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도를 기다리며

<상상리뷰>

 

맨 처음 고도를 기다리며 라는 문장을 보고 생각났던 고도는 해발 고도 몇의 이 고도인줄 알았다. 하지만 정작 연극을 보는 그 순간에는 그 고도가 아님을 알아차렸다. 그 고도는 무엇이든지 될 수 있었다. 공연을 보러가는 장소는 산울림 극장이라는 공간이었는데, 그 주위에 에스꼴라 알레그리아와 카페 수카라에 대해서 잘 알고 있던 터라 오히려 친근감이 들었고, 얼마 전에 일본 사람의 사진전을 보게 되어 산울림 소극장의 공간이 새롭진 않았다.

 

연극이 시작하기 전의 그 느낌은 마치 나도 고도는 언제올 것인가 그들은 고도를 기다리며 무엇을 할까 라는 질문부터 갖게 된다. 그리고 그 고도는 무엇일까 라는 질문을 하게 된다. 그렇게 연극에 몰입하게 되었다. 맨 처음에 나온 사람은 마치 유럽풍의 거지스러운 옷을 입고 나왔다. 그는 마치 누군가를 길게 기다려왔던 것처럼 보였다.

 

그리고 두 번째 사람이 옆에 나와 앉았다. 그도 다른 무언가를 기다리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첫 번째 나온 배우가 먼저 옆에 있는 사람을 보며 오늘 날씨에 대해서 이야기 하자 옆에 사람은 오늘 나온 아침밥에 대한 심한 불만을 토로했다. 그렇게 둘의 대화는 동문서답이었다. 하지만 그 둘은 그 대화를 오히려 즐기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마치 그 둘의 세계에서는 가위가 무엇이냐고 물어보았을 때 “그것은 가위다.” 라고 말하면 틀리게 되는 것과 같다고 느꼈다. 그가 느끼는 가위의 모습에 대해서 그에게 이야기한다. 그들에겐 가위가 빵이 될 수도 있을 것만 같아보였다.

 

그들의 대화 속에서 나도 마치 고도를 기다리고 있게되었다. 그들에겐 고도는 무엇이든지 될 수 있었다. 그들은 하루만에 올 무언가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고도라 지칭되어지는 무언가가 올거라 생각한 채 항상 그 길에 서 있었다. “지금 내가 기다리고 있는 고도는 무엇인가?”를 남겨주는 연극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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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앙! 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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