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거리

푸른색의 먹을거리가

심어져있는 골목길을 지난다.


그 골목길 앞에는

나랑 동갑이지만

나랑은 다른 색깔의 옷을 입은

개미들이 지나간다.


땅에는 마치

나보고 저리 가라는 듯

긴 화살표가 보인다.


저 너머에는

노란색 철 마차

초록색 철 마차

차례대로 지나가고 있는데

난 뭐가 그리 급한 것인지

발걸음을 서두른다.


자동으로 올라가는 계단

그 앞에서 조차

느긋하게 가지 않는 나는

서둘러 올라갔다가

다시 서둘러 내려온다.


길쭉한 기차가 오고

난 그 기차 속에 몸을 집어넣는다.

10분... 20분...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보던 책을 던지듯이

가방에 넣고 나는 다시 서두른다.


간발의 차이로

다시 기차의 몸을 싣고 가다가

약간 초조한 마음으로 내리니

이제 막 문을 열기 시작한 가게들이 보인다.

저 앞에는 누굴까? 아는 사람일까?

기대 반 귀찮음 반

그래도 가는 길은 같으니

누군지 알 수 있겠지


거대한 건물들이 보인다.

지름길로 가던 나를

귀찮게 하는 쇠사슬들이 보인다.

그냥 살짝 넘어가자

빠른 길로 가는 것이

습관화되어있는 나에겐

이게 편하니까



검고 노란 막대를 지나니

언제부터 서 있는 것인지 모를

하얀색 돌탑이 보인다.

난 그 하얀 돌탑 옆을

하얀 구름을 바라보며 걷는다.


저 앞에는

우리 동네에서는

있어도 소용없고,

없으면 안돼는

신호등이 보인다.

왠지 여기서는 되도록

신호를 지키려고 한다.


길을 건너

목적지로 들어가니

내가 너무 늦은 것일까?

시끌벅적한 소리가

내 귀에 들려온다.


오늘도 역시나
언제나와 같은 길을 걸어
목적지 까지 찾아왔다.

항상 똑같은 길
언제 한번 다른 길로 가볼까?
생각해보지만
지금까지 걸은 길이
이미 나에겐 가장 편한
나의 길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