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노벨평화상 수상 엇갈린 반응… “평화 노력 격려” 평가…“너무 이르다” 논란도
사르코지 “오바마 수상은 커다란 기쁨”
바웬사 “뭐 그렇게 일찍?…지켜볼 것”
한겨레 김순배 기자
»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미국의 현직 대통령. 왼쪽부터 버락 오바마, 시어도어 루스벨트(1906년 수상), 우드로 윌슨(1919년 수상). 연합뉴스
첫 반응은 ‘깜짝 놀랐다’였다. 그다음 반응은 갈렸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수상 소식은 긍정적인 평가와 논란을 동시에 몰고 왔다.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9일 “미국이 전세계인의 마음속에 돌아왔음을 의미하는 것”이라며 오바마의 수상을 ‘커다란 기쁨’이라고 표현했다. 이명박 대통령도 축전을 통해 오바마의 신념에 공감하며 협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국제원자력기구(IAEA)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사무총장은 그가 충분한 자격이 있다고 강조했다. “오바마는 취임한 지 1년도 안 돼 세상을 바꿔놨다”며 “오바마보다 노벨상 수상 자격이 있는 다른 사람을 생각할 수 없다”고 그는 말했다. 오바마의 아버지의 고향인 케냐에선 텔레비전 생방송 중에 일반인들의 축하전화를 연결하며 거리를 울리는 환호성을 전했다.

사실 이번 수상은 오바마의 짧은 기간의 성취보다는 세계 평화를 위해 더욱 노력하라는 격려라는 평가가 많았다. 조제 마누엘 바호주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오바마가 미국의 파트너들과 함께 전세계가 직면한 문제에 대처하려는 의지를 밝히면서 형성된 기대감을 인정받은 것”이라며 “적극적 국제문제 참여에 대한 격려”라고 평가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이 소식이 “오바마 대통령과 우리 모두에게 좀더 평화를 위해 행동하라는 격려가 됐다”고 말했으며, 지난해 노벨평화상 수상자 마르티 아티사리 전 핀란드 대통령도 “아직 평화를 이루지 못한 중동에서 오바마가 움직이도록 독려한 게 분명하다”고 말했다.

그만큼 오바마의 향후 역할에 대한 기대도 컸다. 올해 노벨상 수상자로 거론됐던 중국 위구르족 망명지도자 레비야 카디르는 “위구르인들이 지금도 죽어가고 있다. 오바마가 억압받는 국가들을 위해 맞서 일어날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졌다”고 강조했다. 이란 대통령 공보보좌관 알리 악바르 자반페크르는 “국제사회의 불공평이 사라져야 한다”며 “만약 오바마가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의 거부권을 없애면 노벨평화상이 제대로 주어졌다는 것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수상 소식이 워싱턴에도 알려진 9일 아침, 한 쌍의 남녀가 “예스, 위 스틸 캔”(우리는 아직도 할 수 있다)이라고 쓴 팻말을 들고 백악관 밖에서 축하하고 있다. 워싱턴/AFP 연합

하지만 취임 1년도 안 된 오바마에게 노벨평화상을 준 것은 다소 성급하다는 지적도 적잖았다. 노벨상 수상자인 레흐 바웬사 전 폴란드 대통령은 소감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뭐라고? 그렇게 일찍?”이라며 “오바마가 제안한 것들을 실행하는지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아에프페>(AFP) 통신은 “너무 일찍 수상을 함으로써 오바마가 그 영예에 걸맞게 살지 못할 경우 정치적 적으로부터 비판이나 심지어 조롱의 대상이 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이슬람 근본주의 무장세력의 반발은 거셌다.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대변인 자비훌라 무자히드는 “아프가니스탄의 평화나 안정을 위해 그는 어떤 조처도 취하지 않았다”며 “오바마에게 노벨평화상을 수여한 것이 정당하지 않다”고 밝혔다. 칼레드 알바시 이슬라믹지하드 지도자는 “이 상은 정치적이고, 신뢰와 가치, 도덕의 원칙에 따르지 않았다”며 “미국이 지구상에서 최대의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고, 미군들이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무고한 목숨을 계속 빼앗고 있는 상황에서 어떻게 노벨평화상이 주어질 수 있느냐”고 비난했다.


김순배 기자 marco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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