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조가 짠 2개의 스토리 스크립트예요.

줄인다고 줄였는데, 아직 긴 감이 있어서 수정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이제부턴 그림 스케치, 지도 만들기를 시작하려고 합니다. 그러면서 좀 더 디테일하게 잡으면서 가려고 해요.


제목 : 


쇼와 온의 스크립트.


서촌 프로젝트


#1. 흰 눈이 펑펑 내리는 어느 겨울 날, 옥인아파트 공사장 안에 있는 마지막 담 아래로 민들레 씨가 떨어졌습니다. 민들레는 눈송이처럼 희고 부드러웠고, 포근한 흰 눈을 눈 이불 삼으며 잠이 들었습니다. 자신의 아래서 잠든 민들레를 보며 담은 생각했습니다.


담 : 다시 그날로 돌아갈 수 있을까?


#2. 봄이 왔습니다. 날이 점점 따뜻해지면서 나무들은 새싹을 틔우기 시작했고 어느 덧 담의 품속에서 잠을 자던 어린 민들레도 잠에서 깨어나 세상을 보게 되었습니다. 잠에서 깨어난 민들레는 아직 어린 새싹에 불과했지만 자신이 보고 있는 세상이 얼마나 아름다운 곳인지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3. 어린 민들레는 자신보다 훨씬 오랜 세월을 살아 온 담에게 기대어 많은 이야기를 들으며 자라났습니다. 시간은 빠르게 지나갔고 민들레는 그 안에서 꽃 봉우리를 맺게 되었습니다.

담 : 나는 이 뒤에 있는 옥인아파트가 생기면서 같이 생겼단다. 옥인 아파트는 마을 주민들을 위해서 생긴 거주 지역이었는데 참 좋은 곳이었고 사람들도 많이 살았어. 많지는 않았지만 친구도 있었단다.

민들레 : 어떤 사람들이 있었나요?

담 : 내 등을 빌려 뛰놀거나 소꿉장난을 하던 아이들도 있었고, 내 아래서 여러 가지 작물을 키우셨던 할머니도 계셨단다. 그렇게 좋은 추억은 아니지만 술을 마시던 아저씨, 어른들 몰래 담배를 피우던 고등학생들, 기타 치며 노래를 부르던 청년. 밤만 되면 아주 긴 전화통화를 하고 들어가던 여인도 있었어. 하지만 옥인아파트가 철거되면서 지금은 모두 다 뿔뿔이 흩어져 버렸지. 아래서 너와 같은 예쁜 꽃을 가꾸셨던 할머니는 가끔 오셔서 쉬고 가신단다.

(한번은 연탄을 배달하는 아저씨가 오셔서 자신의 이야기를 해주신 적이 있었어. 연탄을 배달하다가 리어카가 들어가지 못하는 골목이 나와서 학교에 가지 않는 일요일 날 자식들과 함께 연탄을 나르기로 했데, 그래서 아이들과 함께 열심히 나르고 있는데, 집주인이 나와서 자기네 아이들 공부하는데 들락날락 하면 방해된다고 하면서 평일 날 오라는 말을 듣고 아저씨가 너무 속상해 하셨던 거야. 그래서 자신의 사정을 편지로 적어 연탄과 함께 주었데. 그랬더니 그 주인이 눈물을 흘리며 사과했다고 해.)

민들레 : 하지만 사람들은 왜 떠났나요?

담 : 시간이 지나면서 이 아파트도 나처럼 점점 늙어갔단다. 이곳에 있던 사람들은 이 아파트를 좋아했지만 다른 사람들은 너무 많은 나이를 먹어버린 아파트를 허물고 공원을 짓자는 말들이 나왔지. 결국 이곳에 있는 사람들은 저마다 다른 곳을 흩어지게 되었고, 결국 아파트는 철거된 거란다. 많은 사람들

결국 아파트가 철거되었다는 담의 말에 민들레는 마음이 아팠습니다. 공원에 대한 이야기는 많았지만, 마을 사람들은 하루빨리 공원이 만들어 지기만을 바랐기 때문입니다. 그러던 어느 날 민들레는 이곳도 사라지게 될 거라는 말을 듣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민들레는 생각했습니다.

민들레 : 이곳을 없애면서 까지 공원을 만들어야 할까?


4. 때마침 옥인아파트에서 자랐고 그곳의 추억을 알고 있는 청년이 이곳에 오게 되었습니다. 이 청년역시 많은 사람들의 추억이 담긴 옥인아파트가 아무런 흔적도 남기지 않고 사라진다는 것을 가슴 아프게 생각했습니다.

청년 : 낡았다는 이유로 이렇게 부수고 공원을 만들어야 했던 이유가 있었을까? 그리고 마지막 남은 이곳을 없애면서 까지 공원을 만들어야 할까? 과연 공원은 어떤 의미일까?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뭐가 있을까?


5. 며칠 후, 다시 찾아온 청년은 한 손에 카메라를 들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사진기로 민들레와 담의 이곳저곳을, 부서지고 황폐해저 버린 공사장 안을 찍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 담과 민들레는 청년이 무슨 일을 하는지 알지 못했지만, 이곳을 철거하지 않기 위해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한다는 것은 알 수 있었습니다.


6. 그러던 어느 날, 담 앞에 액자들이 세워졌습니다. 그 액자 속에는 청년이 오래 전에 찍었던 옛 옥인아파트의 모습과 그 안에 세월 어렸을 적 자신의 모습이 담긴 사진, 담 아래 텃밭, 숲, 어른들과 아이들 사진, 그리고 지난번 찍었던 철거되어 삭막해진 아파트의 전경과 무너져 가는 담과 민들레 사진이 있었습니다. 그는 아무도 모르게 사라져 가지는 이곳을 알리려는 것이었습니다.


7. 여름이 되면서 민들레는 노오란 꽃을 피우게 되었습니다. 그 청년의 전시로 사람들이 한 둘 모여들기 시작했고, 사진을 본 사람들은 어떤 식으로 개발이 되어 가는지를 보게 되었습니다.


8. 청년이 담 앞에 연 전시에 대한 소문은 멀리 다른 곳에까지 퍼져 나갔습니다. 많은 디자이너들을 비롯한 추억과 환경을 소

중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담과 민들레 앞으로 모였습니다.


9. 시간이 지났습니다. 여러 사람들의 노력으로 인해 담은 무너지지 않았습니다. 사람들은 담에게 알록달록한 벽화를 그려 주었고, 많은 사람들이 와서 담을 바라보며 자신들의 추억을 회상했습니다. 그 중에는 한 때 담 아래에서 텃밭을 일구었던 할머니들과, 이제는 10대가 된 아이들도 있었습니다. 담 뒤에는 새로운 공원이 조성되어 아이들이 뛰놀고, 나무 주변에는 많은 꽃들이 심겨졌습니다. 담은 자신이 또 다른 사람들의 추억의 장소가 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에 기뻐했고, 담 아저씨가 바라던 모습이 된 것 같아 민들레도 즐거웠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즐거운 와중에도 둘의 마음 속 깊은 곳에는 이상한 슬픔 같은 것이 있었습니다. 어느 새 민들레는 씨를 맺을 때가 되어 가고 있었고, 겨울이 돌아오면 이번에는 영원히 깨어나지 않을 잠이 들 것이라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10. 첫눈이 왔습니다. 하지만 담은 1년 전의 따스함과 두근거림 대신 쓸쓸함만을 느끼고 있었습니다. 어느새 민들레가 별처럼 노랗고 예쁘던 꽃잎을 벗어 버리고 흰 씨앗을 하나 가득 맺었기 때문입니다. 이제 바람이 찾아와 씨앗들이 모두 바람을 타고 날아가 버릴 생각에 담은 외로워졌지만, 이제 작별인사를 해야 할 때라고도 생각했습니다. 담은 민들레에게 조심스레 말을 걸었습니다.

담 : 민들레야, 이제 너를 떠나보낼 생각을 하니 쓸쓸해지는구나. 네가 없으면 난 이제 외로워서 어떻게 하지?

민들레 : 너무 쓸쓸해하지 마세요. 이제 친구들도 많이 생겼고, 저 말고 다른 꽃들도 많잖아요. 저도 아저씨와 함께 있었던 시간이 너무 행복했고 그래서 떠나기 아쉬워요. 하지만 어쩔 수 없어요.

담은 더 이상 해 줄 말이 없어서 민들레를 꼭 품어 주었습니다.


11. 바람이 불어왔습니다. 민들레는 담 아래서 키웠던 자신만의 추억을 씨앗 하나하나에 담아 하늘로 실어 보냈습니다. 눈꽃처럼 하얗고 예쁜 씨앗들이 맑은 겨울 하늘에 흩뿌려졌습니다. 또다시 눈이 내렸고, 눈은 줄기만 남은 민들레 위에 소복소복 쌓였습니다. 민들레는 언제 그 자리에 있었냐는 듯 사라졌고, 담은 또다시 혼자가 되어 쓸쓸하게 그 자리를 지켰습니다.


12. 봄이 가까워진 어느 날, 담은 아래쪽이 따뜻해지는 것을 느끼고 눈을 떴습니다. 따스한 햇살 아래 녹아내린 눈 사이로 작은 연둣빛 민들레 새싹이 고개를 내밀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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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스토리에 대한 짤막한 설명 덧붙이려고 하고 있습니다.

코멘트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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