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감고 웃는다

새벽이 다가오는지 밤이 다가오는지 알 수 없다, 난 일찍 잠에 들었으므로.
그저 자다가 눈을 뜨지도 않은 채 잠에서 깨버렸다
시작과 끝을 알 수 없는 불안감이 나를 덮쳐온다
나는 꿈을 꾸는 것인가
알 수 없는 흔들림은 어디서 오는 것인가
그 흔들림에 따라 사람은 어디까지 방황하는가
내 침대 밑에서 누군가가 세 번, 정중하게 두드린다.
나를 깨우는 소리인가
그 소리는 나를 천상의 아름다움으로 데리고 갈 것인가
뜨거운 어둠이 눈 앞을 가린다- 내 배게가 지금 젖어있는 건가?
눈을 뜰 수 없다, 아니, 뜨지 않겠다
눈물이 흐르는 걸 느낄 수 없어 자신이 우는 것도 모르는 채로
사람들은 웃음을 찾고 울기를 바란다
난 눈을 감은 채로 운다
우는 만큼 행복해지리

차가운 공기가 날 엄습한다.
머리가 서늘한 것 같다. 누군가가 내 어깨를 치고 있는 것인가
버텨낼 수 있다, 두려움 따위는 없다
따라가기로 마음 먹었다 마음이 서서히 편안해진다
죽음이 나를 맞이했다-
아침이 되면 눈을 뜨지 않겠지
그러니 난 눈을 감은 채로
웃는다



이 아래 시는 에밀리 디킨슨의 Blazing in gold란 시를 보고 쓴 답시ㅎㅎ

은의 빛이 세상을 덮는다. 모든 것이 무딘 회색이지만 내가 떠나온 곳은 붉게 타오른다
그저 바라만 본다, 서서히 꺼져가는 그 붉은 빛을-
떠나온 길이 그 붉은 빛에 황금으로 빛나는 것을 묘한 눈으로 바라보는
너의 눈은 우리가 떠돌아다니는 이 바다보다도 깊다.
난 낚시대를 던진다, 저 꺼져가는 태양이 걸리기를 바라면서
오늘도 작게 속삭인다, 잘 있으라고.
세상은 나와 너, 우리의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