각했었던 것이다. 자료실 회의는, 자료실의 대책과 기획과 시스템을 정하는 것에서부터 콜레지오 자치회의와 하자 뭐가 문제야!를 넘나드는 회의였고, 그렇기 때문에 나는 '역할'에 대한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회의를 거치면서 우리는 자료실뿐만이 아니라 하자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고민하는 대화를 적지 않게 했다. 내가 하자 안에서 나에게 주어진 일을 하고. 또 하자에서 교육을 받고(이상해 많은걸 배웠다)있다는 사실은 나에게 역할이 주어졌고 그 일을 하는 사람으로 만든다고 이해하게 되었다. 자료실 인턴이라는 역할에 대해 인식하기 시작했던 것이다. 또 하나는 유리가게 일을 진행하면서 스스로 기획하고 꿈 꾸는 온전히 하나의 '사업'을 구상하는 경험을 하면서 역할을 '수행'하는 것에 대한 감을 잡을 수 있게 된 것이었다. 그 때부터 자료실에서 내가 해야하는 일이 보였다. 구체적으로 내가 하고 싶은 일이 머리 속에 구상되어졌다. 자료실에서 내가 할 일은. 그러니까 1시에 자료실 문을 열고 앉아서 할 일은 자료목록을 정리하고, 자료를 관리하고, 공간을 관리하고, 자료를 이용하는 사람을 안내하는 일이다. 또 자료실 로고를 만들어 붙히고, 코멘트 용지를 만들고 '자료실 오로라 일지'도 쓰기 시작했다. 이는 자료실을 프로젝트로써의 작업으로 만드는 일이다. 그렇지만 애매한 시기의 선상에 자료실이 위치해 있었던 점에서 난감해지곤 했다. 스넥바 코코봉고에서의 일을 그만둔 시점과 새로운 창업 프로젝트인 유리가게의 일이 진행되어 가고 있는 시점 사이에서 자료실의 작업은 어느 선에서 벽에 부닥치고 있었다. 주 1회의(처음 3개월은 일주일에 두 번 자료실을 지켰다) 자료실 출근을 제외하고는 자료실 인턴으로서의 내 역할에 손을 쓸 시간이 없었다. 그 시기 즈음에 나는 또다른 인식을 하게 되었다. 유리가게의 경험이 반영이 되어서 자료실이 일종의 사업이나 혹은 비즈니스적인 마인드를 가진 시각으로 보게 되었다. 사람들에게 자료실을 이용하게끔 이끄는 홍보나 자료를 토대로 한 이벤트적인 기획으로서 자료실이 사람들에게 직접적으로 다가가는게 필요하다는 인식을 했고, 그 계획이 나의 역할에 새롭게 더해진 일이었다. 그렇지만 고스란히 그 시간들은 유리가게의 기획에 몰두하는데 할당되어졌다. 나는 밧줄에 매달려있는 기분이었다. 나는 내가 만들어낸 두 개의 눈 사이에서 킁킁거려대고 있었다. 어느날 결국 '자료실 인턴 원, 지지큐 보세요'라고 적혀있던 메모를 자료실 책상 위에서 보게 되었을 때 깨달을 수가 있었다. 나는 소름이 돋기 시작했다. 내가 만들어낸 두 개의 눈이 무형인 내 존재를 쏘아보면서 "너는 이미 늦었어. 너는 소리없는 방에 갇혔다."고 말했다. 나는 자료실 인턴으로써 나에게 주어진 기회와 스스로 인식하는 내 역할을 이행하지 못하면서 애당초 계획했던 '하자 이미지 북'을 만들지 못하고 자료실 사이트를 만들지 못하고 고작 주1회의 출근을 한 것으로 무섭고 냉정하게 평가되어졌다. 그렇지만 나는 자료실 인턴으로 6개월의 과정을 거치면서 두 가지의 인식을 할 수가 있었다. 하나는, 자료실을 프로젝트로서의 '작업'으로 이해했다는 것과 또 하나는, 자료실이라는 조건 속에서의 '비즈니스'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이해했다는 것이다. 나는 자료실 인턴으로서 못 다한 일들을 통해서 들은 말이 있다. "너는 소리없는 독방에 갇혔다."는 말과 "나는 분명히 소리없는 방에 있었다."이다. 자료실 인턴으로써 얻고, 잃은게 너무 분명해서 오히려 더욱 혼란스럽다.고 느낀다. 얻고 잃은 양미간 사이에서 나는 그래도 분명히 나아졌다. 그럴 수 있는 기회를 얻었었다고 정리하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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