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시간이 빨리흘렀다. 이러저러한 나의 스릴감과박진감넘치는사정이 있어 처음 10분정도를 놓쳐 그렇기도 하겠지만,
영화자체가 너무 재미있어서 그렇게 느껴졌던것 같기도 하다.
처음에는 등장인물들이 도대체 어떤 사람들인지를 파악하느라 바빴다.
쟤는 누구지? 쟤네둘이 자매인가? 배다른 자매야? 저 꼬마애는 뭐야? 이모는? 누가죽은건데? 엄마가 돌아가셨고,
둘은 배다른 자매고, 저 여자애는 공효진 자식이라는걸 깨닫기까지 한참 걸렸다.
홍조는 왜 페미니즘 모임에서 이 영화를 보자고 한걸까? 를 생각하며 영화를 봤다고 했는데 사실 나는 아무생각 없이 보았다.
부끄럽지만 우리가 보기로 한 영화에 대해서는 "공효진이 생선장수로 파격적인 이미지변신! " 이라는 연예기사를
어쩌다 몇주전에 본게 다였다. (그 기사를 보았다는것도 영화를 본 후에나 깨달았다)
두번 부끄럽게도 나는 오늘 이걸 중심으로 생각하고 봐야겠다. 같은것도 없었다.
그냥 내 안에 영상이 흘러들어오는대로 가만히 앉아 이야기를 받았다.
생각없이 보았기때문에 기대역시 없었는데 보는 중간중간마다 '와 장난아니다' 했던 부분들이 몇가지 있었다.
그 바닷가에서 이모와 아이의 모습.
신민아의 정거장 벤치 장면.
비오는 차안에서의 소리는 들리지않는, 하지만 얼마나 큰 목소리로 말하는지 들리는듯했던 싸움.
병실안에서의 신민아가 잠든 후의 공효진의 대사.
마지막 이모의 표정.
들은 아직도 눈안에 맴도는 듯 하다.
장면장면마다 신민아와 공효진을 분명한 차이로 대치시키는 것들도 재밌게 봤다.

슬슬 몰입하기 시작하면서 신민아가 아빠가 누군지 깨달을 때부터 눈물이 나기 시작했는데
마음속으로 계속 '이모한테 잘 했으면. 이모랑 잘 만났으면' 하고 바랬다.
그러면서도 만약 내가 신민아였다면, 과연 선뜻 자신의 아빠에게 다가설 수 있을까 하고 생각했다.
영화는 영화라 신민아는 미소지으며, 문을 나섰는데 나라면 과연 그 문을 나서서 그들을 향해 걸음을 딛을 수 있을지는 의문이였다. 어쩌면 나는 그 자리에서 도망쳤을지도 모르겠다.
증오하면서도 궁금했고. 꼭 당당한 모습으로 만나겠다고 다짐했던 아빠.
창피했던. 남이라고 생각했던 이모가 그녀에겐 어떻게 겹쳐져 한 사람으로 받아들여질까.


 부지영감독 인터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