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를 꺼내다

 

이번 학기, 시민 문화 워크숍을 하면서 나는 세계 속의 내 위치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었다. 시민문화워크숍을 통해 만났던 여섯 명의 시인들은 우리에게 각자의 위치에서 현장을 보고 일을 하면서 변화하는 과정을 지켜보며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시간과 어떻게 맞물리고 있는지, 어떤 움직임을 가질 수 있는지 이야기 해주셨다.

나는 이번 학기에 ‘움직임’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보냈다. 내가 개인연구주제로 삼았던 ‘움직임’ 이란 시각적인 효과를 불러일으키는 것에 대한 ‘움직임’이었다면, 시민문화워크숍에서는 사람들의 마음의 움직임, 그리고 어떤 부분에서 마음이 움직일 수 있는지에 대해 좀 더 집중했다. 처음엔 눈앞에서 움직이는 화면에 대해서만 생각 했는데 사람들은 눈앞에서 무언가가 움직이면 자연스럽게 마음도 움직이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움직임’ 은 다른 곳도 아닌 나와 내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었다. 서로에게 할 수 있는 질문들을 찾아내고 그 질문들에 하나씩 답하기도 하면서 우리가 이 세계에서 어떤 모습과 마음을 가지고, 살아가야 하는지 힌트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지금 가지고 있는 질문들을 놓치지 않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질문 속에서 또 다른 질문을 찾고 싶다. 하필 지금, 내가 있는 이곳에서 이런 이야기를 꺼내는 것은 정해진 답을 얘기하자고 하는 것이 아니기에 보다 좀 더 확실한 자신의 관점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나의 사고와 감정이 세계의 한 조각이라는 것, 그리고 내가 나의 내면에 대해 치유하고 행동하는 것은 세계에 대해 생각하고 행동하며 치유하는 것과 같습니다.” / 조원규

조원규 詩인은 정말 시를 짓는 사람이었다. 내가 조원규 詩인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가장 많이 마음이 동했던 부분은 나와 세계가 연결되어있다는 것과 사람이 가지고 있는 감정으로 세계를 구성하고 세계 안에서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나는 내가 가지고 있는 생각과 감수성을 가지고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작업을 해 본 적이 없어서 얼마만큼의 시간이나 힘이 들어갈 지는 잘 모르겠지만 사람들의 마음이 움직이고 어떤 일의 결과도 그에 따라 달라지고, 사람의 마음이 모든 일에 굉장히 큰 영향을 끼친다는 걸 알았으니 다음 학기에는 사람의 마음에 따라 바뀌는 것들에 대해서 공부하고 싶다.

또한, 여섯 명의 시인들은 ‘현재’ 에 대한 이야기를 하셨다.

내가 생각하는 현재는 ‘순간’ 을 살아가는 것이었는데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것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은 가혹하고, 부정하고 싶은 일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가만히 보면 지금은 무엇이 현재인지, 과거였는지, 앞으로 어떤 일이 생길지 딱히 나눌 수 없는 부분에 이르렀고 아무런 생각이 나지 않는다는 말을 하기에는 너무 많은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여섯 명의 시인들이 말하는 ‘현재’ 라는 것에는 내가, 지금, 왜, 이 이야기를 꺼내는지 그 이야기를 누구에게 하고 싶은지,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무엇을 하고 있고, 앞으로 어떤 것들을 할 수 있는지를 고민하게 하는 부분들이 포함되어 있는 것이다.

 “막상 들어와서 보니 로봇 손끝의 한 부분을 15명 정도가 함께 연구하는 것이 바로 전자공학이었다. 복잡하고 어려운 학문이었던 것은 분명했다.”/ 권혁일

 어떤 세계를 만들어가고 그 세계를 채워가는 것은 누구 혼자만 한다고 해서 될 일이 아니었다. 세계라는 것, 그리고 각자의 세계를 살아가는 우리는 늘 어려움에 직면해 있고, 어떤 때는 앞으로 나서서 움직이기도 하지만 그것들을 모른 척 하라는 유혹에 시달리기도 한다.

 세계라는 것은 작게 보면 나 혼자일 수도 있고, 내 주변의 사람들일 수도 있고, 좀 더 나아가 더 큰 곳일 수도 있다. 지금 나의 세계는 나와 내 주변사람들, 그리고 내가 있는 공간인 이 세계를 어떤 눈으로, 어떤 마음을 가지고 볼 것인가는 당장 나올 수 있는 대답은 아니지만 분명한 답이 있는 것도 아니다. 그렇지만 우리는 우리 나름의 세계를 찾고 만들고 그 세계를 잘 굴러가게 하려는 노력들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세계 속에서 내 삶을 이어나간다는 것은 어떤 종류의 확고함을 필요로 하는데 여섯 명의 시인에게서는 서로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자신들만의 ‘확고함’이 보였다. 끊임없이 움직이고, 실천하며 날개를 펼친다. 그 확고함이 시민으로서 행동하는 모습을 만들고 잘못 된 부분은 깨고 나올 수 있고, 그것을 직접 몸으로 실천하는 것이었다.

“멀어 보이는 먼 인생과 삶을 생각할 때 각자가 어떤 생각을 하고 행동할 지가 중요한 것이지요. 자기가 품은 생각의 크기가 바로 그 사람을 결정하는 것이지요. 즉 시민 한 사람의 생각과 행동이 세상과 사회를 바꾸기도 한다는 것이에요. 어떤 생각을 하느냐가 삶의 태도를 바꾸거나 좌우하지요.” / 하승창

내가 세계의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사람으로서 어떤 지점에서부터 세계를 바라 볼 것인가? 라는 질문이 들었다. 그리고 현재와 세계를 보고 그 안에서 마을을, 그리고 마을에서의 작업자란 무엇인지 이야기하는 것이 지금 우리에게 그냥 넘길 수 없는 질문으로 다가왔다. 우리는 작업을 하는 사람이 되고 싶고 그래서 어떤 작업자가 될까, 하는 모습을 계속해서 생각하려고 하는 것이다.

계속한다는 것, 무언가를 이어간다는 것에는 무수히 많은 것들이 필요로 한다. 나타나는 방식은 다 다르지만 결국 하고 싶은 이야기는 있는 것이고 그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어떤 이야기를 담아야 하는가? 에 대해서만 급급했다면 지금은 내가 있는 곳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하기 위한 방법을 찾고 있다. 저마다의 역할을 가지고 자신의 위치를 찾아서 생활한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고 나의 역할과 위치를 찾는 것도 어려운 일이다.

지금까지 市, 詩, 時, 施 ,視, 翅, 여섯 명의 시인들을 만났고,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나는 작업을 한다는 것, 작업자가 된다는 것에 대한 끊임없는 자기 질문과 그 것을 통해서 만들어지는 이야기들을 놓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한 책임감을 가지고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란 것을 다시 한 번 상기시킨다.

앞으로 나는 지금, 이곳에서 어떤 마음을 가지고, 무엇을 하는 사람이 되려고 하는가? 에 대한 질문을 지속시킬 생각이다.

센 (영상팀/주니어 4학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