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립트, 한글본.

#1

영등포.

한국, 서울의 영등포 모습

V.O 한국, 서울, 영등포에 자리한 하자작업장학교는 탈학교한 10대들과 함께 인문학, 매체를 통한 학습, 시민문화워크숍과 같은 프로젝트들을 끊임없이 진행하면서 우리가 살고 있는 주변과 사회, 그리고 세계를 연결하는 시도들을 해왔다.

지난 8개월 동안 하자작업장학교는 우리의 조그마한 교실을 문 밖 세상으로 열심히 옮겨 다니며 탐사를 했다. 움직이는 몸을 따라 마음도 함께 움직이는 시간이었다.

#2

333 하자에서의 우리들의 모습

V.O 낯선 공간과 새로운 사람들을 만난다는 것, 일상의 현장을 떠나보는 것. 이번에 가게 된 태국 메솟으로의 현장학습 또한 이러한 맥락 안에서 기획된 것이었다. 그렇다면 우리가 기대했던 만남을 통한 학습이란 어떤 것이었을까?

#3

배낭을 짊어지고 있는 장면

V.O 우리가 2주 동안 머무르게 될 곳은 하자센터의 글로벌학교 팀이 이미 2차례의 현장학습을 다녀왔던 곳이었다. 한국에서 버마를 위한 활동들을 하고 계시는 마웅저 선생을 다시 뵙게 되면서 우리는 여행 떠날 채비를 시작했다.

또래 청소년들과 만나고 싶다는 죽돌들, 버마 민주화에 대해 토론하고 싶다는 죽돌, 인권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고 싶다는 죽돌, 우리는 각각 하고 싶은 이야기와 질문들을 챙겨 길을 떠났다.

#4

이동하는 장면

Title ; 우리는 서로 다른 곳에 있지만 닮은 꿈을 꾼다

#5

밤 이동 (치앙마이에서 메솟)

숙소 도착한 날 밤 CDC와 서로 자기소개

V.O 메솟에 도착한 첫 날 밤, 앞으로 일주일 동안 함께 할 CDC학교의 학생들이 우리를 맞이해주기 위해 기다리고 있었다.

Insert dialog

안녕하세요, 저는 CDC 학생입니다.

반가워요, 저의 이름은 와이즈입니다.

V.O 우리의 첫 만남은 다소 어색하기도 했고 준비해온 자기소개가 생각대로 잘 되지 않아 아쉽기도 했다. 낯선 공간에서의 첫 대면, 이때, 우리는 비로소 이 만남이 우리가 일방적으로 준비해온 질문과 말을 하는 것이 아닌 서로 대화가 오가는 것이 중요하고, 이들 또한 우리와의 만남을 준비해왔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6

CDC학교 가는 길.

Part 1. 같은 하늘, 다른 곳

SUBTITLE: CDC - Children's Development Center

V.O CDC학교는 메솟 지역을 통틀어 가장 큰 규모의 버마 이주민 학교이다. 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 있는 이 학교엔 지금 약 1,200명의 학생들이 공부하고 있고 네덜란드 기반 단체, Child's Dream 에서 100% 지원을 해주고 있다. 버마 이주민을 위한 학교는 메솟만 해도 여러 곳이 있지만 사실 상 모든 학교가 학력 인증이 되지 않아 고등학교를 졸업한 학생들은 지역에 있는 또 다른 학교에 들어가 미국 검정고시인 GED를 준비하기도 한다.

#7

첫 번째 Discussion 스케치

V.O 서로를 알아가는 시간이 쌓이면서 우리의 이야기도 그 시간만큼 깊어져갔다.

처음으로 길게 토론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을 때, 우리는 모두 수첩을 펼치고 그 동안 준비해왔던 질문들을 꺼내놓았지만 어느 누구도, 우리가 한 질문에 CDC친구들이 어떻게 대답할 지는 예상하지 못했다.

"We have nothing" 뮤뉴 선생님의 이 한마디에 우리는 매우 당황했다.

지금 이 순간, 우리는 이곳에서 먹고 자며 그들의 일상을 함께 하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지금 내 옆에 있는 친구와 내가 같은 조건과 상황에 있는 것은 아니었다.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열악한 현실을 마주하고 있는 이 친구들과 우리는 과연 어떤 이야기를 나누며 공감할 수 있을까? 여러 질문들이 머릿속에 새롭게 떠오르면서 우리가 사전에 준비했던 하고 싶은 일에 관한 이야기, 꿈과 소신에 대한 이야기들을 어떻게, 그리고 어디서부터 꺼내놓을 수 있을지 고민에 빠졌다.

#8 밤, 숙소에서 리뷰 시간.

Insert Dialog.

무브 - 저는 오늘 일정에서 오후보다는 오전이 더 중요했다고 생각해요.

내 주변이 그냥 평화롭다라고만 단순히 말하기에는 이쪽 상황이 너무 다른건데, 내가 살고 있는 주변을 생각했을 때 내 피부로 느끼기에는 직접적인 상황이 없다 보니, 말을 꺼내기가 쉽지 않은 거예요.

마웅저 - 버마가 88년부터 계산하면 20년이 넘었죠. 62년부터 계산하면 40년이 넘었어요.

아웅산 수지가 이런 비판을 해요. 88년 전에 정치하는 사람들이 시민교육에 관심이 없어서 군부가 마음대로 긴 시간에 통치할 수 있었던 것 이다. 저희가 88 항쟁 세대잖아요. 저희들의 운동도 아직 성공하지 못했다. 그래서 우리도 시민교육이나 청소년 교육에 관심이 없으면 버마는 더 어려워질 수 밖에 없는 것 같다. 한국 친구들을 통해서 여기에 있는 버마 청소년들이 세상을 만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애들이 우리와 같이 차타면서 시내를 왔다 갔다할 수 있지만, 3-4년전에는 꿈도 못 꿨던 일이예요. 길거리에 애들이 못 갔다.

#9

트럭 타고 NGO단체들로 CDC와 이동하는 장면

V.O

일주일 동안 CDC 친구들과 함께 메솟에서 활동하고 있는 버마 NGO들을 방문했다.

우리와의 만남을 통해 그들은 잠시나마 통행권을 가질 수 있었다고 말할 수 있을까?

#10

+ABITSU

우리는 인터넷을 통해 민주화 운동과 다른 정치적 상황을 나누는 것을 가능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메솟과 버마의 사람들에게 IT 교육활동을 하고 있다. 5년 전에 군부가 만들어놓은 NBD라는 회사가 있다. 그 회사를 거쳐야 홈페이지를 만들 수 있다. 민주화 같은 이야기가 나오면 군부에 의해 홈페이지가 폐쇄된다. 버마의 인터넷에는 국경이 있다.

+AAPP

우리가 계속하는 이야기는 우리 싸우지 말자이다. 군인이 죽어도 우리 형제가 죽은 것이다.

시민이 다치면 안 되는 것처럼. 군인도 아프면 안 된다.

정치범 석방을 위한 서명 캠페인으로 작년에 70만 명의 서명을 받았다.

그것으로 우리 동지 3명이 풀려났다. 우리가 원하는 만큼의 사람들을 당장 석방 시키는 것은 못했지만 서명 캠페인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우리에게 관심을 주게 되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성공했다고 생각한다.

+정보임

제가 주로 하는 일은 치과일이다. 마웅저씨가 강연하시는 것을 우연히 들었었다. 마웅저씨에게 메솟에 한 번 가보고 싶다고 했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으면 해보겠다고 말했다. 단기간에 하는 봉사활동은 감동으로 할 수 있지만, 장기간에 하는 봉사활동은 의무감과 책임감에서 하는 것 같다. 그것은 결코 감동도 줄거움도 아닌 것 같다. 사회에서든 이 세상에서든 내가 감당해야 하는 어떤 의무감, 내가 감당해야 하는 책임의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HREIB

버마 정부에게 한국정부가 아동군인, 인신매매, 성매매와 같은 일은 하지 않아야 한다고 이야기해야 한다. 우리 역시 한국정부에게 부탁하고 있다. 우리가 하는 것 보다 여러분이 하는 것이 더 빠른 방법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여러분은 우리의 이야기를 들어줄 수 있는 소중한 사람들이다. 군부 독재 때문에 폭력을 당하고 있는 버마 시민들을 국제사회가 보호해주거나 우리와 함께 하자고 손 내미는 일을 해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 우리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는 여러분의 반응은 우리에게 너무나 큰 의미이다.

#11

NGO 단체(FDB, 유스커넥트 등)에서 CDC 학생들이 열렬히 질문하는 장면

V.O 우리가 CDC친구들과 함께 만난 NGO들은 쉼 없이 열정적으로 활동을 해오고 있었다. 직접 버마 안으로 들어가 일하는 단체, 인권운동을 하는 단체, 청소년 교육을 하는 단체, 의료 교육을 하는 단체 등 다양한 영역에서 각자의 소명을 가지고 버마의 상황이 나아지기를 간절히 바라며 움직이고 있었다. 비록 지금은 태국과 버마 사이의 경계에서, 어디에도 소속되지 못하는 위치지만 서로 열심히 연대하고, 자신이 서있는 곳에서 할 수 있는 일들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었다. 함께 했던 CDC 친구들에게는 이 경험이 새로운 상상을 할 수 있는 계기였을까? 우리는 NGO들에게 응원의 인사를 보내면서 CDC 친구들에게도 힘을 줄 수 있길 바랐다.

#12

국경다리 스케치(CDC+HPS)

V.O CDC 친구들과의 마지막 날을 하루 앞두고, 우리는 함께 태국과 버마의 국경지대를 갔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국경을 눈으로 보았던 순간이다. 그것이 국경이라고 누군가 말해주지 않았으면 그저 아름답고 평화로워 보이는, 건너편의 전경이 또렷이 보이는 작은 강에 불과했을 것이다.

뉴스로, 인터넷으로만 접했던 버마의 상황이 내 친구의 현실로 다가오는 순간이었다. 누군가와 직접 닿아 만난다는 것은 그 사람의 현실과 나의 현실이 만나 서로가 같은 하늘 아래 살고 있다는 것을 인식하는 것임을 알게 되었다. 이렇게 나란히 강을 바라보고 있는 우리는 어떻게 함께 살아갈 수 있을까? 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 어떤 이야길 해줄 수 있을까?

#13

멜라 이동장면/공간(캠프와의 만남) 캠프에 들어가기 전

Part 2. 움직이는 마음, 꿈을 꾸는 우리

V.O 메솟의 NGO들과 CDC 학생들과의 시간들, 그리고 그 안의 이야기들을 차곡차곡 가방에 챙겨 넣은 우리는 이른 아침, 멜라캠프로 향했다.

캠프와 가까워질수록 도로는 흙길로 바뀌었고, 인적은 뜸해졌다. 몇 차례의 검문을 거친 후 도착한 멜라캠프는 자욱한 아침 안개에 둘러싸여 있었고 그 너머로 작은 대나무 집들이 빼곡이 들어서있었다. 마치 하나의 대나무도시처럼.

#14

멜라 전경

V.O 멜라캠프는 버마, 태국 국경지대에 있는 9개의 난민캠프 중 가장 규모가 큰 곳이다. 1970년대에 생긴 이곳은 현재 등록되어 있는 난민이 4만 5천명이지만, 실제로는 7만명 정도가 살고 있다.

#15

LMTC전경

SUBTITLE: LMTC - Leadership Management Training College

LMTC는 멜라 캠프 안에 있는 버마 난민을 위한 유일한 대학으로 CDC 학교를 지원하고 있는 단체 Child's Dream에서 지원하는 학교 중 하나이기도 하다. 약 140명의 학생들이 이곳에서 공부하고 있으며 졸업 시 준학사 학위를 받을 수 있다고 한다. 우리는 3일 동안 멜라 캠프 안에 있는 LMTC에 머무르면서 이곳의 1학년 학생들과 만났다.

우리는 이번 만남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이곳 LMTC의 학생들과 우리가 가진 매체를 공유하고 싶다는 바람을 가지고 함께 작업하면서 서로의 생각을 나눌 수 있는 워크숍을 준비했다.

#16

팀별 Activity

V.O 디자인팀은 명함만들기와 자서전쓰기를 통해 각자의 이름이 담긴 명함과 자신의 이야기가 담긴 자서전을 함께 만들고 건네면서 서로의 존재와 그 삶에 대해 좀 더 가까이 다가가고자 했다.

영상팀 영화 : 정글

V.O 영상팀의 액티비티는 우리가 함께 나눌 수 있는 이야기를 영화로 만들어보자로부터 시작되었고, 뜻밖에도 LMTC 친구들은 자신들이 어떻게 해서 여기 멜라캠프까지 오게 되었는지를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정글을 넘는 힘든 여정을 거쳐 LMTC에 온 과정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면서 그들에게는 쉽지 않았을 시간들에 묵묵히 고개를 끄덕이며, 때로는 그들의 익살에 웃음을 터트리며 함께 영상으로 만들었다. 그렇게 자신의 고향을 떠나 도착한 멜라캠프 역시 안정적인 미래를 보장해주거나, 넉넉한 삶을 꾸릴 수 있는 곳은 아니었다. 오히려 난민의 신분으로 살아가야 하는 답답함과 여러 제약이 가해지는 자신의 현실에 무기력해질 수도 있었다. 그러나 우리가 만난 LMTC의 학생들은 자신의 꿈을 위해 지금, 자신이 있는 곳에서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하고 있었다. 그들에게 배움이란 자신의 삶을 긍정할 수 있는 힘이자 의지가 아니었을까.

country road 부르는 장면

V.O 페스테자는 "컨트리 로드"를 함께 부르며 LMTC 학생들과 만났다. 노래와 함께 서로의 고향에 대한 이야기가 하나 둘 시작되었다. 떠나온 마을에 대한 향수를 넘어 삶의 터전을, 자신의 나라를 뒤로 하고 난민캠프로 온 그들의 "컨드리 로드"는 우리들의 가슴을 울렸다. 우리가 LMTC에 있는 동안 컨트리 로드는 모두가 즐겨 불렀던 노래이다. 이것은 단지 노래가 듣기 좋아서가 아니라 함께 이 노래를 부르며 이야기 했던 시간들을 기억하고자 했던 것이 아닐까.

#17

마지막 파티 (함께 노래 부르는 장면 or 편지 전달)

V.O LMTC와의 마지막 밤, 우리의 긴 여정에 막을 내리는 시간. 적어도 모두가 함께 모인 이 시간만은 한국사람, 버마사람, 난민이라는 서로의 다른 상황을 넘어 우리가 같은 세상에, 지금 함께하고 있는 사람으로 마주했다.

#18

하자작업장학교 그동안 활동 스케치

V.O 멜라캠프에서 컨트리로드를 부르며 우리는 슬픔을 넘어 노래한다는 것이 곧 서로의 슬픔에 공감하고 위로하며 새로운 상상을 함께 시작해보자는 의미였음을 알게 되었다.

우리는 이렇게, 대단하지는 않지만 나의 삶과 너의 삶에 작고 소소한 일상의 변화를 만들어왔다고 생각한다. 때론 혼자만의 세계에서 독백을 하기도 했지만 적어도 이제는 함께 한다는 것의 즐거움과 시너지가 무엇인지 알고, 따로 또 같이 살아간다는 것을 이해하게 되었다.

8개월간, 긴 학기를 함께 보냈던 17명의 죽돌들. 우리가 끊임없이 생각하며 만들고, 노래하고, 이야기하던 것들이 이 공간 밖에서도 지속될 수 있길 바라는 마음으로 각자 하나의 시를 품에 되었다. 그리고 이제 우리는 세계를 구하는 시인이 되려고 한다.

Ending title

2009.09-2010.03

하자작업장학교

센, 반야, 토토, 땀, 밤비, 홍조

구나, 산, 도로시, 두란, 퓨니

무브, 슬봉, 오피, 동녘, 쇼, 에이스

양상, 단지, 사이다, 유리, 떠비, 히옥스

영상제작

하자작업장학교 영상팀

땀, 밤비, 반야, 센, 토토, 홍조

Thanks to

메솟과 멜라캠프에서 만난 사람들

: 버마의 민주화와 평화를 위해 열정과 용기를 가지고 열심히 활동중인

당신들게 응원을 보냅니다.

Special thanks to

일주일동안 몸과 마음을 함께 움직였던

CDC학교의 SAT학생들과 뮤뉴 선생님

멜라 캠프와 연결을 도와준 윌리엄

그림자처럼 우리 옆에서 물심양면 지원을 아끼지 않았던 LMTC의 두베이

그리고

다시 한 번 하자가 메솟을 갈 수 있도록

용기와 기회를 준 마웅저 선생님.

마웅저 선생님의 소망대로 버마 청소년들을 위한

‘메솟판 하자센터’를 꼭 만드시길 기대하며!

감사합니다.

2010.03.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