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한 영혼을 위하여

                                          고정희

 

상한 갈대라도 하늘 아래선

한 계절 넉넉히 흔들리거니

뿌리 깊으면야

밑둥 잘리어도 새순은 돋거니

충분히 흔들리자 상한 영혼이여

충분히 흔들리며 고통에게로 가자.

 

뿌리 없이 흔들리는 부평초잎이라도

물 고이면 꽃은 피거니

이 세상 어디서나 개울은 흐르고

이 세상 어디서나 등불은 켜지듯

가자 고통이여 살 맞대고 가자.

외롭기로 작정하면 어딘들 못 가랴

가기로 목숨 걸면 지는 해가 문제랴.

 

고통과 설움의 땅 훨훨 지나서

뿌리 깊은 벌판에 서자.

두 팔로 막아도 바람은 불듯

영원한 눈물이란 없느니라

영원한 비탄이란 없느니라

캄캄한 밤이라도 하늘 아래선

마주 잡을 손 하나 오고 있거니

 

 

 

 

나의 시

                    레너드 코헨

 

이것은 내가 읽을 수 있는 유일한 시

나는 그 시를 쓸 수 있는 유일한 시인

모든 게 엉망이었을 때도 나는 자살하지 않았다.

약물에 의존하려고도

가르침을 얻으려고도 하지 않았다.

대신 나는 잠을 자려고 애썼다.

하지만 아무리 애써도 잠이 오지 않을 때는

시 쓰는 법을 배웠다.

바로 오늘 같은 밤

바로 나 같은 누군가가 읽을지도 모를

이런 시를 위해.

 

 

 

 

 

시집 챙겨가는 거를 깜빡해서 아쉽게도 많은 시들을 읽어보지 못했는데요.

정말 주옥같은 시 투성이였지만 '상한 영혼을 위하여' 가

제 이름 들풀의 뜻과 맞는 구석이 있는거 같아서 고르게 됬습니다.

 

물론 예전에도 말했듯 항상 이름값 못하며 살고 있지만요..ㅎㅎ

 

 

 

 

 

시집도 한권 잡아서 싹싹 읽어야겠고

빨리 해남가고 싶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