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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UDIOS글 수 1,063
작년 말 무렵, 하자작업장학교 학기 메인 프로그램 중 'Poetry Afternoon'을 진행해왔다. 매주 화요일 오후는 시 읽는 오후이었고 그 과정을 통해서 '시' 자체에 마음을 더 쓰게 되고 개인적인 목표로는 감수성 발달에 더 마음쓰려 노력했었다. 하지만 사실 나에겐 시는 익숙하지만 친하지는 않다. 중학교 시절에 '이원규'시인께 시를 쓰는 법, 낭독하는 법을 배우려 수업에 참가하긴 했었으나 시라는 문학 그 자체가 마음이 와닿지 않아서 끝내 포기했었던 기억이 있다. '이해할 수 없는 말로 가득하다!'라면서. 하지만 하자작업장학교와 고정희는 가까운 사이임을 안다. '또 하나의 문화'의 유일한 시인이었던 고정희와는 먼 사람이 아니다. 그리고 10년전 하자작업장학교 의 10대 여성들에게 있어 동경의 대상으로 삼을 수 있는 '문화적 영웅'인 사람이다. 시대의 환경과 사회에 영향을 많이 받았던 그녀는 그 당시의 현재와 미래에 많은 사람들을 연대시켜줄 자신의 의지표현을 시라는 매체를 통하여 알리는 것에 그녀를 '문화적 영웅'이라고 할 수 있는 부분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나와의 직접적인 연결지점을 찾는 방법이 능숙치 않아서인지 마음에 와닿는 부분을 찾기 어려워하는 탓에 하자작업장학교에 2년을 넘게 다니고 있는데도 나와는 가까운 사람이 아니었다. 그런데 여행을 떠나기 전, 고정희 기행의 첫 날의 Poetry Night프로그램을 준비하는 중 각자 고정희 시집 중 시 2개 골라오기, 자신이 좋아하는 시 3개 골라보기로 했었다. 시에 대한 관심이 협소했기 때문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과거의 시를 조금 읽었던 기억을 되살려 몇편 골랐다. 그리고 공유하는 순간 나는 하자에 들어온 이래로 고정희의 시를 낭독해 보았는데, 이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를 어느 정도 눈치챌 수 있었다. 그리고 '내 슬픔 저러하다 이름했습니다'라는 시를 감상해보았다. 그리고는 그녀의 그리워하고 만나길 바라는 마음이 나에게도 전달되어 조금 감동받았다. 이때, 한달 전 개봉한 영화 '시'의 이창우 감독이 '시란 마음과 마음을 연결시켜주는 언어인 것 같습니다'라고 한 말이 떠올랐다. 그 감정을 느낄 수 있다면, 내가 시에 대해 몰랐던 사람이지 무의식적으로 시를 거부하던 사람은 아니었던 것 같다. 그와 동시에 시인이 무엇을 이야기하고 표현하는 사람인지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으며, 지난 3월 하자작업장학교를 수료하면서 나 자신에게 부여한 徥人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다. 그렇게 2년만에 처음 만난 이번 기행은 작년에 비해 프로그램구성도 단순했던 것 같다. 고정희 문학상도 묘 앞에서 치뤄지지 않았고, ritual한 의식도 없었으며 멘트 있는 진행도 볼 수 없었다. 50명정도의 인원이 묘를 둘러싸고 그녀의 친구들이 포도주와 함께 하고 싶은 말을 한 마디씩 전해주고 오래된 잡초를 뽑아주었다. 그리고 비가 어느 정도 그친 후, 하자작업장학교는 고정희에게 그녀의 애창곡 '양희은-이루어질 수 없는 사람'을 모두 다 같이 기타를 치면서 노래를 선물해주었다. 죽은이를 위한 사람을 위해 노래를 부르는 경험은 처음이다. 돌아오지 않는 박수갈채를 상상하니 오묘한 감정이 들었다. 노래가 끝난 후, 흰 나비 한마리가 날아다니는 것을 보았다. 하지만 기후의 장난인지, 그 노래가 끝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비가내리기 시작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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