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종 엄마와 싸울 때 그런 소리를 듣는다. "넌 엄마 집에 얹혀 살면서(이하 생략)!"
처음엔 "이 집이 왜 엄마 집이야?"라고 했지만 그 후로 이어지는 엄마의 말에 난 반박을 하지 못했다. 그래, 내가 살고 있는 이곳을 위해 내가 한 일을 생각해보면 이사할 때 쓸고닦고 정리한 게 다였다. 돈도 댄 적 없고 심지어 돈도 내 돈이 아니다. 엄마는 나한테 늘 (용)돈을 내 마음대로 쓰라고 주면서 싸울 때는 자신이 줬다는 걸 강조한다. 때론 그게 답답하게 느껴진다. 내가 늘 지내고 피곤해하며 돌아와 휴식을 찾는 곳이 종종 나를 외부인으로 만들고 무조건적인 사랑을 줄 거라고만 생각했던 엄마가 집주인이 되어 난 얹혀 살고 있다는 걸 강조하는 순간에는 가슴이 답답하다. 그 순간에는 내가 마음 편하게 지내고 있을 곳을 원하게 된다.
돈도 내 돈이 아니고, 집도 내 집이 아니란 걸 방문 잠그고 나서 깨달은 다음에는 내 방의 그 어떤 것도 내 것이 아닌 것 같이 느껴진다. 내가 매일 눕는 침대, 내가 쓰는 책상, 피아노, 그리고 이 수많은 책들도 아빠가 예전에 보내줬던 것들이다. 도대체 '내 것'이라는 것은 어떻게 정의 되는 걸까? 내가 번 돈으로 사야 내 것일까? 그럼 친구가 생일선물로 준 것도 내 것이 아닌가? 도대체 그 정의는 누가 하는 거지?
20대가 되기 전인 지금, 초중고에서 대학까지 한번에 가는 사람들은 이제 전공을 정하고 좀 더 전문적인 걸 배우고 이어서 직장까지 갈 거라고 생각하면, 난 반대로 아무것도 보이는 게 없어서, 또 일직선으로 뭐가 된다는 기분이 들지 않아서 답답하다. 도대체 난 언제 스스로 돈 벌며 살고 언제 항상 마음이 놓이는 '내 집'을 마련할 수 있을까? 내 집을 마련하려면 난 얼마나 벌어야하는 거지? 그 만큼 벌기 위해서는 어떤 일을 해야 하지? 그 일을 하기 위해서는 얼마만큼 공부해야 하는 거지? 그 공부를 하려면 교육비로 돈을 얼마나 써야하는 거지? 내가 버는 만큼의 용돈을 어떻게 저축해야 그때 도움이 되는 거지? 왜 난 용돈을 쓰면 딱 맞게 쓰고 왜 단 천원도 남지 않는 거지? 한 달에 만원씩 저축한다고 하면 도대체 언제 목표치를 달성하는 거지? 대학에 가면 알바를 해야하나? 공부와 일을 동시에, 피곤함의 선을 넘기지 않으며 하는 것이 가능할까?
이런 생각들을 하게 될 때 때로는 오히려 더 갑갑해져서 나는 '꼭 독립을 해야하나?'라는 질문을 하게 된다. 난 얼마 전까지만 해도 집에 최대한 붙어있겠다고 마음먹었었다. 부모님의 집이 제일 편하다는 것을 난 아주 오래 전부터 알고 있었다. 한 번도 빨리 어른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 적도 없었고, 될 수만 있다면 항상 어린이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었다. 날 사랑해주는 사람들이 있는 집에서 함께. 그리고 어차피 내가 집을 나가도 부모님에게서 용돈을 타고 있는 이상 그건 '가출'이 된다는 걸 알고 있었다. 하지만 어린 새도 크면 둥지를 떠나게 되어있고, 집에서 지내면서 내가 얹혀살고 있다는 생각이 들면 '내 공간'을 다시 꿈꾸게 된다.
(말해두지만 난 부모님의 집이 싫어서 나가고 싶다거나 그런 건 아니다)
도시는 점점 사람이 많아지고 좁아지고 있다. 인구는 끝없이 증가하는데 일자리는 한정되어 있다. 사실 찾아보면 많겠지만 대다수가 꿈꾸는 직업은 극소수의 인원만 받기 때문에 경쟁이 치열하다. 이런 도시에서 내가 내 일을 구하고, 혹은 만들고, 점점 올라가는 집값에도 불구하고 내 집을 마련할 수 있을까? 내가 초반에 버는 돈이 한 달 월세보다도 적으면 어떡하지? 갑자기 큰 돈이 필요할 때는 어떡하지?
결국 '완전한 독립'이란 건 좋은 직장에서 좋고 안정된 자리에 올라야만 가능한 것일까? 만약 그렇다면 탕기처럼 28살이 되어도, 30살이 될 때까지 독립을 못하는 상황은 일어날 수밖에 없을 것이다(물론 탕기는 독립을 안 한 것뿐이지만). 그렇다면 '독립'이라는 것은 좋은 직장에 가서 높은 자리까지 금방 승진한 사람들만이 할 수 있는 일종의 귀족의 특권이 될지도 모른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은 언제까지고 부모님의 집에서 지내야할 것이고 그게 싫은 사람들은 '가출'해서 찜질방이나 pc방, 여튼 밤이 지나도 있을 수 있는 곳을 찾아나설 것이고 어쩌면 패거리가 생겨 동네 놀이터나 지하철역을 장악하는 집단이 생길지도 모른다(이건 그저 하나의 가능성이다. 현실적으로는 더 복잡하고 더 많은, 더 다른 가능성이 있겠지만..). 그런 사람들이 갈수록 늘어난다면 서울에도 독립하지 못한 사람들의, 가출중인데 집에 가기 싫은 사람들의 슬럼가가 생길지도 모르겠다.
독립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 것인가? 독립은 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생각하나?
'완전한' 독립이란 건 무엇으로 정의하는 것일까? 각자가 생각하는 그 '완전한 독립'을 하기 위해서는 얼마만큼의 시간이 걸릴까? 완전한 독립을 위해 투자해야하는 건 시간 말고 또 뭐가 있을까? (돈이라던가, 후원자라던가) 각자가 꿈꾸는 독립을 하기 좋은 나이는 언제고, 실제로 독립을 할 수 있을 것 같은 나이는 언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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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en I have a row with my mom, she often says, "You're liveing in your mother's house, how could you (so on, so on)?" At first I fought back saying, "How could this house be yours?!" but I couldn't say another word by the following sentences of her.
Of course, the only thing I did to live in this house was a lot of cleaning. I never spent a coin, and even if I did, that money wasn't mine. Mom gave my allowence, she said it was mine to use, but when we fight- she's always reminding me that she gave it to me.
Sometimes I feel tight of that. The place that I call home- where I sleep and eat, where I rest- sometimes turn me into a stranger, a guest, or an outsider. The person I thought who'll love me forever becomes a housekeeper and reminds me I'm living in her house. I feel sick and tight, and I start to want a place for my own.
The money's not mine, 'Home' isn't mine either- I realize when I lock myself in the room I use. The bed I lay every night, the desk I use, the piano, and even the books were sent by Dad. What's mine? How do you judge 'mine'? Does 'mine' really is mine when I buy with the money I've earned? Then is the birthday presents I recieved aren't really mine too? Who judges that?
Now I'm almost 20 years old, most teenagers of my age are preparing college, and then they'll prepare for the job they want- I'm on the other hand, I don't know what to prepare. I feel helpless. Just when will I earn money myself? When can I have 'my own' comfortable house I call home? How much do I have to earn for the house? What do I have to be for that much of money? How much time do I have to study for that job? How much money do I need for the studying? How can I save my allowance for that? And on..and on...
When I question myself like that, I feel more tight and uncomfortable, so I ask myself, 'Do I have to stand alone?' I always knew that living in my parent's house was the most comfortable thing I could do, I never wanted to be a grownup, and if I could, I always wished to stay as a child. Wjth the people who love me. Anyway, I knew that even if I left home, it would just be a disappearance from home since I'll still get allowence from my parents.
But even a bird flys away from its parent's nest, and when I become a guest(who is supposed to leave) again, I go dreaming of my own home again.
(But it's not that I want to just get out from my parent's house)
The city's getting more crowded by people. The population is growing, but jobs are limited. Well, it couldn't be limited, but the job most people want is, so the compitition is violent.
이따 와서 더 쓸게요-
말하자면 근현대 사회에서 한 사람의 시민권을 행사하자면, 경제적 독립 없이 쉽지 않은 조건들이 많이 생겨났다.
나 자신에 대한 정신적(정치적) 주권을 가지고 그 주권을 행사하는데 있어서 경제적으로 타인에게 의존하는 상태로 가능하지 않다는 현실적 조건들이 있다는 뜻이다.
앞으로 살아가면서, 너의 주권은 어디에 있기를 바라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