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학기 나의 학습목표는 움직임이었다. 지금까지의 나는 작업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른다는 생각에 움직이지 않았었는데 내 주변에 있는 죽돌들은 자신이 학습한 것을 하나의 결과물로 내고 있었다. 다들 무언가 들을 하고 있었고 그래서 나도 작업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그 것이 하자작업장학교의 학습이라는 것을 인지하게 되었다. 그래서 이번학기에 기동력을 갖추기 위하여 움직인다, 행동한다는 행위를 했던 지난 4개월 동안에 일어났던 일들을 대해서 이야기를 하겠다.
기후변화문제는 인류의 초를 다투는 사안이다. 틱틱틱 캠페인은 인류에게 남은 시간이 얼마 없고, 시간은 계속 가고 있다고 외치고 있다. 나는 항상 기후변화문제에 대해 캠페인을 하거나 그런 의견에 동의하는 행동에 참여하고 싶었다. 그렇지만 내가 어떻게 무엇을 할 수 있을지 몰랐었다. 이번학기 스튜디오 시간에 했던 시나리오, 포스터 워크숍에서 나의 경험과 이야기를 가공하고 작업으로 가져가는 경험을 했다. 그리고 워크숍이 끝난 후에도 머릿속에 생각난 것들을 공책에 스케치 하곤 했다. 틱틱틱에 관한 스케치도 하기 시작하였고 그것을 가지고 영상팀 안에서 이야기가 더욱 덧붙여지면서 처음에는 의도 하지 않았던 비디오 작업을 하게 되었다.

고한, 사북이라는 장소는 나에게 낯선 장소였다. 그곳은 과거와 현재의 시간이 공존하는 곳이다. 특히 나에게는 사북에 있는 '동원탄좌'는 인상 깊은 장소이다. 과거에 동원탄좌는 전국에서 가장 큰 민영탄광이었으나 지금은 폐광하여 황폐해지고 그 장소에 있는 물건들만이 예전에 이곳이 어떤 곳인지를 알려준다. 건물 뒤로는 경석 더미들이 보이고 건물 앞쪽에는 '나는 산업전사 광부였다'라는 문구와 함께 환하게 웃고 있는 광부의 얼굴을 그린 그림이 있다. 건물 내부에는 '아빠 오늘도 무사히', '안전위주 정밀작업', '다치지 말자' 등 여러 문구들은 안전이 최우선되는 공간이라는 것을 짐작하게 했다. 탄좌에 남아있는 흔적들은 고한, 사북에 광부들이 있었다는 것을 체감하게 한다. 그렇지만 그 공간에서 나오면 광부의 존재는 사라진다. 탄광 밖으로는 경석산과 함께 강원랜드 호텔이 보이고 도로에는 자동차만이 가끔 지나간다. 하자작업장학교와 감동프로젝트 사람들 외에 사람을 보기는 힘들었다.

동원탄좌 안에 있는 시계와 달력은 폐광과 함께 멈췄다. 시대의 변화에 의해 멈춰진 공간 그리고 시간이 고정된 느낌이 드는 그 곳에서 '시간은 계속 가고 있다'라는 메시지를 담은 틱틱틱을 하는 것은 이상하고 기묘한 느낌이었다. 그리고 한편으로 경석산이 만들어지기 까지 40년이 걸렸는데 인간이 짧은 시간동안 무분별하게 자원을 캐내고 자연을 파괴하는 상징적인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이런 말을 할 때 조심스러운 부분은 내가 이야기 하는 것들이 탄광 안에서 힘든 노동을 하였을 광부들을 비하하는 것으로 읽힐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점이었다. 나는 광부의 노동보다는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발전하기 위한 것이라는 이유로 개발하고 그 개발이 자연을 파괴하는 형식으로 진행되는 것에 대해 반발심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나는 인류의 지난 과거 중 자연과 대립하면서 살아온 인간 중심의 개발이 더 이상 진행 되어선 안 된다고 계속 말하려고 하는 것 같다.
내게 이런 이야기를 하고 작업 한다는 것은 소중한 것이 잊히지 않길 바라는 마음에서 시작한다. 내가 왜 기후변화에 대해 이야기 하게 되었는지 생각해보면, 나는 어릴 적부터 산에 가거나 시골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을 좋아했었고, 중학교를 실상사 작은학교로 진학한 다음 지리산에서 지내면서 그런 마음들은 더 커졌다. 그 곳에선 단순히 자연이 좋은 것뿐만이 아니라 자연과 사람이 함께 살아야 하는 것에 대해 알게 되었다. 그리고 하자작업장학교를 다니기 위해 서울에 오게 되었고 도시에서는 자연친화적 삶을 살 수 없는가에 대해 고민했다. 그러던 중 기후변화시대의 Living literacy프로젝트를 하면서 내가 질문 한 '도시에서 왜 자연친화적 삶을 살 수 없는가'라는 질문은 수학문제처럼 풀 수 있는 단순한 문제가 아닌 것을 알게 되었다. 나는 환경을 지켜야하지만 지키는 방법은 단순히 무언가를 보호해서만은 상황이 해결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틱틱틱을 준비하면서 이번 기후변화협약은 각국 정상들이 모여 기후변화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모였고, 여기서 정해진 약속들이 실천되는 게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된 후 세계 많은 곳에서 기후변화협약이 제대로 성사되길 바라는 틱틱틱이라는 캠페인에 더욱 더 힘을 실어 주고 싶었다.

여행을 다녀온 후 고한, 사북에서 했던 것을 바탕으로 한차례 영상을 편집하였다. 그런데 그 편집 본에서는 영상을 만드는 사람의 이야기가 들어가지 않았다는 코멘트를 받고 당혹스러웠던 기억을 잊을 수 없다. 틱틱틱 캠페인 영상은 캠페인으로의 목적도 있지만 틱틱틱이라는 글로벌 액션에 힘을 보태는 것도 있었는데 그 사실을 잊고 영상을 어떻게 편집할지에 초점을 두었기 때문에 그런 실수를 하게 된 것이다. 학기 초 움직임에 대한 이야기를 했었고 영상과 사진을 찍곤 했지만 다른 사람에게 그 것을 보여주고 내 이야기를 하려면 누구에게 어떤 이야기를 하는 것인지 짚어보며 행동해야 하는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학기를 중간 정도 지낸 나에게 이후의 움직임들은 만드는 사람이 하고자 하는 이야기와 어떤 것을 하고 있는 지 상기하며 움직여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 내가 갖추고자 했던 기동력이 단순히 움직인다는 행위만을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닌, 내가 하고자 하는 것을 바탕으로 어떤 것들을 해야 하는지 잡아내며 움직여야 한다는 점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