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할 말 있습니다.>

무브


해본 적이 없는 것을 시도하고 모험하는 사람이고 싶다
하나의 고민이 모두의 고민이 될 수 있다


위 문장들은 제가 이번 학기에 뛰어들기 전에 스스로에게 다짐했던 약속들입니다. ‘해본 적이 없는 것을 시도하고 모험하는 사람이고 싶다“는 말은 경험을 더 쌓고 싶다는 말입니다. 저는 음악을 중심에 두고 세상을 살아가려 했습니다. 그 때문에 저는 음악 말고는 다른 분야에는 별로 관심이 없다’라는 함정에 빠졌습니다. 하지만 그런 생각은 하자에 있는 팀들에 대한 배신입니다. 만약 이 생각이 저로 인해서 전파되었다면, 다른 사람들도 자신의 매체 말고는 관심이 없었을 것입니다. 그런데도 저는 자신이 하는 일을 상대에게 보여주고 어떤 생각이 드는지 알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일방적인 저의 이 기대는 너무 이기적이라는 것이 지난 학기를 마치며 깨달았던 사실입니다. 상대를 들여다보지 않으면서 자신에만 치중되어 있음은 공동체라고, 마을이라고 부를 수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하루빨리 이 모순 속에서 헤쳐 나와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가는 것이 있어야 오는 것이 있다’는 속담이 있듯이 저는 받기 전에 주는 사람이 되려고 마음을 먹었습니다. 이번 학기에 제가 카메라를 든 것도, 이미지에 관심이 생겨 전시회에 혼자 돌아다니는 것도, 영상을 읽고 할 말이 있게 된 것도 오래한 일은 아닙니다. 나도 상대에게 해줄 말이 있으려면 이미지에, 영상에 대해서도 알아야 하는 부분이 있다고 필요를 느꼈기 때문에 저는 이렇게 움직였던 것입니다. 그 과정 속에서 알 수 있었던 큰 사실은 서로가 다른 매체로 무엇을, 어떻게 얘기하는지에 대해 잘 들여다보면 자신과 연결이 되는 접점이 있다는 것입니다.

‘하나의 고민이 모두의 고민이 될 수 있다’는 이번 학기 시작할 때 죽돌 개개인이 바라는 한 학기를 한 문장으로 풀어내서 말하는 시간 때 제가 외친 말입니다. 이 말은 두 가지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하나는 기후변화문제 같은 사회적 이슈처럼 전체를 아우르는 고민을 뜻합니다. 또 하나는 자신의 고민이 다른 유사한 형태의 고민으로 가지고 있는 상대가 있을 수 있다는 말입니다. 저는 이 말을 통해서 개인의 문제 속에 스며있는 다수의, 사회적 문제들을 이해하고자 했던 것입니다. 자신의 고민을 혼자서만 얽매여 어려워하는 것보다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고민과 유사한 고민들을 가지고 있는 타인들과 함께 나누어 같이 나누고 공동의 해법을 모색하면서 고립되지 않고, 사회 속에, 그리고 공동체 안에 존재하는 자신을 들여다보면서 자신이 그리고 있는 세계가 선명하게 드러날 수 도록 만드는, 그런 서로의 상호작용을 기대했습니다.


-Group

8월 말, 음악/공연팀은 ‘촌닭들’이라는 이름에서 'Festeza'라고 다시 새로운 이름을 부여했습니다. 포르투갈어로 축제(Festijo)와 슬픔(Tristeza)을 합친 신조어 ‘Festeza’를 창출했지요. 인재지변, 즉 천재지변같이 자연이 만들어낸 재앙과 재난이 아닌 인간이 만들어낸 사건과 사고가 끊이지 않는 고통스럽고 슬픈 시대 속에서 다시 행복을 물으면서 살아가고 있지요. 저희 팀은 그 고통과 슬픔을 이해하고 공감하고 위로를 건네며 슬픔을 넘어 음악을, 애도와 즐거움을 불러오는 사람들이 되고 싶었습니다.


그 과정은 순탄치만은 않았습니다. 저는 이번에 Festeza의 이름으로 시작한 팀의 초창기 멤버이니 만큼 새로운 판, 새로운 레퍼토리 등을 다시 만들고 악기만이 아닌 많은 것들을 연습하고 다져야 할 부분이 적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우리는 학기를 시작한 순간부터 무엇을 시작하는 단계에서는 단시간에 많은 에너지가 필요했기 때문에 지속적인 ‘펌프질’을 하려고 다짐했습니다. 하지만 그 과정 중 압력을 이기지 못하고 한 팀원이 팀에서 나가는 순간도 지켜보아야만 했습니다. 애초에 서로가 느끼는 고민들을 많이 풀어낸 적이 없어서 어떤 말을 해도, 더 같이 하자고 권유를 해도 그다지 효과가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저희는 그 당시에도 서로를 잘 알지 못했으니까요. ‘상대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자신을 알아야한다’는 말이 적당한 것 같군요. 세상의 슬픔에 위로를 건네기 전에 우리가 가지고 있는 슬픔을 알고, 이해하며 스스로들에게도 위로를 건넬 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변화

어느 순간부터 저는 저에게 지난날에는 보이지 모습들이 드러나는 것을 보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평소 고민이 그렇게 많지 않았고 고민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거나 여기는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과정 속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진행하는 중 공감하는, 이해하는 능력이 발달되면서 시야가 점점 넓어지면서 많은 것들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대상에 대해서 계속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그 고민을 하는 사이에서도 대답을 내리는 연습을 하면서 지금의 자신의 위치가 무엇인지 자신은 무엇을 하고 무엇을 위해 하는 사람인지 질문을 던지면서 자기 정체성에 대해 들여다보는 경험도 하면서 조금 더 잘하고 싶다는 욕망이 생겼습니다. 학기의 시작 전보다 더 필요성을 느끼고, 더 움직이기를 바라고, 더 생각하기를 바란다는 것은 주변에 대한 감각을 열었을 때부터입니다. 강원도 정선에 <고한 사북 예술마을 프로젝트 Art in Village에 柴人(섶 시, 사람 인)으로서 참여했습니다. 저희는 그저 어디 산에서 자라나고 있을 풀로서 고한사북의 폐탄더미의 “경석산”에 자라난 잡목(柴)처럼 아무 꾸밈도 없이 예술가들의 프로젝트에 참여하기로 했습니다.


예술은 무엇일까요? 예술장르 속에서 작업을 하고 있는 저희는 왜 다시 예술을 물을까요? 예술가의 말을 통해서 다시금 예술에 대한 확신=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싶었을지도 모릅니다. 그 곳에서는 10대가 바라보는 예술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눔으로써 서로에게 이로운 이야기들 하려고 했지만 그것이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우리는 예술가로서 이야기를 하기 어렵기 때문이죠. 하지만 그렇더라도 나니까 할 수 있는 이야기들이 있었습니다. 예술은 누가 정의내릴까? 예술매체는 어떤 것들이 있고 나는 어떤 매체를 가지려고 할까요? 이렇게 이야기를 나누면서 스스로에게도 도움이 되는 질문들을 가져가게 되었습니다.


그때 저는 크게 넘어진 일이 있었습니다. 정선에서 있었던 일인데, 일정 중에 시장을 다녀오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저희는 즐거움을 돋우기 위한 판을 벌이고자 악기를 가지고 가져갔었지요. 저희가 자리를 잡은 것은 시장 안쪽입니다. 저의 상상은 소풍을 나와서 즐겁게 악기를 연주하는 것을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야기의 흐름은 ‘공연’의 분위기로 바뀌었습니다. 저희는 그 날만큼은 극장식 공연이 아닌, 함께 즐기고 노래를 부르는 판을 생각했었습니다. 그리고 몇몇은 오늘 이렇게 악기를 연주를 하는 이야기를 듣지도 못 했었을 만큼 저희들 사이에서 이야기가 잘 오가지 않았던 상태였습니다.


하지만, 더 중요한 사실은 저희가 엉뚱한 함정에 빠졌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대체 왜 그곳에서 ‘공연’을 하려했는지가 더 의심스러웠던 부분입니다. 우리는 무엇을 위해서 노래를 부르고, 그것은 또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배우고 있는 것들이 우리들의 행동과 생각 속에 묻어나는 것일까요? 저는 주니어 1학기 때부터 ‘기본’을 중시해왔습니다. 그때는 ‘생활의 기본’에 초점을 두었지만 지금은 생활뿐만이 아니라 많은 것들에 수준을 따지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어느 정도의 퀄리티를 중요하게 여기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가장 기본적인 것도 되지 않았는데 제가 수준을 감히 입에 담을 수 있었을까요? 자신이 무엇을 하는지, 무엇을 위해서 하는지조차 제대로 파악을 하지 못했는데도 말입니다. 그렇게 세게 넘어져본 적은 처음이었습니다. 너무 힘에 부쳤지만, 그래도 저는 다시 일어날 생각, 시야를 보다 더 넓히려는 욕망을 접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시작도 하기 전에 이렇게 끝이 나 버린다면 제 자신이 불만족으로 인해 이번 학기가 불만족으로 끝날 것 같아서였습니다.


이렇게 어느 장소나 큰 사건들이 일어나면 그 속에서 자신에게 변화가 일어나는 것을 느꼈습니다. 이제는 언제든 넘어지더라도 탄력 있게 일어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런 큰 사건들은 저희 팀의 각각의 개인들에게 많은 생각할 거리들을 던져주고 이야기를 하게끔 만들어 주는데 저는 그럴 때마다 매우 좋지만 이제는 그런 자극들이 없어도 이야기의 판을 열 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4개월 동안 많은 것들을 경험했지만 나누지 못한 이야기들이 많이 숨어져있을 겁니다. 시간이 너무 많이 흘렀기 때문에 숨은 이야기들을 다시 찾기는 어렵겠지요. 그 시간들이 저는 아까운겁니다. 그리고 그 당시에 메모라도 적어놨어야 했어요. 생각의 변화가 일어나면서 저는 그 과정을 글로 남겨놓지 않고 내가 어떻게 변했는지를 말로 하나 둘씩 설명해야했습니다. 이제는 판을 기다리기 보다는, 제가 먼저 조그만 판이라도 열어야겠습니다. 소수로 시작한 판도 좋지만, 더 많은 사람들이 모여 나누고 이야기하는 자리가 있으면 더 좋겠지요.


-감각을 열기 위해서

이번 학기에 저는 ‘질문’과 ‘대화’에 중점을 두었습니다. 더 알고 싶고, 더 이야기를 나누어 서로에게 의미있는 질문이 무엇일지 궁금했습니다. 그런데 나는 상대에 대해 질문을 던질 때 내용에 대한 질문을 마구 던졌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반대로 나에게 돌아온 질문에는 종종 대답을 할 수 없었던 이유는 내가 그 궁금한 지점에 대한 생각을 충분히 생각하고 숙성시키지 못하여 중심이 바로 서있지는 않는 질문들을 많이 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나는 너의 질문을 통해서 무엇을?’이 돌아오는 질문에 대한 대답을 염두 하면서 질문을 해야겠습니다. 그런데 질문과 대화를 중요시 여긴 시점에서부터 저는 힘겨워했습니다. 모든 것을 이해하려하고, 질문을 많이 가져가려는 하나의 욕심의 형태가 드러났습니다. 질문도 필요한 만큼 가져가서 대화로 풀어내는 것이 더 적당한 방법인데 질문과 대화를 어느 때보다 중요시 여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기 때문에 많이 서툴렀기 때문입니다. 이런 시행착오 속에서 또 다른 대안을 찾아내는 것을 경험한 것은 ‘시도’에도 연결이 됩니다.


위 두 키워드 때문에 저의 관심사의 확장이 가능했습니다. 이번 학기 학습계약서에 저는 다른 나라의 음악과 문화 이해하기/디자인팀과 영상팀 들여보기를 하려고 했습니다. 저에게 있어서 영상과 이미지를 읽는 것, 더 크게 보자면 상대를 이해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부분입니다. 왜냐하면 각기 다른 작업의 형태 속에서 내가 읽어내는 부분이 어느 부분인지, 상대는 무엇을 말하려고 했는지에 더 많이 이해하고 싶다고 생각하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나의 개인연구과제에 다른 나라의 음악/문화를 공부하는 도중에도 이미지와 영상과도 연결되어있었음을 눈치 챘습니다. 아일랜드를 알게 된 것은 어릴 적부터 봐왔던 영화 ‘타이타닉’이었고, 영화 속 장면 중 한 부분에서는 즐겁게 악기를 치고 춤을 추는 장면이 있었는데 그것은 저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겨주었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저에게 이미지로 남겨집니다. 즐거움, 흥겨움, 함께 즐긴다는 것을 생각하면 저는 그 영화 속 이미지가 떠오릅니다. 이렇게 말할 수 있는 것도 영상과 디자인에 대한 인식이 생겼을 때부터 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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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tizen

이번 학기에 다각도로 탐구하고자 했던 키워드 중 하나인 ‘시민’은 매우 중요했으며 이번 시민문화워크숍에 참여하면서 여러 시민들을 만나며 시민의 상像을 향해서 조금씩 다가가려 애를 썼습니다. 저는 사실 ‘시민의식’은 있었지만 그것을 직접적으로 꺼내 공부하고 더 나아가려고 해본 경험은 없었습니다. 제가 이해한 시민이란 시민사회에 참여할 수 있고, 참여할 줄 알고, 참여하는 사람들을 일컫는다고 생각합니다. 사회라는 단어는 많은 장소와 공간에서 사용이 가능합니다.

지금의 나는 음악을 하는 한 명의 시민입니다. Festeza속에서 음악을 매체삼아 표현하고 이야기를 나눕니다. 아직 어떤 창작물을 만들어 표현하는 단계에는 다다르지 않았지만, 장르를 다룰 줄 알고 조합하는 방법을 알아가고 있는 과정 중에 있습니다. 지금은 음악을 하는 시민이라고 말을 하지만 매체는 구애받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언제 카메라를 쥐든 무엇을 쥐든 간에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것으로 무엇을 표현할지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다고 시민들이 같은 것은 아니지요. 각기 다른 매체와 다른 위치에서 참여를 하는 사람들을 '시민‘이라고 일컫는 것 같습니다.


-나가며

이번 학기를 되돌아보면서 어쩐지 [생각합니다]라고 말한 부분들은 제가 다른 이들에게 따로 나눠 본 적 없는 이야기들인 것 같다는 느낌이 듭니다. 저는 이번 학기를 시작 할 때 다짐했던 ‘조바심 내지 않으며 섣부르지 않고 느리지 않게’ 잘 지내왔을까요? 어느덧 벌써 3~4개월이 지났지요. “학기 시작이 엊그제 같은데” 라고 말을 꺼내는 것에 조심해야겠습니다. 왜냐하면 학기말에는 허무하게 마무리가 되는 경우가 잦았기 때문입니다. 저는 이번 학기가 그렇게 마무리되지 않기를 바라면서 지난 4개월을 참여했습니다. 에세이에는 자신이 이번 학기에 무엇을 했는지에 대해서 명확하게 말 하고 싶었습니다.


저는 이번 학기만큼 깨어서 주변을 탐구하고 관찰해본 적이 없습니다. 그 과정 중에서 배운 중요한 사실을 배운 것은 성공에 너무 연연하지 말아야겠다는 것입니다. 저는 의외로 완벽주의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성공하지 못하면 늘 고개를 갸우뚱하거나 실패를 겪을 때 돌아오는 괜한 죄책감과 책임감을 무겁게 갖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실패할 것도 염두에 두고 실패를 통해 배우는 것에도 주목했더라면 조금 더 차분하고 냉정함을 잃지 않았을 것입니다. 4개월간의 정리를 하는 동안 향후 4개월에는 무엇을 어떤 자세로 임해야 할지 감을 잡은 것 같습니다. 인식하고 감지하여 다가가는 방법을 눈치챘으니 이제는 더 나아가야 할 방향을 잡고 이어나가는 순서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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