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리나 팜
이리나 팜은 사람들에게 인정받지 못하고, 자기 스스로를 인정하지 못한채 살아가던 중년 여성의 이야기입니다. 손자가 치료가 힘든 병에 걸렸고, 그 때문에 며느리는 중년여성 매기를 본채 만채, 아들은 그런 며느리 때문에 매기와 제대로 이야기도 못합니다. 손자에게 들고간 커다란 인형을 며느리가 털 날린다며 빼앗지만, 매기는 그런 손자의 손을 꼭 붙잡고 재밌는 이야기를 해줍니다. 어느날 손자의 병이 악화되면서 3주 뒤면 정말 불치병이 될지도 모른다는 의사의 말, 그리고 외국으로 가면 치료비도 공짜로 고칠 수 있다는 말에 가족들은 희망을 찾습니다. 하지만 병원비가 공짜라도 외국으로 가는 비행기 표값과 숙박비를 모으지 못한 가족들. 이미 주변 사람들에게 돈이란 돈은 다 빌렸고, 대출도 한도까지 쓴 상태입니다. 하지만 기술도 없고 일도 해본 적 없는 매기는 손자를 위해 몇날 며칠을 떠돌다가, 웨이트리스를 구한다는 한 섹시바에 갑니다. 그곳 사장은 매기를 보더니 웨이트리스는 서빙하는 사람이 아니라 성매매 여성이라고 말합니다. 놀란 매기, 하지만 사장이 매기의 손을 만져보더니 엄청난 기술을 갖게 될 거라고 말해줍니다. 그 기술은 다름아닌 , 한국에도 이미 있는 대딸방 기술. 이리나 팜 속 대딸방은 남자가 벽에 난 구멍에 성기를 넣으면 건너편 방에 있는 여자가 대신 자위를 도와주는 곳입니다. 사장은 매기의 부드러운 손에 매기를 스카웃하겠다며 큰 돈을 벌 수 있다고 꼬십니다. 망설이던 매기는 결국 취직을 하고 ......

이 영화를 보면서 사람들에게 인정받지 못하느니 성매매 여성 '이리나 팜(이리나의 손)'으로 인정받는 게 훨씬 행복한 인생이 아닐까,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사람들이 인정할만한 능력이나 재치가 있어야 관심을 받을 수 있는지. 관심을 받는 것 이전에 내가 나 스스로를 얼마나 인정하고 있는지, 그리고 성매매 여성으로서 행복하게 살겠노라 다짐하는 이리나 팜을 그 누가 욕할 수 있는지. 여러 질문이 생기는 영화였습니다!
그리고 재미있어요!

샤인
천재 피아니스트 데이빗 헬프갓의 인생에 대한 영화입니다. 라흐마니노프 3번은 미치지 않고서야 칠 수 없는 곡인데, 데이빗의 아버지 피터는 그 곡을 가장 좋아합니다. 인생은 무조건 절대 절대절대 가족과 끝까지 함께 있어야 하고, 그러므로 음악 선생도 아버지가 하고 인생 수업도 아버지가 해야 한다는 피터의 가르침. 피터는 절대 살아남아야 한다고 가르칩니다. 피터의 아버지, 데이빗의 할아버지는 피터를 폭력적으로 교육했고, 피터는 데이빗에게 할아버지 얘기를 하며 자신은 절대 그렇게 교육하지 않을 거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영화에서 피터는 정말... 화면 안에 있는데 너무 무서워서 온몸이 부들거릴 정도로 무언의 폭력을 휘둘렀습니다. 자신의 천재성을 알고 있고, 이미 전문 심사위원이 피터를 설득해보았지만 데이빗은 아버지에게 꽁꽁 갇혀 피아노를 제대로 배우지 못합니다. 그러다가 한 여작가를 만나고, 그 여작가와 친구가 되며 인생을 배워갑니다. 그리고 여작가의 아버지 얘기를 듣고 깊이 놀란 데이빗은 런던의 왕립 음악학교로 도망쳐 본격적인 피아니스트의 첫걸음을 딛게 됩니다. 그리고, 아버지가 그렇게 원하던 라흐마니노프 3번을 천재 교수(천재가 자꾸 등장함)에게 배웁니다............

음악 영화를 정말 좋아하는데! 이 영화는 제가 데이빗의 입장으로 피아노를 연주하게 만듭니다. 이미 아주 오래전에 관둔 피아노를 다시 잡고 싶어질 정도로 감동받은 영화에요. 영화를 보고 나서 나는 정말 이렇게 자유롭게 하자를 다니고 있는 것에 감사해야겠구나, 생각하게 되었어요. 혹시 어거스트러쉬 보고 재밌다고 생각한 분은 샤인도 좋아할 거에요.

고고70
전쟁 중이라 계엄령이 한창이던 시기, 남성 6인조로 구성된 밴드 데빌스(데블스?)는 자신들의 soul을 사람들에게 뽐내고 알리기 위해 서울로 상경합니다. 첫 공연에 해골의상을 입고 소울을 맘껏 뽐내지만 서울 깍쟁이들은 이들을 시큰둥~하게 보고 비웃기만 합니다. 하지만 소울음악을 좋아하는 음악계의 대부의 눈에 들어오고, 밀가루 특별상을 받아 한달간 부침개로 생활을 합니다. 다행히 팬이 생겨서 그 팬의 여관에서 지내게 됩니다. 하지만 음악계의 대부에게 연락을 넣어도 넣어도 받지 않아 찾아가보니, 지금 한국은 초토화상태. 통금 때문에 놀고 싶어도 아무도 못놀고, 소리지르고 싶어도 다들 집에 콕 박혀있어야 한다고 합니다. 그에 데빌스는 크게 실망하지만, 통금 이후 음악시장을 차지하는 건 아리랑. 데빌스는 소울없는 아리랑에 짜증내지만, 하다보니 소울이 겁나게 느껴지는 민요에 매력을 느낍니다. 녹음한 음반을 듣던 음악계의 대부는 데빌스의 소울에 감동받아 당대 최고의 인기 밴드들과 데빌스를 불러 클럽을 만듭니다. 크럽 이름이 기억나지 않는데, 열정이 가득 넘치는 공간이라는 뜻입니다. 데빌스는 처음에는 인기가 없다가, 데빌스의 보컬을 꾸준히 좋아하는 여자 댄서덕분에 큰 인기를 얻습니다. 그리고 계속 똑같은 레파토리로 공연하다가 어느날 베이스 맏형이 공연도중 전기사고로 그만.. ... .......

정말 나오자마자 묻힌 영화라 큰 기대 없이, 아예 기대는 눈꼽만큼도 하지 않고 봤는데 의외로 너무 재미있었어요. 간단하게 즐겨보자보다는 두발자유에 대해 반대하던 시기의 제가 부끄러워질 정도로 열정 넘치는 모습을 잘 담아낸 영화였습니다.


이번 주말은 저에게 너무 짧아서 한편 한편 제대로된 리뷰를 쓸 수 없었어요. 그래도 나누고 싶은 영화같아서 이렇게나마 짧게 줄거리라도 적습니다.
북카페에 디비디가 있는지는 모르지만 못구하신분 말씀해주세요 빌려드릴게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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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