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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9 일 9pm / 3.30 월 9pm
한강 유람선 여의도 선착장, 공연시간 : 90분, 관람료: 1만6천원

임민욱 - 한강유람선 - 빛과 사운드 퍼포먼스/장소특정작업/도큐멘터리/ 연극 .

‘너의 현실에 나는 어떻게 살아갈 수 있을까’

퍼 포먼스를 준비하며 떠올린 이 질문은 나의 급급한 현실이 사실은 너의 현실로부터 비롯한다는 일종의 원망과 그렇게 서로의 현실에 우리가 깊이 영향받고  있음을 드러내는 연대감을 동시에 표현하고 있다. 어떻게 관계를 맺고 있는지 어떻게 만나며 어떻게 사라져 갈 것인가...이 퍼포먼스는 속도가 소멸시키는 기억의 관계, 그것으로부터의 저항, 인간과 도시 속 자연의 관계에 질문을 던진다. 참 많이 그리고 너무 빨리 변하는 환경 속에서 사진 한 장 남길 사이 없이 우리의 기억들은 떠밀려 사라지고 삶의 순간들은 살기도 전에 그 기억이 사라질 것을 떠나버릴 것을 늘 준비해야 할 처지가 되었다. 점점 가속화되는 ‘세계화’는 ‘이미 본 것’같고 ‘벌써 사라진 것’같은 뒤숭숭한 시공간 감으로 우리를 떠돌게 한다.

하지만 그래서 우리는 기록과 증언을 필요로 하지 않는가?

여의도 선착장에서 유람객을 태운 배는 하나(비전향 장기수 출신),  둘(갈 곳 없는 연인들),  여럿(거울시위대)이 연출하는 섬(노들섬), 만(잠수교북단 옆 낚시터), 가장자리(양화대교 밑 주차장) 세 지점을 통과하면서 시간과 만남의 궤적을 그린다.

서울이라는 무대에 유람선이라는 배우가 움직이고 관람객은 더 이상 구경꾼이 아니라 그 뱃속으로 들어간 것이다. 삼켜진 관람객은 무대배우의 ‘젖줄’일 수도 있고 내장일 수 도 있는 한강줄기를 타고 ‘안’과 ‘밖’ ‘여기’와 ‘저 너머’의 소리를 관계를 통해 보고 듣게 된다.

빛과 거리, 실시간 사운드와 속도는 유람선이라는 퍼포머의 춤사위이자 추상언어들이다.

그 가운데 육지와 배를 연결시켜주는 무전기 교신은 구체언어로서 증언자들을 불러낸다.

거울피켓을 들고 우리는 모두, 누구나, 세상을 살기 위해 태어난 ‘전향자’라면서 유람선의 서치라이트를 반사시키는 무리들 한 곳, 우리는 모두 저마다 비밀을 하나씩은 간직한 채 살아가는 사람들이라고 숨을 곳을 요구하며 외쳐대는 연인들이 있는 한 곳, 우리는 모두 그것이 정치적 이유가 아니더라도 저마다의 이유때문에 ‘거부’를 실천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안녕’을 전하는 한 곳, 한강라인에서 이 세 지점은 순환구도의 꼭지점들이다.

그러나 배가 운항되는 동안 보이지 않는 선장의 자조 섞인 목소리는 이 유람선의 흥행과 광고를 목표로 하는 스펙타클의 메시지가 없다. 심지어 스스로를 의심하는 순간에 운항을 머뭇거리며 주저하는 사태까지 발생한다. 그는 스스로를 ‘한강의 선장’이라 생각하며 자신만의 르네상스에 대한 또 하나의 ‘의견’을 피력한다. 소외와 분리가 없는 곳, 잊혀져 가는 사실들을 다시 떠올리고 곱씹는 일이 인간성을 회복하는 일이라고 말한다. 그에게 결국 한강은 소리를 박탈당한 사람들, 어둠 속에 묻혀 있는 사람들이, 권리를 주장하거나 논리를 내세우는 것과 또 다른 방식으로 존재하고 있음을 상기시키는 자연이다. 우리는 한강을 향해 북치고 장구치고 그야말로 회유와 원망 등 갖가지 감정과 분석, 상징등을 투사하건만 한강은 “차라리 아무 말도 하지 않으렵니다” “차라리..하지 않으렵니다”라는 말만을 반복한 바틀비라는 허먼 멜빌의 소설 주인공 바틀비를 떠올리게 한다.

실제 유람선의 인물과 형식 그리고 증언들을 바탕으로 재구성한 이 퍼포먼스는 떠다니는 빙산에 산산조각이 나는 우리의 기억과 고통의 관계를 구경꾼들을 붙잡아두고 그렇게 소화시켜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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