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어쓰와 밤비와 이야기를 나누던 중 아동성범죄사건에 대한 이야기를 하게 되었습니다.
어쓰와 밤비는 이 사건을 듣고도 가만히 있을 수 없다고 생각했고 뭔가 하고 싶다는 말이 오가면서 저도 이 사건에 대해 좀 더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달맞이 축제 전부터 이 사건에 관한 이야기를 시작했고, 글도 써보자는 얘기도 나왔는데요, 우리끼리 정리한다기 보다는 화가 난다던 두란이나, 기사를 올리는 산도 있고, 이 사건에 대해 생각을 시작한 사람이 많은 것 같아, 저도 저의 생각을 적어봄으로서 이 이야기를 작업장학교 안에서 시작해보면 어떨까 싶습니다. (이후에도 댓글이나, 온라인/오프라인으로 이야기가 진행되었으면 합니다)

이 사건은 50대 남성이 술에 취해 8세 여아를 성폭행한 사건입니다.
피해자는 2008년 12월 범인으로부터 유인당하여 인근 교회 화장실에서 폭행/강간당한 과정에서 항문과 성기가 파열되었습니다. 그 이후 수술을 몇 차례 하였으나, 임신기능의 80%가 상실되고, 몸 속에 있어야 할 장기가 항문의 파열로 인해 밖으로 나와 평생 이 상태로 살아야 한다고 합니다. 범인은 현재 무기징역을 받았으나, 심신미약(술에 취한 상태이기 때문에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고, 따라서 원래 형기의 2분의 1로 하는 형법)으로 인해 12년 밖에 부여받지 않았습니다.

저는 이 사건을 통해 한국의 허술한 성범죄 법제도와 빈약한 성감수성에 대해 알게 되었습니다.
이 사건은 단지 또 하나의 성폭행 사건이라고 생각하기엔 너무 많은 사회적 문제들과 견해들이 결여되어있는 것 같습니다.
위에 제가 아주 짧게 설명한 1차적인 성폭행 사건에서 2차적으로 피해를 입는 사건들이 일어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다른 종류의 범죄와는 다르게 성범죄만은 유일하게 피해자의 이름으로 불리워집니다.
또한 인터넷에서는 이야기가 부풀려져 가해자가 어떤 사람이었는지, 피해자가 어떻게 당했는지 등에 소문이 굉장히 섬세하게 묘사되어 있습니다. 인터넷에 도배되어 있는, 그리고 너무 과장되어있는 피해자의 이야기들을 보며 가족들의 마음은 찢어질 것 같습니다. 하지만 피해를 입고 있는 건 이 가족들 뿐만이 아니라, 이 땅에 있는 모든 '나영'이들입니다. 이 사건의 심각성을 모르는 초등학생들은 '나영이 사건'이라는 것이 화제가 됨으로서 자신의 학급친구 나영이들을 놀리고 괴롭힌다고 합니다. 매번 울면서 하교를 하는 자녀들에 의해 많은 학부모님들이 가슴이 찢어지면서도, 이 사회에서 성에 관한 견해가 얼마나 잘못되었는가에 식겁을 한다고 합니다.  사건 이름에 피해자의 이름이 아닌 가해자의 이름이 들어가야 할 것을 주장하는 서명운동도 실시 되고 있지만, 이러한 상태라면 이 세상에 살고 있는 조두순이란 이름을 가진 사람들은 과연 살아갈 수 있을까요?

얼마전 인터넷에서의 파장으로 인해 미국으로 돌아가게 된 재범 사건 때부터 인터넷에서의 인권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 사건 또한 인터넷에서의 인권 문제와 관련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기사들이 퍼지고 이야기들이 부풀려지면서 현재 인터넷에서는 이 사건과 전혀 상관없는 남자의 사진이 퍼지면서 한바탕 난리가 나고 있기도 합니다. 재범 때와 비슷하게 마녀사냥, 그리고 빠순이들은 닥쳐라 왜 감싸주냐 식의 반응과도 비슷한 반응이 한편으로 보이기도 합니다. 심신미약을 통해 형기가 줄어든 가해자에게 형을 늘려야 한다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이에 가해자들도 인권이 필요하다며 인터넷 카페들이 개설되고 있으며, 현재 이 사건에서 누리꾼들은 두 파로 나뉜듯합니다. 이야기가 부풀려지고 부풀려지는 과정에서 가해자가 뻔뻔하게 자신은 아무짓도 안했다고, 내가 풀려나면 다들 죽여버릴꺼라고 말을했다고 흥분하며 저에게 얘기를 해 준 친구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부풀려지는 상황에서 뭐가 옳은 말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가해자가 잘못한 일이지만 저는 한쪽으로 치우쳐져 가해자는 죽어야 한다고 말하고 싶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감정적인 견해가 들어가면서 아무 여지도 열어놓지도 않고 옳고 그름만을 판단하는 사람이 되고 싶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런 저는 인터넷에서는 '가해자와 같은 부류의 인간'이 되어버리고 맙니다. 이렇게 한쪽으로 치우치고, 편을 만들며 마녀사냥을 하는 인터넷 문화가 정말 싫습니다. 그건 마치 밤비가 뷰티풀 그린 리뷰에서 쓴 나는 지구인이고 너는 행성인이다 라고 선을 그어놓는 것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서로의 방식이 마음에 안 들며 서로가 나쁘다고 손가락질만 하고 있는 이 행위가 사회를 바꿀 수 있을까요?


저는 성 감수성이라고 해서 ‘성’에 대해서만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이런 다양한 이야기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재범 사건 때부터 인터넷 문화와, 인터넷에서의 인권에 대해 불만도 많았고, 이야기도 많이 해보고 싶습니다.
그리고 이 사건으로 인해 모두가 하고 싶은 말과, 각자의 입장이 다른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함께 얘기해 보고 싶습니다.
여러분이 생각하는 성 감수성은 무엇입니까? 그리고 이러한 감수성을 키우는 10대로서, 우리는 이 사건을 어떻게 바라보고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사실 이 얘기 강진 가서 하면 어떨까 싶었는데... 여러분 생각은 어떠한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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