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b 너에게 처음으로 편지를 보내는구나. 이 편지를 쓰는 동안 나의 마음은 너에게 내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다는 기쁨이 봄에 피는 새싹의 따스한 햇볕이 비춰주는 것처럼 느껴져, 상상도 하기 싫지만 네가 답장을 해 주지 않을 것이라는 걱정이 폭풍에 휩쓸려 이리저리 흔들리는 갈대처럼 내 마음을 흔들고 있기도 해, 하지만 갈대는 이리저리 흔들리기만 할 뿐 뽑히지는 않는 것처럼 너를 사랑하는 내 마음은 변함이 없으니 걱정은하지마. 너는 요즘 무엇을 하니? 나는 요즘 네가 내 곁에 있을 때를 자주 떠올리곤 해, 그 때에는 내가 무엇에도 흔들리지 않게 날 바라봐주었고, 너의 얼굴에 핀 미소를 항상 볼 수 있었지, 그런 네가 지금은 내 곁에 없다는 것이 무척 슬퍼, 그렇지만 네가 원하는 것을 하려고, 그 곳으로 떠난 것인 만큼 나는 너를 기다려야 한다고 생각하해, 그러면서도 나의 마음은 왜 저 멀리 무지개를 향해 달려 나가던 아이가 무지개가 사라지자 혼자 아쉬워하는 것 같은 감정이 들지?, 이런 내 마음을 나도 잘 모르겠어. 이런 생각이 들 때에는 네가 선물해 줬던 펜던트를 바라보며 아쉬움을 달래곤 해, 지금 이렇게 편지를 쓰면서도 내가 너의 앞길을 방해하는 것은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어, 그래서 말인데 만약 지금 네가 이 편지를 보고, 바로 네가 원하는 것을 이루지 못한 채 바로 돌아오면 너를 보지 않을 생각이니까, 만약 너도 나를 보고 싶다면 네가 원하는 것을 이루고 돌아오면 좋을 것 같아, 지금 이 글을 보고 화가나 있다면 나를 욕해도 좋아, 지금 너를 흔든 것은 내가 너를 그리워하고 있는 것을 이 편지에 담았기 때문이니까. 마지막으로 할 말이 있어, 네가 돌아오기 전에 이 편지를 태웠으면 해, 너를 잘 알고 있다고 자부하는 내가 지금 너의 모습을 상상하면서도 이런 편지를 보내는데 이런 나의 나쁜 마음을 네가 한 번이라도 더 보게 되면 너는 그 만큼 힘들어질 것이고, 나의 죄책감도 커질 태니까 그럼 답장을 기대할게 분명 너의 답장을 받은 순간 나의 이런 마음과 생각들은 싹 사라질 태니까 다음부터는 이런 내용의 편지를 보내지 않을 거야.
b에게 너를 사랑하고, 그리워하며, 단 하나뿐인 사람이라고 믿는 R이,  이 시를 읽고, b를 떠올리며

감각
                  장 아르튜르 랭보

여름의 아청빛 저녁, 보리 날 찔러대는
오솔길 걸으며 잔풀을 밟노라면
꿈꾸던 나도 발밑에 신선함을 느끼리라.
바람은 내 맨 머리를 씻겨 주겠지.

아무 말도 않고 생각도 않으리라.
그래도 끝없는 사랑이 넋 속에 차오르리니
방랑객처럼, 멀리 멀리 나는 가리라.
여인 데리고 가듯 행복에 겨워, 자연 속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