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8.27 오후 밀양 송전탑 모임


미르 : 친구의 아버지가 한전의 고위 간부이신데. 친구는 밀양 문제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고 있더라. 친구에게 '너희 아버지가 이런 일을 하는거야!' 라는 말을 할까? 했는데 결국 하지는 못했다. 만약에 친구가 우리 학교에 입학해서 원전에 갔을 친구는 과연 어떤 생각을 하게 될까? 그리고 한전에서 어떤 일을 저지르는 것이 위에서 시켰든, 자의 적으로 했든 너무 이기적이구나, 라는 생각을 했다.


핑두 : 밀양 어른들을 만날 때 마다 언론에서 들은 얘기보다 심했다. 고소당했다고 하고… 그런 사실들을 알게 되면 무겁게 느껴진다. 영상 속 횡성이나 태백 어르신들이 "힘들텐데, 과연 될까?"라는 말을 듣고 표정을 보면 얼마나 힘들었을까 짐작하기 어렵다. 그 기억을 떠올리고 싶지 않을 정도로… 


미르 : 어려운 싸움을 경험 했고 결과적으로 실패를 해서 밀양의 상황에 대해 부정적으로 보고 있는 것 같다. 패배한 경험이 있지만 만약 밀양이 승리하게 된다면 좀 더 힘을 낼 수 있지 않을까? 이 영상은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동녘 : 그 말대로라면 반대로 한전에게 패배한 사례가 된다. 아마 한전도 지지 않으려고 발버둥을 치고 있을 것이다. 지금 동화전마을 김정희 위원장님이 여전히 풀려나고 있지 않은 상황이다. 한전에서 하루에 100만원씩 벌금을 내라고 고소했다. 밀양 주민들의 수입이 80만원인데…


마루 : 나는 밀양을 떠올렸을 때 실패고 성공을 떠나서 싸움이 안 되는 거라고 생각했다. 정부와 한전이 너무 거대해보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금 밀양분들이 오랫동안 이 싸움을 이어오는 것을 보면서 승리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러나 승리하단다는 말을 떠나서 자신들을 위해서 이기도 하지만 미래세대를 위해서 하는 일이라는 점이 더 마음에 와닿는다.


동녘 : 지키고 싶은 마음이 있기 때문이다. 시작은 자신의 땅과 삶의 터전을 지키기 위함이었다. 그런데 그 지키고자 하는 마음이 더 넓어졌다. 문득 생각난 것이 있는데, 국회 앞에서 모였던 시위에서 밀양 문제를 9월로 보류시켰었다. 과정들은 점점 드러날 것 같다.


온 : 밀양 얘기를 들을 때마다 드는 생각이 있다. 이 문제에 대해서 엄마와 얘기를 하다보면 사람들이 밀양 얘기를 많이 하지만 신경을 안 쓴다고 한다. 왜냐하면 신경을 쓸수록 머리아파지는 문제니까. 마주하고 싶지 않아서 하지 않는다고 했다. 엄마가 일하는 곳에서 책모임을 하는데 나랑 가끔 어떤 책을 읽을까 얘기를 나눈다. 더글라스 러미스의 에콜로지와 평화의 교차점을 읽는 것이 어떠냐고 제안했다. 엄마의 대답은 나는 그것을 재미있게 읽었을지는 몰라도 다른 엄마들은 읽기를 싫어한다고 얘기했다. 내 생각에는 그런 책을 읽으면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는 사고(후쿠시마나 밀양, 강정)들을 조금 다르게 볼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렇지만 그런 기회를 거부하는 사람들이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밀양이 8년동안 싸우고 있고 이제 곧 10년이 다 되어간다. 내가 너무 어려서 그랬을지는 몰라도 횡성이나 태백에 송전탑이 있는지는 몰랐다. 몇 년 전 까지만해도 알 수 없었던 일이다. 이번 에너지의 날에서 느낀 것이 이번에도 행사에 사람들이 없다는 것이다. 어제 '불을 끄고 별을 켜다'라는 행사포스터를 영등포 아웃백을 지나며 봤다. 서울시가 애쓴 것을 볼 수는 있었지만 행사 자체가 잘 끝난 것 같지는 않다. 차라리 밀양에서 벌였던 일이 훨씬 더 의미있었던 것 같다. 다른 사람들이 밀양에 대한 질문과 의문, 관심을 갖기 위해서는 너무 무겁게만 접근하지 말고, 다른 관점이 필요할 것 같다는 생각도 한다.


주님 : 만약 밀양의 송전탑 뿐만이 아닌 다른 송전탑을 세우는 일도 같이 멈췄으면 정말 기쁘겠다 생각을 했었다. 사실 이금자할머니의 조상님(다음 세대에 대한 이야기)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을 때도 나는 좋게 들었다. 그렇지만 모든 사람들의 감성에 맞는 얘기는 아닌 것 같다. 우리가 그런 말을 받아들이는 것이 밀양 사람들이 겪는 문제와 경험을 개인적인 일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같이 받아들임으로써 다른 사람들에게 잘 전달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런게 '경험의 힘'이 아닐까 생각도 한다. 주변 사람들에게 알린다는 일도 우리들이 할 수 있는 일인 것 같다.


까르 : 어떻게 하면 도움이 될지 생각하려면 상황을 충분히 공감하고 내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것이 필요한 것 같다. 밀양 분들을 만나고, 강의를 듣고, 자료를 찾고. 그런 것들이 쌓이면 더 잘 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다.


비노 : 나에게 좀 답답한 것은 '공감'이라는 것이 있어야 하는데, 아직 밀양이 내 일처럼 받아들여지지 않는 것 같다. 머리로는 알겠다. 내 삶과 미래와 관련이 어떻게 되어있는지는 머리로 상상할 수 있다. 제주도 강정마을에 갔을 때는 마음에 공감이 되고 같이 화가 나고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그렇지만 밀양은 마음이 따라오지 않는달까… 지금은 놀고 싶은 마음일지 뭘지. 내가 답답하다.


미르 : 국회 앞 집회에서 결과를 기다릴 때 우리가 밀양 어르신들과 우리의 마음이 다른 것 같다고 생각했다. 밀양 문제를 배우게 되면 며칠은 잘 이어가다 얼마 안 되서 공감대가 떨어지는 것 같고… 같이 마음을 쓰지만 눈에 보일 때 참여하고. 그럴 때 스스로가 이기적이라고도 생각할 때가 많다.


푸른 : 까르가 말한 것도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일단 나의 경우에는 밀양 할머님들의 마음과 내 마음이 다른 것이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경험이 너무 다르고, 사는 지역도 다르기 때문에 본인의 마음을 다 알 수는 없다. 할머니와 나의 마음을 비교하게 된다면 자신이 어떻게 느끼는지 집중하는게 좋다고 생각한다. 미르와 비노가 겪는 문제가 어떤 것인지 안다. 원전을 생각하고 지금 바다를 생각하고, 몇년 후면 방사능이 우리 앞바다로 올거고. 사실 송전탑도 그것과 비슷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계속해서 산이 줄어들고 송전탑을 늘어나고 있으니까 말이다. 그런데 누구라도 '내 일이 아니야'라고 얘기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나의 일이 아니라고 말할 수 없는지 각자가 알아가면 하는 마음이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 중에서 우리 주변 사람부터 설득하는 일도 좋은 일일고 생각한다. 비노가 2학기를 맞이하려 하니까 나는 그것도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어려워도 힘내서 같이 공부해보자고 말해주고 싶다.


<아이디어>


평소에 할 수 있는 일은 없을까?

•예전에 가압경수로 공부했었던 것 처럼 에너지 정책에 대해 공부해보는 시간도 있으면 좋겠다. 그리고 발제와 페차쿠차.

•우리도 밀양 송전탑765V릴레이 같은 어떤 일을 했으면.

•천연 페인트를 활용한 무언가… 예를들어 깃발이나 손수건 등.

•페이스북에 소식을 공유하거나 스크랩을 하자.

•하자에 전기를 아끼자는 캠페인을 해보자.(스티커 제작)*청소년 운영위원회에서 진행중.

•제작년 3.11때 노제 깃발에 지금 밀양 집회에서 하는 피켓과는 달리 시적이어서 좋았다. 밀양 버전으로 다시 만들자.

•밀양 아리랑/송전탑 백지화 쏭 정도 할 수 있는 것 같은데, 공감을 나눌 수 있는 노래가 있었으면 좋겠다. 고향의 봄 같은 노래.


공연

•Toque de Timbaliero를 다시 연습하자. 그렇지만 춤+노래는 부담스러움.

•행진할 때 깃발이나 스카프 같은, 손에 쥘 수 있는 뭔가가 있었으면 좋겠다.

•행진할 때 뒤에 따라갈 때 어색함. 뭔가 동작이나 박수나 같이 분위기를 낼 만한 거리들을 만들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