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th April
공연을 준비하고 있는데 아이들의 모습이 나타나자 나도 모르게 긴장하게 되었다.
첫 인상이 중요하기 때문에 워크숍 도중, 평소의 바보같은 모습을 보이더라도 첫 인상은 공연으로 좋은 모습을 보여야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랬던 것 같다. 
아이들이 들어오고, 왁자지껄한 소음도 같이 따라들어왔다. 산만한 모습과 소음에 나는 더욱 긴장하게 되었다.
공연하면서 힐끔힐끔 반응을 확인했는데, 듣는 건지 안듣는 건지...부산스럽기는 했지만 귀 쪽이 우리에게 향해있고 은근히 시선 또한 흘끗거리는 것을 보고 (히옥스 표현을 빌리자면) 꼭 집중을 하지 않고 있어야 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생각하는건가 싶기도 했다.
서로 익숙해지기 위한 게임과 몸풀기가 진행되면서는 실로 오랜만에 느끼는 어지러운 분위기 (여기저기서 들리는 괴성, 욕, 그리고 아이들의 몸통박치기)는 날 점점 당황스럽게 만들었다. 그래도 지금 생각하면 게임의 이해(?)가 약간 부족했기 때문에 그랬을 것이라는 생각과, 그런데도 해보고 즐겁게 하려는 모습도 보였다. 
끝나고 간식을 먹는데 얘들이 '~선생님', '드세요', '갖다드려' 라며 우리에게 간식을 가져다 준다.

돌아와서 이런저런 생각...이라기보다는 상처가 생긴 것 같았다.
오랜만에 1년전에 이탈한 '학교'라는 공간에 다시 들어섰고, 그곳에서 학생이라고 불렸던 내가 선생님이라고 불리고 있는 상황이 낯설기만 했다. 결국 또 우울해졌다. 그냥 선생님이라고 부르지 말고 이름으로 불렀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이유는 내가 불편해서였다, 난 어느새 선생님이라고 부르고 먹을 것 가져다주고 몇살 차이도 안나는데 존댓말쓰는 것이 나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끝나고 난 뒤 가진 모임에서 우리의 언어와 저쪽, 제도권학교 안에서의 언어는 다르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그렇긴하다, 나는 제도권의 수직적인 관계, 군대같은 학생과 교사같은게 싫어서 나왔는데 하자 안에서의 언어를 받아들인 내가 언젠가부터 '우리 것만 좋은거고 다른 건 잘못된거야, 우리처럼 해야 되는 거 아냐?' 라는 생각으로 일관하고 있었다는 데 수긍이 간다. 이 시간들을 통해서 상처받을 이유가 없다는 히옥스의 말이 아른거린다. 
영화 '클래스'를 볼 용기가 없고, 제도권의 언어에 닿기만해도 민감하게 긁히는 내가 너무 약한 척 하는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은 든다. 좀 더 무던해져도 될텐데, 언제까지 예전 일을 떠올리면서 슬퍼하지 않아도 될텐데.

감상평이 길어졌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 의미화에 대해서 생각해봐야겠다고 느끼는데,
학교 안에서 보낸 시간들 중 기억해도 좋을 만한 시간을 보낸 적이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면 그걸로 된걸까?
내가 생각할 수 있는 것은, 현재 여기까지이니 차차 생각해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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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th April


싱얼롱을 진행하면서, 사실 정시에 모이는 것이 힘들기 때문에 시간이 길지 않다는 걸 알았다.
아이들이 떠들고 소리지르는 것을 어떻게 하면 좋을지 몰라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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