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UY NOTHING DAY MANIFESTO


아무것도 사지 않는 날을 위한 선언문

                                                                                                                   동녘


지금 우리는 왜 이 날, 11월 27일 토요일 오후에 거리로 나왔을까요?

현대의 우리들은 역사상 어느때보다도 가장 많은 소비를 만들어내고 있고, 그 기록은 계속해서 갱신되어지고 있습니다. 

거리에 나가면 온통 돈을 주고 살 음식들과 물건들이 널려있고 그 덕분에 

우리는 돈을 쓰고 소비하지 않으면 거리에 있을 수도 없고, 있을 이유조차 없어지게 되었습니다. 

밖으로 나온 우리는, 무언가 사지 않으면 불안하고 집으로 당장 돌아가야 할 것만 같은 압박에 휩싸이고 맙니다. 

무언가 계속 게 되고, 잔뜩 쌓아두어야 안심이 될 것 같고 사들이게 되며 어느새 우리는 그 순간은 행복하고 풍요로운 것이라 믿게 되었지만 아니, 이제는 소비가 너무나 당연한 일상이고 문화가 되었지만 정작 그 뒤에는 무엇이 남게 되나요?

홍대 앞 밤새 즐긴 후 매일 높이 쌓여버리는 쓰레기 더미인가요, 

살 때는 좋았지만 옷장에서 먼지쌓이게 되는 옷들인가요,

너도 나도 ‘쿨하게’ 보이기 위해 마시는 밥값보다 비싼 커피의 여운인가요?


우리가 이토록 소비로만 자신의 존재를 확인하고 나타낼 수 있는 삶을 살아가는 순간에도 

초국적 기업들은 값싼 제 3세계의 노동력을 착취하고 있습니다.

이 사라지고을 불태우고 밀어버리며 바다의 생물들을 닥치는 대로 건져올리고 

대량생산한 곡식에 방부제를 붓고 화학처리하고 

수많은 가축들이 단지 고기가 되기 위해 사육됩니다.을 가둔 채로 마치 공장의 기계처럼 고기를 만들어내어 세계로부터 더욱 더 많은 돈을 긁어모으고 있습니다. 

이미 우리에게 돈을 쓰라고 강요하고 세뇌시키는 소비문화를 만들고 있는 것은 우리 자신입니다. 


우리에게 정말로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우리가 소비하는 것들에 대해 알아야 할 것은 무엇일까요.

우리의 삶의 양식을 이루고 지탱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우리가 사고 팔 수 없는 무언가가 무엇일까요.남아있기는 할까요?

우리의 영혼이나 행복이나 역사와 미래같은 것들은 멸종위기에 처해버린 것은 아닐까요?


모든 걸 사고 팔 수 있다고 생각하는 시대이지만, 

그러기에 더욱 더, 나와 우리와 내가 발을 디디고 있는 모두의 삶의 터전인 

이 도시와 지구 위에서의 공존에 대해서 고민해보는 하루를 제안합니다. 

우리의 라이프스타일은 우리 스스로 만들어갑니다. 

오늘은 세계의 많은 사람들이 지지하고 참여하는 "아무것도 사지 않는 날"이라는 것을 알려드립니다. 

아직은 일 년의 하루 뿐이지만, 하루만이라도 

끊임 없이 우리로 하여금 "돈을 써라"라고 부추기는 광고의 홍수에 떠밀려가지 마세요.

잠시 멈추어 서서

우리 자신의 삶과 행복을 생각하는 작은 방주에 몸을 실어보세요.


같이 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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