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1시 45분. 책장으로 둘러싸인 공간 가운데 남 여 한 쌍이 책상 앞에 앉아있다. 그들 각자의 손에는 이름모를 책들이 쥐어져 있다. 하지만 그들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다만 그 책상 위엔 다 먹어 비어있는 요구르트 병 4개가 널 부러져 있고, 그 가운에 아직 뜯지 않은 요구르트 하나가 우두커니 서있을 뿐이다. 여전히 그들은 아무런 움직임이 없다. 너무도 조용한 나머지 그들은 그 적막을 깨어 서로의 관심을 얻게 될까봐 최대한 몸을 정지상태로 유지한다. 그때, 남자의 눈이 그녀에게로 향한다. 남자의 초점이 그녀의 얼굴에 도착함과 동시에 남자의 두 눈과 눈 사이의 미간이 일그러지고 얼굴엔 짜증이 묻어난다. 남자의 눈동자가 다시 요구르트로 향한다. 이번에는 여자의 눈이 남자에게로 향한다. 여자는 남자를 살핀다. 남자의 표정에 아무런 변화가 없자 여자는 요구르트를 향해 손을 뻗는다. 그 순간, 남자가 큰 소리로 다소 억지스러운 헛기침을 하는 바람에 여자의 움직임이 멈춘다. 또 다시 팽팽한 긴장감이 그들을 감싼다. 남자의 미간과 이마는 점점 더 일그러지고, 여자는 다급히 손톱을 입으로 가져간다. 그녀의 손톱이 이빨에 부러지면서 윗니와 아랫니가 부딪힐 때 마다나는 "툭, 툭."소리만이 그 둘의 존재를 알린다. 남자는 여전히 얼굴이 찌그러져가고 있으며, 여자의 손톱과 이빨 또한 점점 더 거친 소리를 만들어낸다. 그 둘의 초점은 여전히 요구르트에 향해 있으며, 더욱 더 맹렬하다.
그러던 이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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