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10.26까지의 자기 평가서

10점 만점에 4점이다. 휴학기간동안 내 스타일을 잃었고, 그로 인해 흐지부지 풀려서 조잡하게 사고해왔다. 학습계약서에 따르면, 이번학기에 나는 영화에 집중하고 팀에 잘 적응해야 했는데, 그런 점들이 흐지부지하게만 적용되어 실질적으로 내가 지금까지 뭘 했는지 아무것도 말할 수 없다. 또한 유리의 지적대로, 후기를 쓰지 않은 것이 지금까지 내 점수를 4점밖에 주지 못한 가장 큰 원인이 되었다. 원래는 후기를 쓰면서 생각을 정리하고, 후기들을 다시 한 번 읽어보면서 연결해나가는 부분을 확실하게 밝힐 수 있었는데, 지금은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나조차도 무슨 소리인지 모를 때가 많아서 당황스러웠다.

학기 시작 이후 가장 집중하고 있는 것은 페미니즘 공부다. 페미니즘 자체가 광범위해서 집중하기 어려울 거라 생각했던 반면에, 의외로 공부 방향에 대해 감을 잡고 있다. 읽고 있는 책은 ‘페미니즘의 도전’과 ‘섹슈얼리티 강의’인데, 페미니즘만 공부하는 게 아니라 시민문화 워크숍과 연결되는 지점도 찾고 있다.

예전부터 이야기 전달자, story teller가 되고 싶었고, 그것이 내 이야기로부터 뻗어 나와 굵은 가지부터 얇은 가지까지, 내 목소리가 하나의 큰 고목나무로 성장하길 바랐다. 그런데 지금 또 똑같은 학습 과정을 밟고 있다. 휴학이 나에게 도움은 되지 않고 오히려 방해만 되었다. 지금은 story teller로 나아가는 학습의 과정을 발전시키는 것보다, 꾸준히 노력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끈기 없이 다 포기하고 주저앉는 습관도 자제해야 한다.

그러기 위한 개인 과제는 페미니즘 관련 서적과 영화 찾아보기, 보는 족족 리뷰 써서 올리고 다른 사람과 교류하기, 무엇보다 중요한 건 하자 정규 프로젝트를 게을리 하지 않는 것이다. 말만 들으면 진부하기 짝이 없는 과제인데 사실 진부한 게 가장 중요한 거다. 성보씨 워크숍은 내가 정말 좋아하는 시나리오 쓰고 찍는 거라 별 문제 없었는데, 프레드 워크숍은 학습계약서에 하고 싶다고 써놓고 제대로 하지 않았다. 가장 큰 영향이자 문제점은 지각, 아니 반나절 결석인데, 일주일간 계속 반쯤 정신이 나가서 눈이 풀린 채로 지내다가, 그 다음 주인 지난주는 찔끔찔끔 늦고 있지만 많이 나아졌다. 그리고 그 다음 주인 이번 주는 정확히 10분 일찍 자고 그만큼 일찍 일어나는 게 목표다. 생활 습관을 개선하는 게 가장 시급하다.

팀원들과 종이를 돌리면서 느낀 건, 나 혼자 관심 분야와 관련된 영화나 책을 너무 적게 보고 있다는 점이다. 영화에 집중하겠다는 사람이 보라고 한 영화만 봐서 민망하다. 그래서 이번 주 이후로 주말에 영화 최소 두 편 보기를 목표로 하고 있다. 영화 리스트는 이 글에 댓글로 달 것이고, 계속해서 추가해나갈 예정이다.

두 달을 너무 정신 놓고 보냈고, 프로젝트를 너무 의미부여만 한 채로 흘려보냈다. 매 번 하는 다짐이라 정말 창피한 말이지만, 지금부터 정신 똑바로 차리고 제대로 시작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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