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지구가 들어있는 시계, 낡은 청바지로 만든 엽서, 쌀포대로 만든 팝아트 가방, 모바일을 이용한 환경 정보의 발신. 일본에서는 지금, 디자인과 인터넷을 이용한 새로운 환경운동이 펼쳐지고 있다. 그 선봉에 있는 Think the Earth를 만나보았다. 인터뷰 with 요코야마 유리카(横山ゆりか) from Think the Earth 사무국 도쿄 멋쟁이들로부터 사랑받는 다이칸야마(代官山)에 조그맣게 자리 잡은 Think the Earth의 사무실을 찾아 홍보실을 둘러보았을 때 우선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한국어로 쓰여 진 책 4권이었다. ‘세상을 바꾸는 돈의 사용법’, ‘1초의 세계’ 등, 한국에서도 벌써 4권의 저서가 번역되어 나오며 호평을 얻은, 인터넷과 디자인을 이용해 젊은이들에게 환경 문제를 고취시키고 보전 방법을 전파하는 이 새로운 개념의 환경 프로젝트는 2001년, 광고 디렉터로 일하던 우에다 조이치(上田状一、現 Think the Earth의 프로듀서)가 ‘어스 워치(Earth Watch)’라는 시계를 기획하면서 시작되었다. 시계 제작 브랜드인 세이코(SEIKO)의 도움으로 생산에 들어간 이 전례 없는 타입의 시계는 ‘우주의 관점에서 지구를 보자’라는 아이디어가 현실화 된 것으로, 꾸준히 인기를 모으며 2007년에는 두 번째 버전인 wn-2까지 출시되었다. 우주의 관점에서 지구와 지구에 사는 우리들을 바라보자 라는 생각에 만들게 되었다는 이 독특한 시계는 지구가 도는 방향(반시계 방향)으로 도는데, 자신이 사는 국가를 설정해 넣은 뒤 그 나라가 가리키는 방향을 찾으면 그 시각이 그 국가의 현재 시각이 된다. 그리고 이 때 자연히 다른 국가들도 제 각각 그 나라의 시간을 가리키고 있게 된다. 이 시계가 인기를 얻으며 2001년, Think the Earth는 정식 NPO로 발족하게 되었고, 이 후 의류 업체인 리바이스, 스위스의 알루미늄 물통 브랜드 SIGG등의 다국적 기업들과 함께 소비자들에게 환경에 대한 의식을 고취시키며 좋은 품질과 디자인을 지닌 상품을 소개해 오고 있다. “우선 대부분의 기획은 디렉터인 우에다 죠이치씨의 아이디어로부터 나옵니다. 광고업계에서 꽤 오랫동안 능력을 인정받았던 분이라 그런지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많이 가지고 계세요. 그런 뒤에는 저를 비롯한 10명 정도의 스태프들이 움직이면서 기획에 살을 더하거나 구체화 시키지요. 우선 스폰서를 해줄 기업을 찾고, 그 뒤 프리랜서 디자이너들을 고용해 디자인에 대해 의논을 한 뒤 제품 생산에 들어갑니다. 이 곳 다이칸야마에는 디자인 스튜디오들이 많이 있습니다. 이 중 AXIS라는 꽤 유명한 디자인 회사가 있는데, 이 분들이 디자인 쪽으로 많이 도와주고 계세요. AXIS는 디렉터인 우에다씨가 아는 분이 계셔서 연결이 되었는데, 사실 저희의 작업 중 많은 부분은 이러한 인간적인 연결고리로 이어진 경우가 많답니다.” 이들이 만드는 것은 제품뿐이 아니다. “Think the Earth의 가장 중요한 취지이자 활동은 환경보존을 위한 정보의 발신과 Think the Earth하는 사람 (지구적인 시야를 가지고 생각하고 행동하는 사람)을 양성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활동 중 하나가 환경에 관한 책을 출판하는 일이랍니다. 한국에서도 발간 된 네 권의 책 이외에도 ‘물이야기(みずものがたり)’, ‘먹을거리 이야기(たべものがたり)’등의 이야기 시리즈, 1초의 세계 등 비주얼 에코 북, 계절의 변화를 일본적 감성의 디자인에 녹여 낸 에코 그림책 ‘에코요미(ECO+일본어의 읽기를 뜻하는 요미(よみ)’ 등이 출판 된 상태입니다. 이 중 일본의 다이아몬드 출판사 라는 곳과 함께 만든 ‘1초의 세계’, ‘세상을 바꾸는 돈의 사용방법’, ‘기후변동+2C’라는 세 권의 책은 전국 4만 5천 곳 정도의 초, 중, 고등학교에 무상으로 기증되었습니다. 물론 다이아몬드 출판사에서 직접 기부한 것이죠." 책의 출판하는 것 이외에도 인터넷 홈페이지에 Think Daily라는 코너를 만들어 세계 곳곳의 사람들이 직접 환경에 관한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적거나 소개할 수 있도록 한 코너를 두는 한편, 일 년에 두 번, 독자적인 프리 페이퍼(무가지 신문)을 만들어 도쿄 곳곳에 젊은이들이 많이 찾는 까페 등에 배치하고 있다고.  “Think the Earth의 프리페이퍼는 우선 젊은 층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디자인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으며, 환경문제나 사회 문제에 쉽게 접근 할 수 있도록 ‘지구 체험 50문’등의 퀴즈 코너나 유명인들이 말하는 환경이야기 등으로 흥미를 유발시키도록 합니다. Think the Earth의 가장 큰 목적은 환경이나 사회 문제에 대한 정보 유발, 그렇지만 ‘강압적이거나 너무 심각하게 표현해서 사람들을 불편하게 만들지는 말자 ‘라는 것이 포인트입니다. 우선은 가벼운 기분으로 접근할 수 있도록 해서 지구가 안고 있는 이러한 문제들에 대한 무관심 자체를 줄이도록 하는 게 중요하니까요. 저부터도 재미있는 환경 운동에 참여해 보고 싶다는 생각에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되었답니다.” 이를 위해 이들은 교육 프로젝트에도 신경을 쓰고 있는데, 그 중 대표적인 것이 매년 여름 펼치고 있는 ‘워터 플라넷 (Water Planet)’이라고 하는 캠페인이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일본도 물에 대한 접근도가 뛰어나기 때문에 식수 부족 이라는 문제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해 보거나 그러한 현실에 대해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 이에 Think the Earth는 여러 가지 시각적, 체험적인 방법으로 사람들에게 앞으로의 식수 고갈 문제와 제3세계의 식수 부족 문제에 대해 알리려고 노력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마이 보틀(My Bottle) 캠페인, 즉 페트병에 든 물을 사는 대신에 자신의 물통을 가지고 다니며 물을 마시자 라는 캠페인을 펼친 것인데, 도쿄 시내의 여러 가게들의 협조를 얻어 정수기를 설치, SIGG사와 합작으로 만든 이들의 알루미늄 물통을 구입하면 이들 제휴 가게들에 들어가 무료로 물을 받아갈 수 있도록 했다고 한다. 그리고 이들의 이러한 노력 덕분에 ‘마이 보틀’이라는 개념은 일본에서 꽤 확산되어가고 있다. “올해에는 물의 학교(水の学校)라는 캠페인이 막 끝난 상태입니다. 환경 문제나 식수 부족 문제에 관심은 많지만 자신이 어떻게 행동해야 하고 문제 해결을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잘 모르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이를 위해 일주일에 한 번씩 세미나에 참가하여 NGO등의 제3세계 개발 전문가 등으로부터 식수 문제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도록 프로젝트를 만들어 본 것이지요. 여러 연령대의 다양한 분들이 참여해 주시면서 많은 관심을 보여주셨습니다.” 이 워터 플라넷 프로젝트 및 ‘물 이야기’ 책 등을 판매한 수익금 중 일부는 개발도상국의 식수 개선 사업에 사용된다. 이렇게 이들이 제작한 디자인 프로덕트의 로열티 및 책의 인세 등에서 나오는 수익금, 뮤지션 사카모토 류이치(坂本龍一) 등으로 구성 된 이사단의 기부금, 그리고 어스 커뮤니케이터(Earth communicator)라고 하는 개인 회원들의 회비가 모여 이들이 수익이 되는데, 실비를 제외한 대부분의 수익은 환경 문제나 사회문제를 위해 직접 발로 뛰는 NGO나 NPO에 다시 기부되어 지구를 위한 문제 해결에 사용된다. 요즘 이들이 기획해 내놓은 제품은 한번 쓰고 버려지는 쌀포대에 비닐 테이프를 붙여 팝아트적인 가방을 만든 것으로,디자인은 카미나리(雷)라는 디자인 회사가, 제작은 나가노현(長野県)에 있는 복지시설 ‘오이데요 하우스(OIDEYO HOUSE)’의 지체 장애인들이 손수 만든 것이다. “쌀포대가 한번 쓰고 버리기에는 너무 튼튼하고 질이 좋아서 '재활용했으면 좋겠다' 라는 아이디어에서 만들게 되었습니다. 6000-7000엔이라는 꽤 높은 가격에도 인기가 있는 편이랍니다. 요즘 일본에서는 트럭 덮개와 안전벨트를 재활용해서 만든 프라이탁(Freitag)이라는 스위스제 가방도 2-3 만엔이 넘는 고가이지만 인기를 얻고 있어요. 이런 맥락에서 보면 모두들 환경 문제나 재활용 문제에 관심은 많이 가지고 있는 것 같아요. 문제는 자신이 어떻게 참여하면 좋을지, 정보를 구하기 어렵다는 점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들의 앞으로의 계획은 올해 연말부터 일본 전역의 플라네타리움 극장에서 물이나 환경에 관한 이미지들을 모아 만든 영상을 상영하는 것이며, 아이폰에 들어가는 환경 관련 어플리케이션 프로그램을 만들어 배포하는 것도 연구 중에 있다. JR의 ‘기차로 Eco 여행을’이라는 표어와 같이, 이곳저곳에서 Eco라는 글자가 보이는 요즘의 일본은 ECO가 붐이기는 하지만 아직 생활에 완전히 정착된 상태는 아니라고 한다. “일본은 원래 공업국가인데다가 이제까지의 정권이 친기업적인 자민당이었기에 환경에 그리 큰 관심을 두는 나라는 아니었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일본인들이 환경 문제에 무관심하거나 잘 모르고 있는 것에는 이러한 이유가 크다고 생각 되요. 하지만 이번에 새로 들어온 민주당 내각은 좀 더 친환경적이라 기대가 됩니다. 점점 저희와 같은 디자인이나 문화를 접목시킨 단체들도 늘고 있는 추세이고요. 예전에 비하면 환경에 대환 관심도 엄청나게 늘었다는 것도 실감하고 있습니다. 일본은 기술이 강한 나라이니만큼, 이제는 그 기술을 이용해서 환경문제들을 해결하는데 앞장서 나갔으면 합니다." 그녀는 또 한국의 환경운동에 관심이 많다는 소셜 디자인 마켓 팀의 야마구치 토모유키(山口倫之)씨를 불러와 셋이서 한국과 일본에 대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한국도 일본과 비슷한 상황이라고 들었습니다. 한국의 젊은 환경운동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도 알려주세요. 한국의 프로젝트들과 연계해서 일해 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옛날의 부모님들 세대와는 다른 세상인 만큼, 젊은 층이 좀 더 쉽고 재미있게 접근할 수 있는 프로젝트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는데 하고 바래봅니다. 그리고 젊은 세대들이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갔으면 좋겠어요. 이제 더 이상 환경 문제는 비켜 갈 수 없는, 직면해야만 하는 문제이자 우리가 풀어 가야할 숙제이니까요.” 한국에서는 기부나 사회운동에 대한 참여라고 하면 돈을 직접 건네는 것을 일반적으로 떠올린다. 하지만 지속 가능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방법은 얼마든지 다양한 형태로도 나타날 수 있으며, 이는 우리의 관심과 참여도에 달려있을 것이다. 한국에서도 Think the Earth와 같은 즐거운 공익 프로젝트가 많이 등장하기를 기대해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