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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을 위한 시민문화 워크숍글 수 603
해남을 가기 전에 나는 해남에서 고정희 시인을 떠 올릴 만한 곳은 없을까? 라는 생각으로 출발을 하였다.
하지만 그런 곳은 고정희 시인의 생가 이외에는 보이지 않았다. 내가 시를 적게 읽어서 그런 것일 수도 있다는 생각에 고정희 시인의 시집을 조금씩 읽으며 이해하려고 애썼다. 하지만 나에게 보이는 것은 풍경뿐이었다. 내가 평소 좋아하던 풍경 말이다. 넓은 정원의 커다란 나무와 그 나무로 이어지는 돌 길, 흔들리는 대나무 밭, 넓은 바다와 항구, 꽃, 초가집, 넓은 초록색 들판에 바람이 불어 파도처럼 흔들리는 보리들, 산너머로 보이는 바다, 웅장함을 자랑하는 산과 바위, 어디로 가야할지 헷갈리게 만드는 갈림길 옆으로 있는 푸른색.... 이 많은 풍경에서 조차 고정희 시인과 연관된 것을 찾지 못한 나는 약간 실망하였다. 왜 이러지? 같은 생각을 하면서 말이다. 너무 늦었지만 이제와서 생각해보면 난 답사를 하는 것이 아니라 구경을 하는 것이었다. 이렇게 글로 쓰기도 한심할 정도로 난 답사 보다는 구경에 치우쳐져있었다. 라는 생각이 지금 들고있다. 그렇기에 아무리 시를 조금 읽었다고 하지만 저 많은 풍경 중 연관되는 것을 찾지 못한거겠지 라는 생각이 든다. 이런 생각을 한 내가 지금와서 무언가 했다면 가이드의 입장이 아니라 구경꾼의 입장으로서 무엇이 좋을까?를 생각 할 수 있었다. 비록 크게 생각하지는 못하였고, 시간이 지나면 달라질 수 있는 것도 있지만 어떤 장소에서 설명을 하면 좋을지, 어떤 장소에서는 구경하게 하는지 같은 것을 약간이나마 생각 할 수 있었다. 희옥스께서 한 명, 한 명씩 수료를 하고나면 무엇을 할 것이냐? 수료를 하고나면 할 것에 대비해 너는 지금 무엇을 할 것이냐?라는 질문을 하셨다. 솔직히 갑작스런 질문이라서 제대로 된 답을 못했다. 단지 아침에 인문학 과제로 썼던 글이 떠 올라 그 것을 꾸며 말했다. 그래놓고 뒤늦게 이러면 안되는 것이었는데 생각하였지만 이미 늦었다. 솔직히 말해서 아직 수료를 하고나서 무엇을? 이라는 생각을 해보진 않았다. 만나고 싶은 사람들은 많지만 말이다. 지금 내가 수료를 하고, 무엇을 할 지 아직은 확실하게 답할 수 없다. 하지만 지금 부터라도 생각해봐야겠다. 나와 멀리 떨어진 일이 아닌 것 같으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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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테면, 이렇게 생각해 보는 건 어떨까?
"나에게 보이는 것은 풍경뿐이었다. 내가 평소 좋아하던 풍경 말이다. 넓은 정원의 커다란 나무와 그 나무로 이어지는 돌 길, 흔들리는 대나무 밭, 넓은 바다와 항구, 꽃, 초가집, 넓은 초록색 들판에 바람이 불어 파도처럼 흔들리는 보리들, 산너머로 보이는 바다, 웅장함을 자랑하는 산과 바위, 어디로 가야할지 헷갈리게 만드는 갈림길 옆으로 있는 푸른색...."
이렇게 네가 느끼고, 실제로 보고 있는 풍경과 대지가 한 시인에게, 한 여성시인이자 페미니스트인 시인에게, 한 시대를 눈앞에 대면했던 시인에게, 사실을 보도하는 기자이기도 했던 시인에게, 남도를 사랑했던 한 시인에게, 어떤 시를 쓰게 했고, 어떤 삶을 살게 했을까?
렌죠. 내가 지식이 없다. 혹은 내가 준비를 안했다. 혹은 별로 느낌이 없었다. 너무 성급했다. 라며 이리저리 둘러대지말고 머릿속을 활짝 열어두고, 눈을 크게 뜨고, 귀를 활짝열고, 허리를 꼿꼿이 펴고 네 가슴을 움직이게 하는 것을 예민하게 느껴봐. 지금의 너는 마치 조그만 박스안에 갖힌 겁먹은 새끼동물 같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