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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UDIOS글 수 1,063
안녕,들 하지요? 오랜만이에요. 보름 전에 떠났던 이곳 정읍으로 어제서야 돌아왔습니다. 떠나 있는 동안 주변의 산과 들에서 호숫가에서 길 위에서 호흡 중이던 많은 꽃과 풀과 나무들이 빛깔과 모양새를 달리한 채 저물었던가 봅니다. 떠나기 전과는 사뭇 달라진 풍경, 시나브로 이울고 사위는 계절의 경계 너머로 곧 겨울이 닥칠 테지요. 모두들 맘과 몸의 옷깃 - 단단히 여미시길, 모쪼록 따숩게 겨울을 맞이하고 떠나보내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늦은 인사를 드립니다.
나는 <하자작업장학교>에서 지난 시월의 마지막 주를 보냈습니다. 이곳에서 보낸 며칠간을 얼마간 게으른 '관찰자'의 자리에서 서성이다가 오고 말았지만 적지 않은 자극을 받았음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처음부터, 대안학교 개교 준비 중에 무언가 ‘벤치마킹’할 것이 없나,하고 발을 들여놓았다기보다는 부딪치고 느끼고 배움의 과정을 통한 개인적인 성장에 대한 갈증에서 비롯된 측면이 더 컸던 이번 '수업 참관'이 이렇게 내겐 꽤나 의미있게 마무리되었던 것입니다. 무릇 모든 곳에서 모든 존재로부터 느끼고 배우게 되는 법이라고 생각하며 살아오고 있지만, 느끼고 배운다는 것이 실천과 삶으로 이어질 만큼 자극이 되어 돌아오는 경우는 그리 흔치 않은 듯합니다. 그러니까, 나는 그곳에서 어쩌면 짧디 짧았던 나흘 동안 무엇을 보고 배우고 느꼈으며, 내 삶에 그 자극들이 스미게 해야겠다고 결심을 하게 되었던 것일까요? 말하자면 이런 것들 - 자율, 영감, 배우고 가르칠 의무가 아닌 권리, 건강한 유연함, 지긋한 치열함, 또는 애정을 품고 집중하기, '누구도 네 생각과 같지 않아', 집과 학교와 거리의 경계를 허무는 실험, 내 학습을 내가 주도하기, 그러는 중에 서로의 성장을 돕기, 그러니까 자극하고 자극 받기. 그밖에 내 의식과 무의식을 넘나들며 말을 걸어온 많은 영감들이 있었던 듯해요. 앞으로 살아가게 될 날들 동안 불쑥불쑥 떠오르기도 하겠지요. 문득문득 툭 툭 한마디씩 말을 걸어주어 반갑고 기뻤어요. 난 오래 전에 물리적 '어른'이 되었지만 이 사회가 요구하는 어른의 규범에 맞춰 살아오지 못한 까닭인지 어쩐지 여전히 이 세상이 버겁고, 때로 사람들이 두렵고, 어릴 적과 별반 다르지 않게 낯선 환경에서 누군가에게 말을 건네는 일을 힘들어 하지요. 그리고 자신의 이러한 부분을 깨기 위한 노력을 조금씩 꾸준히 해오고 있긴 하지만 아직도 한참 멀었다는 생각을 자주 해요. 그 시공간을 다녀온 후, 빠뜨리는 날도 있지만 '오늘의 문장'을 끄적거리거나 웅얼웅얼 되뇌어보게 되었고, '워크북'으로 쓸 노트를 마련했으며, 이번 주 일요일에는 다음의 집회(http://pal.or.kr/xe/141056#3)에 함께해야겠다고 생각 중이지요. 히게오, 홍조, 호사Hosa, 자네, 율리아, 영환, 오피, 씨오진, sen, 쇼, 빈, 무브, 망구, 동녘, 너울, 구나 * 사진 몇 컷 올릴게요. 마지막 두 컷은 쇼Show의 시골집 - 엄밀히 말하면 쇼의 어머니가 사시는 집 - 툇마루(에 내걸린 곶감으로 탈바꿈 중인 감) 풍경이에요. 이 게시판에 올려달라고 하셨지요. 놀러들 오래요. 와서 곶감도 먹고 가고 그러라고 하셨어요. 나도 어제 먹었는데 말랑말랑하고 쫄깃쫄깃하니 맛있었답니다.^^ ------------------------------------------------------------------------------------------------------- 기러기Wild Geese 착하지 않아도 괜찮아. You do not have to be good.
2010.11.10 09:42:04
길날, 안녕하세요!
잘 돌아가신 것 같아 다행이에요. 정읍으로 돌아가시는 사이에 급격히 날씨가 추워진 듯 해요. 길날도 옷깃을 단단히 여미시길 바라요. 길날이 작업장학교에서 저 뒤켠에 앉아 살짝 미소를 머금고 계시던 게 생각이 나요. 조금은 이야기를 많이 하지 못한 아쉬움이 있지만 이렇게 만났던 짧은 인연들이 언젠가 또 다시 이어질 거라고 생각해요. 편지 밑에 달아주신 '시'가 좋아요. 안그래도 요즘 '학교 홈페이지에 글을 남기신다 했는데' 라며 문득 길날의 소식을 궁금해하고 있었어요. 고맙습니다! 그럼 따듯하게 겨울 보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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