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청소년을 위한 시민문화 워크숍글 수 603
유일하게 남겨놓고 스스슥 유유히 사라져서 어딘가로 갔는지 알 수 없는 강원도 정선의 사북, 고한. 강원도 정선에 도착한 것은 11월 2일. 정선에서 첫눈을 맞이하게 되었다. 눈발이 얼굴을 차갑게 때리고 있을 때 왠지 나도 모르게 공허함을 느꼈다. 여긴 어디? 난 누구? 여기서 난 뭘하고 있나? 이렇게 한참 멍 때리고 있었는데 어느새 고한에 도착해서 구읍사무소에 있었다.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예술마을 공공미술 프로젝트가 생각났고 전시를 보기 위해 둘러보았다. 구읍사무소에 전시되어있는 예술가들의 작품들 중 제일 기억에 남는 게 바닥 한 가운데에 까만 석탄가루가 뿌려져있던 추억은 방울방울이다. 그냥 뿌려져 있는 게 아니고 많은 사람들에 형태가 있었다. 그 작품을 보며 마치 살아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바람이 세게 불면 바로 훅 하고 사라져 버릴 것만 같았던 그 작품을 볼 때마다 곁을 맴돌곤 했었다. 그리고 그 작품을 보며 떠올랐던 게 ‘흔적’ 이란 단어였다. 정선에 남아있는 흔적은 있었지만 남긴 사람의 자취는 보이지 않았다. 마치 사북, 고한은 어딘가 너무 어색하고 두 곳 모두 묘한 정적이 흐르는 곳이었다. 정선에 가서 아쉬웠던 게 하나 있다면 신종플루 때문에 사람들을 많이 보지 못했던 것. 아니면 내가 너무 많은 사람들이 있길 바랐던 건가? 아무튼 도착했을 때나 다시 돌아갈 때나 마음속에 휑한 느낌이 아직도 남아있다. 강원 랜드와 카지노 하며 정선에서 만큼은 높게 보이는 모텔건물들. 그리고 아파트까지 그래서 그런지 더 더욱 정선이 답답해보였다. 특히 사북의 모텔들은 바로 옆에가 또 모텔이고 그 옆에가 또 모텔인 정말 모텔이 많았던 곳이었다. 네온사인도 다른 어느 곳들보다 더 눈에 띄어 보였다. 서울에서 봤을 때랑 정선에서 본 도시화는 어색하기만 했다. 그 작은 정선에서 도시화가 진행되어가고 큰 건물이 들어서면서 바뀌어 가고 남겨져 있는 것마저 묻혀가고 사라져 가고 있었다. 그 흔적들이 사라지지 않도록 나중에 그 곳에 흔적이 사라지더라도 볼 수 있게 남겨진 흔적들을 찾아 사진들을 찍었는데 필름카메라여서 셔터를 마음껏 누르지 못한 게 아쉽지만 사진 한 장을 찍을 때 어떤 것을 찍을 것인지 찍으면서도 이것을 왜 찍고 있는 것인지 생각을 하게 되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