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의 과정에서


...............................................3학기, 공연음악팀, 아이(주홍비)



intro 

후쿠시마 311 원전 사고 이후 탈핵공부를 시작하면서 내가 살아가는 지금 삶에서부터 내가 앞으로 살아가야할 미래까지의 생각과 상상을 하게 되었다. 미래세대인 나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남의 일로 생각할 수 없었고, 현재 우리나라의 상황을 똑바로 바라보게 된 후 탈핵은 더욱 나의 삶 문제로 다가오게 되었다. 계속해서 원자력 발전소가 만들어지고 발전되어가고 핵폐기물이 점점 쌓이게 된다면 나의 미래는 벌써 정해진 것과 다름 없다고도 볼수있다. ( 사실 ‘나의’보단 ‘우리의’가 맞겠다 ) 어른들이 만들어 놓은 미래에서 어른들이 풍요롭게 쓰던 쓰레기를 나와 더 어린 친구들이 책임을 지게 하는 건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어쩌면 부족하지않게 충분한 자원을 누리면서 살고 있는 나도 책임질 수 없는 미래를 만들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 그래서 나는 나의 미래를 책임지고, 당장의 풍요로움만이 풍요가 아닌 다른 가치를 바라보면서 나의 라이프 스타일을 만들어가고 싶다고 생각했다. 구체적이게 말하자면 돈으로 뭐든 된다고 생각했지만 돈으로 만들 수 있는 행복이 한정적이라 생각하고 더 넓고 다양한 행복을 추구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더불어 그런 삶을 추구한다면 지킬 수 있는 것이 많아질 것이라고 생각했다. 

여기까지가 2011을 정리하면서 들었던 생각이다. 여기까지 듣고 상상하면 최고의 삶을 개척해 가는 멋진 청소년이라고 생각이 든다. 그리고 누구나 한번쯤은 저런 삶을 꿈꾸기도 했을 것이다. 모호하고 구체적이지 않은 생각만 가지고 이 현실세계에서 살아간다면 미친 사람으로 취급받으며 거리에 내쫓기고 차가운 거리에서 신문쪼가리 덮어가며 처음부터 똑같이 일반학교에서 공부나 열심히 할걸 하며 땅을 치고 후회하겠지. 뭐 과장된 말이기도 하지만 1%만을 위한 이 현실세계 속에서는 살아가기가 매우 버거울 것이라고 생각한다.

모호한 상상과 현실 속 갈등에서 나는 계속해서 이렇게 상상 세계속으로 같이 가자는 놀이동산의 인형처럼 말을 하는 게 맞는지 혼란스러웠다. 좋다고 확신은 했지만 가능할지가 늘 의문으로 따라왔다. 나비문명이 백번 옳지만 정말 어떻게? 누가? 언제? 등의 구체적인 방법에 대한 의문이 계속 들었다. 정말 가능할 수 있을지 의문점과 고민 속에서 하자의 일년을 마치고, 다시 일년을 시작했다. 

작년 포럼이후 후지무라 야스유키 선생님이 다시 한국에 방문하셨다. 우리는 선생님이 가지고 오신 삼만엔 비지니스를 읽고 들으며 이야기를 나누었다. 후지무라 선생님의 삼만엔 비지니스를 들었을때, 처음에는 근본적인 문제에 대해 이해가 잘 가지 않았다. 5일의 휴일이 매력적이게 다가왔기 때문에 어떻게 가능한거지?하는 궁금증과 삼십만원이라는 돈의 가치에만 집중하고 있어서 근본적인 문제를 찾지 못했다. 포럼이 끝나고 자립에 대한 이야기를 계속해오고 나서야 5일의 휴일이 이해가 가면서 자립에 필요한 최소한 수입인 삼만엔 비지니스를 이해했다. 위에 말하는 나비문명에서의 구체적인 방법을 던진것이 삼만엔 비지니스였다고 생각한다. 하루에서 이틀정도 삼만엔 비지니스를 하는 동시에 5일간의 휴일이 주어질때 우리는 5일간의 휴일에 무엇을 할것인지를 고민해봐야한다고 후지무라 선생님이 말씀하셨다. 자급자족을 한다고 했을때 필요한 것을 생산할줄아는 기술과 힘이 있어야하고 그런 일들을 같이 해줄 친구들이 필요하다. 많은 친구들을 사귀는 동시에 서로가 하는 일로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며 친구들끼리 자급자족을 할 수있다. 

자립의 기술, 친구, 시간, 체력 등의 자립에 필요한 것들을 조금씩 알게되었다. 탈핵운동을 전반적으로 어떤 라이프스타일을 만들어 갈 문제에 있어서 자립은 큰 중요한 부분이다. 어쩌면 굳이 탈핵이 아니더라도 앞으로 살아갈 때에 자립의 기술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현미 네 홉

도시 농업이란 단어는 나비 문명 페차쿠차를 준비하면서 많이 사용되었던 단어이다. 서촌 프로젝트를 하면서 본 골목길 사이 쌈 채소들과 다큐 트럭 농장과 베란다 텃밭등의 경우를 실제로 보기도 했다. 그렇지만 이런 경우는 대부분 취미 생활이상로 이해 못했기 때문에 도시 농업이란 것이 실제로 ‘농사’가 될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있었다.

대안교육 터에 자라오면서 농사꾼을 본 적이 많다. 대부분의 농사꾼들은 엄격한 생활을 해왔던 걸로 기억한다. 나라면 도저히 하지 못할 시간개념과 라이프 스타일이 매우 어렵게 느껴졌다. 그래서 강화와 괴산에서 농사를 짓는다해도 매우 힘든일이었고 농사선생님들의 엄격한 행동들에 이해를 못했던 부분도 있었다. 그리고 농사 수업때 나는 과정보다는 결과에 신경을 썼기때문에 오직 좋은 결과물이 나오는 것이 중요했다. 그래서 작물을 기르고 돌보는 일에 즐거움을 얻기는 어려웠다. 

현미 네 홉을 시작하면서는 결과보다 과정을 지켜보면서 어떤 상태인지를 알아가며 너무 빠르지도 많지도 않게 너무 느리지도 적지도 않게 맞춰가며 과정을 천천히 따라가는 일에 즐거움을 느꼈었다. 그렇기 때문에 더 새롭게 알게되는 일들이 많았고 작물들이 어떤 모습으로 자라는지 어떤 점이 문제였는지 어떻게 하면 더 잘 자랄수있게 도울 수 있는 방법들을 배웠다.

현미 네 홉에서는 실험과 순환이란 키워드를 가지고 작고 큰 프로젝트들을 진행했었다. 쓰레기로 여겨지는 소변과 버려진 음식물들을 가지고 액비와 비료를 만들어 작물들이 성장하는데 도움을 주는 일들을 했다. 또 도시안에서 흙을 보기 어려운만큼 작물들이 잘 자랄 수 있는 환경과 땅이 아니기 때문에 그런 환경과 땅을 만들어주기위한 미생물들을 관찰하고 키우며 화학용품이 아닌 미생물로 도움을 주기도 하고 직접 만든 비눗물로 벌레를 쫓아내기도 했다. 그러면서 인간과 자연의 연결고리가 생겼고, 농사라는 자연의 법칙에 비례하는 일에서 인간이 할 수 있는 일이 뭘 지 고민하며 자연의 자원들을 뺏는 게 아닌 순환함으로써 작은 공생을 시도했다. 

자연과는 먼거리의 원자력 발전소와 사대강 사업등에 반대하여 농사는 큰 의미를 두고 있다고 생각한다. 최근에는 유기농 먹거리와 유기농농사를 짓는 행위로써 시위를 하기도 한다. 계속해서 자연의 자원들이 사라져가고 썩혀가는 이 시대에 농사는 인간과 자연이 같이 공존할 수 있게 만들어 갈 수있는 방법과 대안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우리의 농사는 단지 먹거리만을 얻기위한 농사가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도시에서는 질 좋은 흙을 얻을 곳도 없고, 씨하나 뿌릴 땅도 없다. 대부분 관상용인 식물들 아니면 화초들이 도시에 존재한다.  

현미 네 홉을 하며 흙 한 줌도 자원인 것을 알게 되었다. 실제로 지구가 가지고 있는 흙들도 계속해서 사라져 가고 있다고 한다. 도시에서 사라져가는 자연의 자원들을 살릴 수도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그 대안이 농사라는 걸 알게 되었다. 그래서 건강한 먹거리를 얻어 건강하게 사는 것도 자연의 시간에 맞춰 사는 것도 나의 생명을 불어넣는 동시에 자연의 생명을 불어넣어줄수있는 농사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우리는 학교 생활에 있어서 아침과 저녘에 밭을 돌보는 시간을 따로 가졌다. 혹은 때때로 시간을 내어 밭을 돌보러 가기도 했다. 우리의 학교 생활 전반적인 부분에 농사가 영향을 끼쳤다. 농사꾼을 완벽히 흉내낼수는 없었지만, 농사꾼의 라이프 스타일을 다시 생각해보면서 우리의 시간도 조금씩 자연의 시간에 맞추는 연습을 했다고 생각한다. 

사실 우리의 농사는 실제로 농부들이 짓는 농삿일들에 비해 텃밭 가꾸기라고 칭할수 있을정도로 매우 간단한 농삿일을 했다. 
일년의 반이 지나고 쌈채소를 열심히 따먹는 이 시점에 반 년동안 해온 농사들을 다시 생각해보며 나는 어떤 농사꾼이 될수있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자립의 기술로써 농사 짓는 일이 먹거리문제로 가지고 간다면 내가 먹는 습관부터 농삿일의 노동까지 많이 달라져야한다고 생각한다. (이런 생각들을 하다보니 예전에 보았던 엄격한 농사꾼들의 모습들이 조금은 이해가 가기도 했다) 자립의 한 부분과 자연의 한 부분을 배워가면서 그 과정을 충분히 익히고 나의 것을 만드는 연습이 필요한 것 같다.


매체 

세번째 학기가 시작하고 공연음악팀안에서는 일년동안 공연음악경험이 있는 팀원이였다. 작업장학교에는 선배라는 존칭을 쓰지는 않지만, 일년동안의 경험이 있는 선배로써 어떤 일들을 어떻게 같이 할수있을지 고민해야했다. 또한 공연음악 워크숍 시스템에서는 선배의 역활이 매우 중요했다. 워크숍을 시작 하면서 삼학기는 흉내내기 워크숍의 경험을 토대로 이번 워크숍안에서의 피드백을 주는 보조 역활을 해줬으면 하는 부탁을 받았다. 

어려운 부탁이 아니라고 생각했지만, 삼학기의 역활이 어떤것인지 찾아 내는게 매우 어렵고  당황한 부분이 많았었다. 이런 상황에서 보다 더 좋은 퀄리티를 찾아내려는 욕심만 앞서서 항상 지쳐있었다. 최고가 되어 누구보다 잘 하지는 못하더라도 충분히 할 수 있는 일로 생각하고 열심히 하려고 했지만 잘 되지 않았다. 그런 마인드가 계속 지속되지 못했던 것 같다.

무대에 올라갈 때 만큼은 기분이 좋았지만 연습과 워크숍안에서는 좀처럼 마음을 열지 못했고 내가 할 수 있는 작은부분을 가지고 따라가기만했었다. 무대에 대해 아주많은 기대라던지 환상을 가지고 있지는 않는다. 무대가 주어졌을 때의 가치를 가지고 그때만큼은 공연자로 무대에 서있는 게 좋다. 사람들을 만나고 만남과 음악을 통해서 느껴지는 감정상태와 즐거움이 매우 좋다. 그래서 무대를 준비하는 것이 나한테는 매우 재미있는 일이고 흥미로운 일이다. 그리고 무대를 준비하기 위해서는 공연또한 잘 준비를 해야한다는 걸 알고있었다. 그렇지만 연습안에서는 자존감과 자신감이 매우 하락되어가고 있었고 나의 개성을 찾는 것보다 무난해지는게 좋았다. 맞춰가는 것도 되지 않을 때도 많았지만 다른 사람들 따라 맞춰가는게 편하다고 생각했고, 무난하고 튀지않게 있을때가 좋았다. 

부족한 부분을 잘 알고 있었지만 어떻게 해야지 더 좋은 퀄리티가 나오는지, 어떤 모습이 최상의 모습인지 잘 그려지지도 않았고 코멘트를 들을때마다도 이해하기 어려운부분이 많았다. 페스테자가 알려주고 있었지만 슈깔류의 경험이 다르다보니 확신이 많이 서지 못했고 악기에 대한 자신감도 점점 없어져갔다. 그렇게 학기를 지내다 보니 공연음악팀 매우 어렵게 다가오게 되었고 부담감도 커져만 갔다. 계속해서 자신감이 떨어지는 부분에 있어서는 공부가 필요하다고 느낀다. 자극을 받으면서 악기와 노래와 리듬을 알아가면서 다시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한다. 

또 의욕을 가지고 다른 악기들과 다른 소리들에 더 관심을 가지고 하다보면 필요한 부분들을 잘 알고 어떤 부분에서의 퀄리티가 더 필요한지를 알 수 있을 것 같다. 사실 어떻게 보면 워크숍안에서 너무 좁게만 보고 있었는데, 넓게 보면서 이것 저것 알아가보기도 하고, 용기를 가지고 다른 것들에도 시도를 해보면서 재미있는 공연을 만들어가고싶다는 생각을 했다. 우리가 늘 진지했던 것만은 아니지만 어쨌든 공연을 하는 사람들은 진지함도 필요하지만 즐거움과 재미가 중요한 사람들이라고 생각하고, 그 부분을 잘 채워가야될 것 같다. 

워크숍에서는 브라질 음악과 노래 춤에 대해 구체적으로 공부를 시작을 했었다. 리듬의 이해부터 역사까지 공부하게 되니까 음악과 리듬을 이해하는데 큰 공부가 되었다. 또 그루브 타는 연습을 스트레칭 겸 시작하면서 몸을 자유롭게 쓰는 연습을 했다. 작업장학교죽돌들과는 삼바를 일주일에 한번 씩 시간을 내어 삼바를 배웠었다. 춤을 알고있으니 공연음악팀원이 아닌 다른 사람들과 노래에 맞춰 같이 출수도 있었고 몸을 쓰는 것에 있어서 조금씩 가볍고 자연스럽게 되어갔다. 

공부의 범위가 조금 넓어 지면서 음악 공부는 어떻게 해야하는지도 조금 알게 되었다. 몸을 쓰거나 귀로 듣거나 느낌을 찾거나 이런 것이 아니더라도 다르게 공부를 해보는 것도 재미있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앞으로 공연음악팀에서는 틈틈히 다른 죽돌들이랑 공부를 같이 하면서 공유하는게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체력도 기르고 에너지를 만들수있는 몸도 만들어야 될 것 같다. 고정희의 시처럼 나의 매체는 어떤 것일지 고민도 꾸준히 해야할 것 같다. 매체에 대해서 고민이 많았던 한 학기만큼 매체를 또 어떻게 풀어갈건지가 의문이다. 


outro

완주 적정기술 워크숍을 다녀왔었다. 중간의 기술로 자립에 필요한 난로를 직접 만들어보며 원리를 이해하는 공부를 했다. 그 이외의 여러가지 이야기도 들어가며 자립의 기술들을 새롭게 이해했다. 새롭게 배워가면서 흥미롭고 재미있게 느꼈다. 그렇지만 이것들에 대해 어떻게 활용하는 것이 좋을지에 대해 고민만 하고 대단한 계획인 마냥 상상들을 하는 일들이 많았다. 물론 그것들도 중요하다고 생각은 하지만 지금에서는 과정이 보다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나는 어떤 일이 있을때 마다도 성급하게 생각하는 것이 있다. 어렵고 복잡한 부분은  건너버리고 쉽고 행복한 고민들만 하려는 게 많다, 많다고들 말해주었다. 

나에게 삼학기는 매우 버거운 역활이였다고 생각했고, 삼학기로 뭔가를 알아가기에는 성급하고 허겁지겁 우왕좌왕 했던 일들의 연속에 마음도 몸도 정신도 매우 지친 상태였다. 삼학기도 어떤 한 과정이라고 생각하지 못하고 뭔가 할 때마다 계속해서 일어나는 실수와 잘 풀리지 않는 일들의 연속에 계속 절망에 빠져있었다. 지금 나에게는 ‘과정’ 자체가 중요하다. 지금 공부해온 것들에서도 중요한 과정을 빼먹고 혼자 껑충 뛰어 넘어와 아는 척을 하는 것들도 많기 때문에, 다시 한번 그 과정도 들여다 보고, 지금부터 배울 기술들과 공부들에 대해 의욕을 가지고 과정들을 잘 들여다보겠다는 다짐이 있다. 

처음 시작하면서 가졌던 의문점들의 답들은 아직 완성하지는 못했다. 계속해서 만들어가는 중이고, 어쩌면 답을 내리지 못할 질문으로 만들어 버릴 수도 있겠다. 계속해서 이 과정을 따라서 나의 과정과 나의 공부들의 과정들을 많이 느리지만 천천히 보고 느끼고 가면서 하나라도놓치지 않는게 지금 나에게는 중요한 것 같다. 재미있게 이 과정을 즐기면서 다시 한 학기를 시작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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