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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UDIOS글 수 1,063
최근에 어쓰와 밤비와 이야기를 나누던 중 아동성범죄사건에 대한 이야기를 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성 감수성이라고 해서 ‘성’에 대해서만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이런 다양한 이야기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2009.10.07 10:58:54
'2008년 12월 아동 성폭행' 사건으로 또 다시 많은 네티즌들이 인권에 대해 논쟁하며 감정적으로 대응하다가 냄비근성 때문에 다시 잠잠해지는 것만은 진짜 최악이라고 생각하는데.....
'나영이 사건' 이라고 부르던 것을 피해자의 이중고통이 될 수 있다고 하여 '조두순 사건' 이라고 부르기로 한 걸로 기억하는데, 이러한 범죄 사건이 일어날 때마다 가장 머리 아픈 것이 '과연 범죄자, 타인의 인권을 유린하고 침범한 사람에게도 인권을 보장해야 하는가?' 인 것 같아. 한 해 수도 없이 일어나는 성범죄 사건의 뉴스 기사 댓글들을 보면 사형, 거세시켜버리라든지, 신상공개 철저히 하라든지 등의 범죄자의 인권을 존중해 줄 필요없다는 사람들이 주를 이루는 것 같았어. 그 때마다 드는 생각이 그저 강력하게 동등한 형량을 줘버리는 것으로 끝인가? 라는 생각이었고, 무언가 구조적이고 근본적인 문제부터 해결하지 않으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뒤를 따랐는데, 법 체계의 변화, 형량의 증강으로 해결될 문제인 것이냐- 가 궁금하지. 독일은 교통법규 벌금이 엄청나서 그걸 조금이라도 어기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하는데, 그게 사회의 근원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방편이라고는 동의하지 못하겠어. 건강한 방법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는 것인데, 혼자서 생각하기엔 답답하기만 하고 화만 나니..... 나는 사형에는 반대이지만, 피해자의 가족들의 입장을 생각해보면 그들의 분노가 얼마나 클지도 아예 이해할 수 없는 것도 아니지. 그렇다고 해서 강력한 형벌에 따르는 분노나 공포로 유지되는 사회(너무 표현이 억지인 것 같지만...)에서 사는 건 유쾌하지 못할 것 같다. 그럼 대체 뭐가 필요한걸까?
2009.10.07 18:56:30
나영이사건과 같은 성범죄, 혹은 더 큰 의미에서의 범죄가 일어나고 그것을 우리가 알았을 떄, 우리의 생각이 그저 '피해자가 불쌍하다', 혹은 '어떻게 저러나'로 끝나지 않았으면 좋겠어. 단순히 사건을 보지 말고 좀 더 깊은 부분을 보고 싶다. 사이다의 말처럼 달을 가리켰더니 그 손가락 끝만 보는 것이 아니라. 그러기 위해서는 더 많이 알아야 하고, 그리고 그렇기 때문에 더 알고 싶은 것 같아.
그리고 좀 더 나아가서 우리가 가지고 있는 매체 - 디자인, 영상, 음악 혹은 공연 - 로 더 능동적인 action을 취하고 싶어. 우리가 모두 함께 시위에 나갈 수도, 서명운동에 동참할 수도 있지만 매체를 가지고 작업하는 작업자로써 우리는 좀 더 큰 목소리를 낼 수 있지 않을까? 우리가 매체학습을 하는 이유가 그것이라고 생각해. 처음에 밤비와 리사랑 얘기할 때 내 생각은 어쨌든 하나의 목소리 -그때의 내 생각으론 유씨씨를 만들고 싶다는 거였어. 그런데 '그럼 무슨 말을 할 것인가'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어. 지금 하는 시위나 서명운동을 보면 대부분이 가해자의 형을 늘리라는 내용이던 것 같은데, 설령 그런 내용의 유씨씨를 만들더라도 그것에 대해 생각해봐야할 필요는 있을 것 같아.
2009.10.08 09:18:24
오늘 프레드와 함께하는 스튜디오 프로젝트가 끝나고 영상팀이 잠깐 모였는데,
그 때 유리가 이 글에 대한(혹은 이 사건) 이야기를 해주셨어. 사건에 너무 섬세하지 못한 접근을 한 것 같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나도 그 말에 매우 공감하고, 반성했어. 사건의 진상에 대해서만 궁금해하고 파헤치려고 드는 건 마치 이불가게에 불났을 때 불을 끄려고 하지는 않고 이불이 얼마인지 가게주인이 얼마나 울고 있는지만 알려고 드는 것과 같다고 생각해. 내 이번학기 목표와 연결되는 말 중 '인간소외현상'이 있는데, 아직 제대로 된 뜻도 모르고 정보도 너무 없어서 내가 쓰기 꺼려지는 말이지만, 이 사건이 만들어낸 파장이 한 국가, 넓게 보면 같은 행성에 살고 있는 사람들끼리 서로를 타자화하고 떨어져서 보고 '나는 안 그래'정도로 단정짓는 걸로밖에 보이지 않아 씁쓸하다. 어쓰랑 리사랑 얘기했을 때 우리가 할 수 있는 작업을 하자고 했지만 지금 생각은 작업보다는 적어도 얘기는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그리고 나는, 이런 생각 드는 것도 슬프지만 이 사건을 계기로 내가 머물고 있는 하자를 좀 더 돌아볼 수 있게 됐어. 내가 하자에서 작업하고 있는 이유는 뭔지 그리고 하자에서 다른 죽돌들과 '함께' 작업하고 있는 이유는 또 뭔지. 그리고 리사가 말하는 성 감수성에 대해서 얘기를 나누고 싶고. 강진에서 우리 좀 더 편안한 분위기로 스스로 만들어낸 어떤 압박에 굴하지 않고 아주 솔직하고 진실된 얘기를 다함께 모인 자리에서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편안~하게 얘기해봤으면 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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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강진가서 이야기한다는 것에 찬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