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을 차리고 보니 나는 그곳에서 사람의 흔적을 계속 담아내고 쫓고 있더라. 흔적은 사실 오래전부터 내안에서 큰 파장들을 일으키던 주제였다. 의도하였든 의도하지 않았든 만들어진 흔적이지만 분명 흔적을 남긴 행위에는 의식이 담겨있다. 그 공간, 물건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에 대한 판단 후 우리는 움직이고 흔적을 남긴다. 덕분에 흔적을 통해 대상을 어느정도 추측할 수 있으며 이야기가 생긴다. 무언가에 닿고 싶어서 그것의 흔적을 추적하고 쫓고 수집할 때도 있고 흔적을 추적하다보니 무언가에 닿기도 한다.

흔적은 존재하는 것의 자취이며 그래서 흔적을 남긴 대상이 존재했다는 것을 증명해주는 열쇠가 된다. 흔적은 그렇게 현재의 나와 과거의 행위자들을 연결해주는 매개가 된다. 흔적을 통해 그들을 바라보는 나. 또한 그들의 흔적이 묻은 그 곳을 나의 방식으로 사용해 나는 다시 나의 흔적을 남긴다. 공간의 재사용, 그것은 어쩌면 그곳이 화석화가 되지 않게 흔드는 움직임이 될 수 있을 지도 모른다. 나는 사실 쓸쓸하게 빈 것처럼 보이는 그 공간이 우리의 움직임으로 인해 약간 덜 외로워하는 느낌도 받았더랬다.

무의식적으로 만들어진 흔적을 수집하는 나는 분명 의식적으로 기록을 한다.
이 의식들을 계속 붙잡아 이어나간다면, 공간은 계속해서 움직일 것이다. 분명히 시간은 흐르고 있고 공간을 사용하는 사람들 역시 흐르고 있으니. 이것을 흔적은 계속해서 쌓여간다는 말로 표현 할 수 있을까. 

나는 내가 수집한 흔적들을 바탕으로 영상작업을 하려 한다. 이 작업 역시 하나의 흔적으로 남을 것이다. 움직임의 의미를 가졌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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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동안 나에게 흔적은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에 대한 텍스트를 조금 써보았습니다.
흔적에 대한 글을 쓴 후 어떤 것을 통해 이 이야기들을 담아나갈지에 대한 것으로 연결되어져야 하고 그것을 문을 통해 작업하겠다 예고했었는데 아직 텍스트를 쓰지 못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