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1조: (정현영), 김영민, 홍조, 쇼
2조: (김현경), 무브, 동녘, 센
3조: (최규식), 오피, 구나, 히옥스

오후

1조: (김소연), 홍조, 쇼, 이성애
2조: (김현경), 무브, 동녘, 센
3조: (이승하), 오피, 구나, 히옥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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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조: 온도재기 이틀째. 온도가 아침이나 점심이나 변화가 없고, 밤에도 그런데, 실외온도는 항상 변하지만 실내온도는 일정하다는 것. 일정한 온도가 유지되는 것이 어떤 영향이 있을까? 체온을 재니까 점심에는 더 올라가는 것 같았고, 선풍기 바람이 더운 바람이 나오니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게 있는 것 같았다. 실외온도는 확연히 아침과 점심 차이가 나서 4도C까지 차이가 났지만, 실내는 0.8도 정도밖에. 한 집(홍석주할아버지)은 거주자가 직접 한 시간에 한 번씩 재어보기로 해서 내일은 언제가 가장 온도가 높은지 같은 것을 알 수 있을 것 같다.

쇼: 전체적으로는 어제와 다름이 없었다. 나는 인사 외에는 거의 말을 잘 안 하는데, 어제는 말을 안 하면 불편한 마음이었는데 오늘은 그렇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좀 보고만 있는 것 같아서 한 편으론 뭔가를 해보고 싶은 마음도 있었고...맨 첫집가는 93호 할아버지는 덥다고 하시면서 집에만 계시고 잠만 주무시는 것 같았는데 오늘은 밖에 나와계셨다가 우리랑 같이 들어가게 되어서 조금 마음이 놓였다고 할까. 불편했던 마음이 가라앉았다. 오늘 돌아다니면서 혈압 재고 체온을 재드리는 할머니 중에도 일을 나가시는 분이 계시는데, 그 중 한분은 오징어 같은 것을 파는 분인데 이번 여름은 비가 너무 많이 와서 8월까지는 일을 잘 못할 거라고 하시더라. 쪽방촌 일자리 창출.... 그런 포스터가 있던데, 대부분 일하는 게 지하철이나 잔디밭 같은 공공근로나 공사판에서 빡센 일하는 것인데, 기준이 쪽방촌 독거노인은 아니라서 그렇게 정한 것 같은데, 포스터를 붙이시던 할머니께 여쭤보니까 돈벌이를 하셔야 하는 분들이나 노인들이 많이 가시면서도 좀 위험한데 많이 가신다고 하더라. 

무브: 갈 때마다 문제점이 더 보이는 것 같다. 첫째로는 어느 할아버지 댁에 도움이가 오시는데 (어제 우신 할아버지), 그 태도가 너무 대충대충하고 불성실해보였다. 걸레를 빨아서 닦는 것이 정말 '처삼촌 벌초하듯' 하시는데도 도장은 찍고 가시고. ...오늘은 어제보다는 별로 얘기를 많이 나누지는 않았다. 대부분은 TV앞에서 시간을 보내시는데 화질도 나쁘고, 소리도 나쁘다. 디지털TV로 다 바뀐다면 어떻게 되나? 빈방 있습니다.란 광고도 많이 보이더라. 이곳을 떠나고 싶으실 것 같다.

센: 하루에 두 번 가서인지 벌써 익숙해진 느낌이 드는데, 어제는 골목을 들어가는 것만도 겁나고 그 안에 있는 것만도 엄청난 긴장상태를 초래했는데, 오늘은 우리가 가야하는 집을 다 기억하고 있으니까 어제보다는 주저하지 않고 갈 수가 있었다. 술 취한 분들이 말을 걸 때 대꾸를 성의없게 하게 되는데, 그 사람들을 대하는 태도가 진짜로 성의없고... 그렇게 될까봐 걱정되는 부분은 있다. 그 외에는 특별한 것이 없다. 적절한 표현인지 몰라도 "익숙해져서"인지, 시간도 단축되는 것 같은데 어르신들은 우리를 말벗 삼고 싶어하시는 것 같은데, 우리는 시간에 맞춰 얼른 일을 해야 하니 어르신들 마음을 뒤로 하고 떠나야 하니까 약간 갈등/고민이 되는 것 같다. 나는 온도 같은 것보다는 그 분들의 생활이나 우리의 태도에 더 신경이 많이 쓰인다. 

동녘: 센말처럼 시간이 단축된 건 있는데, 어제는 처음이었지만 이제 우리가 뭘 하는지 아시기 때문에 더 금방되는 것 같기도 하다. 기록할 때도 질문할 것이 있는데 그것도 정해진 리스트가 생겼다. 가끔 빼먹는 것도 있지만. 오늘은 아침에 가보니 식사 거르시는 분들이 계시던데(반절정도) 그 분들 중 두 분은 그때까지도 주무시고 계셔서 좀 죄송했다. 특히 도움이 있던 집은 김성규할아버지신데 다리가 많이 아프시다. 주무시고 계셔서 깨워드렸는데 아침 8시에 주무셨다고 해서... 생활이 불규칙한 것 같다. 이희중할아버지는 아침에는 다 잘 해주시는데 자꾸 2시에는 어딜 가셔야 하니 오지말라고 하시는데 정말로 어딘가 가버리셨다. 

오피: 나도 역할에 대해서 생각해봤는데, 보디가드를 어느 정도 해야겠구나 하는 생각도 하긴 했다. 그런데 3조는 좀 평화로운 편이고, 길거리에 누워계신 분도 슬금슬금 피해가면 되고, 방문하는 집 구성이 주로 쪽방촌 안쪽이라... 들고가는 혈압계도 구나랑 나눠들고 가면서 사실 혼자 들고 갈 수도 있는 건데... 아무튼 별로 위험할 것 같지는 않다는 생각도 들고, 자연스럽게 질문도 하고 그러면 좋겠다는 생각.

쇼: 나는 지나가는 어르신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었는데 그 중 한분이 '너 나 알어?' 그러면서 알지도 못하는데 인사한다고 뭐라 하셔서 좀 뻘쭘했다.

동녘: 그 길에서 마주치게 되는 다리에 그림 많으신 분은 점점 욕의 강도가 높아지셔서... 바디가드 할 일 중에는 그런 분들의 얘기에 답해드리는 것도 있을 것 같더라.

홍조: 나랑 간호사가 들어가 있을 때 뒤에 쇼나 김소연선생님, 김영민선생님 계시면 뒤에 누군가 있구나 해서 안심이 되는데. 뒷사람 역할도 중요한 것 같다.

구나: 오피말대로 히옥스와 간호사가 기록을 하고 있는데, 나는 별로 말을 안 하는 편이지만, 말을 해야지 해야지 하면서 부담을 갖고 있다. 오늘 새로운 의사선생님이 오셨는데, 노인분들을 대할 때 태도나 혈압계를 채우는 한 가지 일도 다르게 하시더라. 그런 모습이 참 중요한 것 같고 좋았다. 다니다보니 할머니들이 길가에 나와 계시고, '이제 내가 자리에 앉겠다'같은 얘기가 들리던데, 의자나 벤치같은 것이 있으면 좋겠다 하는 생각도 들더라. 노인분들은 고맙다 하시는 분도 계시고, 억지로 하시는 분. 어떤 분은 이건 집도 아니라면서 미안하다 하시는 분도 계신다. 

홍조: 그나마 거동을 하실 수 있는 분들은 밖에 나와계시지만 아침에 미세먼지측정까지 하게 되었었는데 거동이 어려우신 분 방에는 냄새가 아니라, 탁한 공기 때문에 숨이 막힐 정도더라. 더군다나 2층에 사셔서... 그래서인지 혈압/혈당만큼 호흡기 문제도 많으신 것 같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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