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자작업장학교를 졸업하는 나는/

 

- living literacy를 할 수 있는 사람

겐지의 봄을 보고서 히옥스가 실생활에서 비롯/적용 되는 지식에 대해 얘기해주셨고 그게 living literacy가 될 수 있다고 이해했다. 무려 시민운동가대회에서도 듣게 된 ‘관념’에 빠지지 말라는 얘기는 특히 내가 여러 번 들어왔던 말이다. 관념적인 것의 반대는 현실적인 것이라고 하는데 나는 내가 속해 있는 현실과 삶을 읽고/인식/직시 하는 living literacy를 하는 사람이고 싶다. 또한 living literacy의 가장 기본적인 것은 “나는 어떤 삶을 살아가고 싶은가”, “나는 무엇을 하는, 어떤 사람이고 싶은가”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에게 시니어과정은 이런 질문에 대한 답을 구체적으로 찾아가며, 실현에 옮겨보는 과정이다.

 

- 하자에서 학습한 내가 어딜 가서든 ‘나’를 지킬 수 있는 것 + 하지만 변화를 회피하지 않는 것.

학습의 지속, 지금까지의 경험의 지속. 주니어 수료에세이에도 빠지지 않았던 이야기이다. 하자의 문화를 접하고 일곱 가지 약속을 외우게 되면서, 하자에 들어오기 전 무의식적으로 지니고 있었던 편견들이나 행동방식이 많이 전환 되었다고 생각한다. 머릿속으로 이해하고, 일상에서 스스로 상기시키고, 실제로 내가 이것들을 타인에게 말해줄 수 있을 때까지는 2년이 넘는 시간이 걸렸다. 나에게 체화된, 이제는 내 가치관과 라이프스타일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들을 하자에서 나간다고 해서 포기하고 싶지 않다. 이제 나는 또 다른 소속을 위해 발걸음을 옮기고 싶지 않다고 수료에세이에도 썼다. 작업장학교 같은 학교나, 소속이 나에게 따로 없더라도, 나 나름의 어떠한 삶의 가치관을 가지고 있으면 존재감이나 위치에 대한 혼란은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

이때 한 가지 더 중요하게 생각하게 된 것은 변화에 대해서도 인정하는 것이다. ‘나’를 지킨다고 너무 강경하게 외부의 변화를 밀쳐내면 또 다시 편견을 가진, 보수적인 사람이 되어버린다. 하자에서 내가 여러 차례의 전환점을 수용했듯이 앞으로도 내가, 내 생각이 변할 수 있다는 것을 알면서 지속해나가고 싶다. 변화를 수용한다고 해서 이전의 내가 없어지지는 않는다. 이 변화가 내 주변 환경의 변화든, 생각의 전환점, 새로운 지식이든 변화에 대응하는 방법을 나는 지켜나간다고 생각한다. (내가 변화에 대응하는 방법은 여태까지 무엇이었는지 생각해보는 중이다)

 

- Design을 하는 사람

최근에 손으로 만드는 포스터 작업을 하면서 느낀 것은 내가 내 손으로 눈에 보이는 변화를 줄 수 있다는 것이었다. 아주 작은 디테일인 화살표의 방향을 바꾼다고 하면 이 변화는 보는 사람들에게 시각적인 것뿐만 아닌 의미상의 변화로도 읽힌다. 한 가지 더 인상 깊었던 것은 프레드가 하신 말인데 “현실은 수많은 가로와 세로들로 이루어진 그리드(grid)이다. 디자인을 하는 것은 캔버스 위에서 이 그리드의 규칙을 깨기도 하며, 전혀 새로운 동그라미를 그려본다거나, 색깔을 입히는 등의 ‘놀이’를 하는 것이다.”라는 것이다. 어디선가 다른 비유로 비슷한 말을 들어본 적 있는 것 같은데 나에게 이 말은 실제로 디자인을 하는 것뿐만 아니라 삶에서도 적용될 수 있는 것으로 느껴졌다. 앞서 말한, 변화를 수용하는 것과 이어지기도 하는 것은, ‘내가 스스로 변화를 만드는 것’이다. 눈에 보이는 변화 외에도 원칙들에 어긋나본다거나, 이성적인 판단을 제쳐두고 직관을 한 번 따라 본다거나, 평소에 눈길 주지 않는 ‘틈새gap’을 들여다본다거나 하는 시도는 변화가 생길 수 있는 기회를 스스로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앞에 나열한 예시들은 그 자체가 약간 통념적이지만, 말하고 싶은 것은 시민운동가대회에서도 들었던 ‘문맥 밖에 있는 것’을 해보고 싶다는 것이다.

 


쓰고 나니 약간은 너무 이상적으로 생각해왔던 거 열거해 놓은 것 같기도. 1차니까요.. 여기까지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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