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익중 선생님의 강연을 들으면 항상 머릿속이 정보로 꽉 꽉 차다 못해 정보의 폭풍이 몰아치는 느낌이다. 이대에서 하신 강연은 영상으로도 두세 번은 봤고, 이번에 본 강연영상도 이대의 강연과 비슷한 내용이었지만(최신 정보가 몇 개 추가되었다는 것을 제외하고)늘 그런 비슷한 느낌이 든다. 물론 정말로 엑기스라고 할 수 있을 만한 것들은 상식이 되어 머리에 남는다. 그리고 나중에 비슷한 내용을 들었을 때 김익중 선생님의 강연에서 들었던 내용이 저절로 떠오르기도 한다. 인터넷에서 김익중 교수는 원자력 전문가도 아닌데 어떻게 믿을 수 있겠냐고 하는 사람들을 몇몇 보았다. 그들의 말을 차용하자면 김익중 선생님은 원자력 전문가도 아닌데 2년 반 동안 어떻게 그렇게 많은 정보들을 수집하고 또 새로운 사실들을 알아내셨을까? ‘전문가라는 말이 얼마나 무서운 말인지 새삼 깨달았다. 전문가라는 칭호는 어디서 어떻게 수여되는 것이며, 그런 전문가의 칭호를 가지고 있지 않은 사람들은 왜 아무리 전문적인 이야기를 해도 받아들여지지 않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 전문가라는 말이 그렇게 애매모호한데도, 전문가라는 사람이 하는 말이라면 아무리 거짓된 말이라도 쉽게 믿어버리는 사람들도 이해되지 않았다. 애초에 일본 정부나, 우리나라 원자력 산업계나 왜 그렇게 거짓말을 하는지부터 이해할 수 없지만 말이다. 거짓말은 나중에 결국 들키게 되어 있는데, 득 될 게 뭐가 그렇게 많다고.... 무슨 말을 해도 전문가의 말이라면 사람들이 믿어주니까 그렇게 거짓말을 할 수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결국 사람들은 그것에 세뇌되어 버렸다. 물건을 잘 어지르는 사람이 물건을 보기 좋게 정리하는 습관을 몸에 들이는 데는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한 사람의 가치관과 사고방식이 바뀌는 것은 그것보다 더 어려운 일일 것이고, 그런 가치관들이 마치 규율권력처럼 아주 오래 전부터 몸과 마음에 깊이 각인된 것이라면 훨씬 더 어려울 것이다. 김익중 선생님은 원전 비리는 그 조직의 논리에 따른 것이라고 하셨다. 그렇다면 사회 자체가 문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밀양의 연장선이 탈핵이라면, 탈핵의 연장선은 곧 사회 전체의 전환이 아닐까? 바닷물을 전기로 끓여서 소금을 만든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전기로 별 쓸데없는 짓을 다 한다 싶었다. 물론 값싼 심야전기를 공급하고, 산업용 전기는 특히 더 싸게 판매하는 우리나라의 잘못된 에너지 시스템이 문제겠지만 말이다. 그런 에너지 시스템을 바꾸는 것도 중요하지만, 값싼 전기가 제공하는 그런 편의에 우리의 몸과 마음을 맡기지 않는 줏대도 필요한 것 같다. 방사능에 오염되었을 일본산 식품이나 제품을 사용하지 않는 것은 개인이 선택과 결정을 스스로 해야 하는 일이다. 자신의 생활양식을 바꾸는 일도 선택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요즘 들어서는 필수불가결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곤 한다. 그러기 위해서 공부할 것도 많고, 해야 할 일도 점점 많아지는 것 같다. 내 스스로, 그리고 각 개인이 전문성을 기르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는 생각도 요즘에 자주 하는 생각 중 하나다.

원전 비리에 대해서는 자세히는 알지 못하지만, 그것에 대한 몇 개의 기사를 읽었는데 댓글을 단 거의 모든 사람들이 부정적인 입장이었다. 다른 일도 아니고 비리라니까 당연히 그렇겠지만, 다른 탈핵 관련한 기사들에서는 볼 수 없었던 안전에 대한 우려도 많이 보였다. 산업이 어떻고 경제가 어떻고 하지만, 어쨌든 거의 모든 사람들이 원전의 위험성을 인지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원전 비리 사건이 어쩌면 일차적으로 핵발전소에 대한 입장이 서로 다른 사람들을 묶어줄 수 있겠다는 생각도 잠깐 들었다. 원전 비리에 대해서도 좀 더 알아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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