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학교] ⑥”열어보세요, 나도 남도 즐거워요”

  이희욱 2009. 12. 06(1) 뉴스와 분석디지털라이프오픈컬처 |

함께하는 시민학교 ‘소셜 네트워크와 우리‘ 강좌가 마지막 수업을 마쳤다. 두 달에 조금 못 미치는 여정도 마무리했다. 마지막 수업은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CCL, Creative Commons License) 몫으로 남겼다. CCL은 <블로터닷넷>에서도 여러차례 소개해드린 바 있는 저작권 규약이다. 태생부터 닫혀 있는 저작물의 배타적 권리를 조금 느슨하게 풀어, 더불어 나누고 새로이 창조하는 기회를 도모하는 실험이다.

강현숙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코리아(이하 CC코리아) 상근활동가가 CCL을 매개로 한 나눔과 창조의 매력을 풀어냈다. CC코리아는 CCL을 널리 알리고 퍼뜨리는 비영리 조직이다. 70여명에 이르는 활동가들 대부분이 나눔과 창조의 매력에 공감해 스스로 참여한 ‘자원활동가’들이다.

CC는 전세계 곳곳에 퍼져 있는 조직이다. 한국과 미국을 포함해 50여개 나라가 CCL을 알리고 ‘열린 문화’를 공유하는 데 즐거이 참여하고 있다. 단순히 저작물을 ‘공유’하는 데 그치지 않고, 여러 저작물을 불쏘시개삼아 새로운 창작의 불을 지피는 ‘창조’에도 힘을 쏟고 있다.

내 저작물에 이용허락 조건을 달아 널리 나누는 게 특별한 일일까. 찬찬히 돌아보면 우리는 살아가면서 끊임없이 나누고, 어울리며, 이를 통해 삶을 보다 나은 모습으로 발전시킨다. 나눔과 창조란 우리에게 너무도 익숙한 삶의 모습일 뿐이다. 주변 사람이나 사물과 관계맺는 일(SNS)은 나눔과 창조의 또다른 이름에 다름아니다. 시민학교 마지막 수업에서 CCL이 가르쳐준 깨달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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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 요약>

오늘 말씀드릴 열쇳말은 ‘오픈’(open)과 ‘셰어’(share)다. 이미 알고들 있는 얘기다. 형제같은 두 단어다. 우리말로 ‘개방’과 ‘공유’쯤 되겠다. CC에선 ‘공유’란 말을 되도록 안 쓰려 한다. ‘공유’라고 하면 아직까지 불법SW를 퍼뜨리고 내려받는 걸 먼저 떠올리는 경향이 짙다. CC코리아는 여럿이 콘텐츠를 순수하게 공유했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는데, 본인 저작물이 아닌 남의 것을 공유하거나 불법 자료를 올리는 쪽으로 왜곡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영어로 ’share’나 우리말로 ‘나눔’ 정도로 쓰곤 한다.

먼저 여러분께 묻고 싶다. 자기만의 노하우가 있으신가. 누구나 크든 작든 자기만의 노하우를 갖고 있다. 각자 적어 보여주시면 좋겠다. 자, 함께들 보자. ‘강아지와 친해지는 법’, ‘맛있는 부추전 만드는 법’ 등 다양한 얘기가 나왔다. 이제 자기가 배우고픈 노하우를 아는 분께 가서 얘기를 들어보시라. 평소 강아지와 친해지고팠던 분이라면, 이 노하우를 아는 분께 가서 비결을 듣는 식이다.

왜 이런 제안을 드렸는가. 다름아니라, ‘공유’하는 게 우리 주변에서 일상화돼 있고 자연스런 현상이라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었다.

그러나 가끔 공유가 꺼려지는 경우가 있다. 잘 모르는 사람과 공유할 때 그렇다. 공유로 인해 신변에 위협이 올 때도 있다. 지극히 개인적인 사안일 때도 공유하기 꺼려진다. 사실 별 거 아닌데도 혹시 내가 틀리지 않았을까, 다른 사람에게 어떻게 평가될까, 어설픈 지식을 올렸다가 무시당하지 않을까 등의 이유로 공유를 주저하기도 한다.

또 있다. 다른 모든 이에게 공개해도, 경쟁자나 경쟁사에게만 공개되지 않았으면 하고 생각할 때도 있다. 원래 출처를 모를 때도 남에게 공개하기 어렵다. 남들이 잘 모르는 지식이나 소위 ‘대박 아이템’도 공개하기 꺼린다. 다른 사람의 평가를 의식하면 아무래도 주저하게 된다.

반대도 있다. 다른 사람 콘텐츠인데도 쉽게 공유할 때도 있다. 재미있는 사진을 발견하면 어떠신가. 내 저작물이 아닌데도 주변 사람에게 보여주고 퍼뜨리게 된다. MP3 음악파일이나 ‘어둠의 경로’로 내려받은 자료들도 그리 주저하지 않고 공유하곤 한다. 왜 이런 자료들은 공유하기 쉬울까. 공유해도 잘 안 걸리니까. 또 나도 받았으니 남에게 주는 상부상조 정신도 한몫한다. 내가 받았으니 남에게 주는 것도 부담없는 것이다.

지난 여름, 청소년 대상 행사에서 중고등학생들과 이런 얘길 한 적이 있다. 그 친구들은 어릴 때부터 디지털만 접한 세대다. 디카와 MP3부터 접한 세대다. 한참 얘기하다보니 아이들은 음반을 사는 것 자체를 모르더라. MP3 음악을 내려받는 게 곧 음악을 소비하는 거라고 생각한다. 필름카메라도 사용해본 적이 없다. 디카부터 썼다. 디지털 세대다. ‘왜 그럴까’하고 물으면 ‘그냥 하는 거잖아요’라고 말한다.

그거다. 다들 그렇게 하니까. 내게 손해볼 게 없으니까. 디지털 콘텐츠는 남에게 줘도 내 것이 없어지지 않는다. 무한복제된다. 또 마우스 클릭 두어 번이면 쉽게 공유된다. 그러니 남에게 쉽게 준다.

■ 나누려는 자 vs. 막으려는 자 : 해법은 ‘사전이용허락’

여기서 문제가 생긴다. 공유는 쉬운데, 콘텐츠로 돈을 버는 사람들은 디지털 콘텐츠가 무한복제되는 상황이 못마땅하다. 자기 것을 지키고 싶어한다. 그러다보니 권리를 자꾸 강화하게 된다. 저작권법이 개정을 거듭하면서 저작권 소멸 시한도 자꾸 길어진다. 저작권의 법률적 범위도 세진다.

올해 6월, 5살 꼬마가 춤을 추며 노래를 부르는 모습을 찍은 동영상에 대해 저작권 침해 논란이 있었다. 꼬마가 가수 손담비 율동을 따라하며 ‘미쳤어’ 노래를 부른 동영상인데, 저작권자와 해당 블로그가 있는 네이버가 저작권 침해를 문제삼아 동영상을 삭제했다. 결국 법정까지 갔는데, 아직 소송이 진행중이다.

2007년에도 미국에서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 경쾌한 음악에 맞춰 꼬마 아이가 춤을 추는 모습을 찍은 동영상이 유튜브에 올라왔는데, 역시 저작권 침해 문제가 제기됐다. 배경음악이 프린스의 ‘Let’s go crazy’였다. 재미있는 건, 두 사례 모두 노래가 ‘미쳤어’다. 사례를 보면 두 사회 모두 미쳐가고 있는 느낌이다. (일동 웃음)

저작권법에선 남의 저작물을 쓰려면 이용 허락을 받아야 한다. 헌데 쉽지 않다. 저작권자가 빨리 답변해주지도 않고, 그냥 쓰자니 이용 범위를 판단하기도 애매하다.

저작권자 허락을 받은 사례도 있다. 영화속 장면인데, 아이랑 길을 가던 엄마가 전화를 받는데 벨소리가 3~4초 정도 짧게 흘러나온다. 영화 <록키> 주제가인 ‘Gonna fly now’란 음악이었다. 이를 두고 저작권자인 EMI가 문제삼고 나섰다. 영화제작사가 EMI와 합의를 시도했는데, 처음엔 1만달러를 요구했다고 한다. 결국 2500천달러에 합의를 봤다. 그 영화는 블록버스터 영화도 아니고 그냥 독립영화 수준이었는데 저작권에 족쇄가 걸렸다.

변화가 필요하다고 보지 않으시는가. 그러기 위해서라도 저작권에 대한 기본 이해가 먼저 필요하다. 저작권은 창작자에게 그 이용에 관한 배타적·독점적 권리를 일률적으로 부여한다. 남의 창작물을 다른 사람이 활용하기 위해서는 창작자의 허락을 받아야 한다. 이용허락이다. 일부 예외는 있지만, 확실히 하려면 허락을 받아야 한다. 허락을 받지 않으면 위법의 행위로 본다.

저작권은 종류도 많다. 배포권, 복제권, 전시권, 공연권, 공표권 등등. 모두 합해 ‘카피라이트’다. 그 중 일부만 다른 사람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미리 공표하고 허락하면 좀 더 낫지 않을까 하는 아이디어가 나왔다. 그래서 이용 허락을 한 게 ‘CCL’이다. 모든 권리가 나에게 있는 게 아니라 일부 권리를 내가 가진 것이다. 그런 뜻에서 CCL을 ‘Some Rights Reserved’라고 한다.

CCL은 저작권을 포기하는 게 아니라 다른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미리 공표하는 일종의 계약이다. 한 사람이 여럿과 맺는 계약서다.

몇 가지 구성 요소가 있다. 저작자 표시(BY), 비영리(NC), 변경금지(ND), 동일조건 변경허용(SA)이다. 조합을 하면 6가지가 나온다. 블로그나 웹사이트를 방문하면 이런 게 달려 있는 것을 심심찮게 보셨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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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L은 카피라이트 자물쇠를 풀어 다른 사람들이 사용하도록 하는 창작과 나눔을 위한 라이선스다. 50여개 나라가 이 라이선스를 같이 쓴다. 크리에이티브 커먼즈(CC)는 미국에서 시작했고 지금은 50여개국이 넘는다. 일 년에 한 번 정도 전세계 CC 조직이 모여 중요한 정책도 함께 의논하고 교류한다.

이게 약속이라고 했지만, 법률적으로도 효력이 있다. CCL을 선택하는 메뉴를 보면 나라별로 현행법에 맞게 이용 허락을 규정한 약관이 뜬다. 메타데이터를 달아 검색할 때 걸리도록 하고 있다. CCL 선택 메뉴에서 제공하는 건 3종류다. 이용자가 인식하는 방식, 법률가가 인식하는 방식, 기계(검색로봇)가 인식하는 방식 등이다.

어떻게 CCL이 적용된 컨텐트를 검색할 수 있을까. 가장 쉽게는 CC서치에서 검색하면 된다. 우리나라 컨텐트를 검색하는 메뉴는 아직 없다. 사진공유 사이트 플리커는 ‘고급 검색’에서 CCL 검색 기능을 제공한다. CCL을 적용하면 사진 오른쪽에 라이선스 정보가 뜬다. 음악부문도 있다. 자멘도라는 사이트다. CCL을 붙인 음악만 올리도록 돼 있다. 듣는 건 무조건 무료다. 비슷한 곳으로 CC믹스터란 사이트도 있다. 우리나라엔 CC믹스터 코리아가 있는데, 아직 활성화되어 있지는 않다.

■ 널리 나눴더니 : 돈도 벌고, 인기도 얻고, 스스로 뿌듯하고

공유를 하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1993년 크리스마스 아침’이란 동영상이 있다. 1993년 크리스마스날 아침, 꼬마가 일어났는데, 꼭 갖고싶었던 선물을 받았다. 너무 기쁜 나머지 괴성을 지르며 어쩔 줄 몰라한다. 헌데 2006년에 어떤 뮤지션이 이 동영상을 리믹스해 음악을 삽입하고 자막을 넣었다. 그랬더니 원본과 또다른 맛이 생겼다. 이 리믹스 동영상은 UCC 공모전에서 상도 받았다. 원본 동영상이 뮤지션의 손이 닿으니 또다른 창작물로 거듭난 것이다.

우리나라 비슷한 사례도 있다. CC코리아에서 해마다 ‘CC 호프데이’란 파티를 연다. 지난 2007년, 가수 조PD가 호프데이를 맞아 음악을 하나 만들어 선물했다. 이 음악으로 CC코리아 자원활동가 한 분이 플리커에서 CCL 붙은 사진들을 모아 뮤직비디오를 만들었다. 처음엔 음악이었는데, CCL 컨텐트들과 결합해 뮤직비디오란 새 창작물로 거듭난 것이다.

CCL을 적용하거나 CCL 콘텐츠를 이용하려 할 때 부딪히는 난관이 있다. 내가 꼭 써보고 싶은 고화질 이미지가 있는데 CCL이 안 붙어 있다. 설마 모르겠지, 하고 살짝 쓰고픈 유혹이 있다. 또다른 유혹은 ‘변경금지’ 조항이다. 잘라 쓰고 싶은데 ‘변경금지’가 붙어 있다. 그때 또 한 번 유혹이 들어온다. CCL을 쓰다보면 난관이 있다. 어려움은 있지만, 그래도 쓰는 게 좋다.

CCL을 적용해 돈을 번 사례를 소개하겠다. <스타렉>(Star wreck)이란 핀란드 영화가 있다. <스타트랙>을 흉내낸 영화다. 영화 완성도도 높고 화려한 컴퓨터 그래픽도 들어 있는데, 돈을 안 받고 고화질 동영상을 무료로 뿌렸다. 일주일만에 60만명이 내려받았고, 6개월이 지나니 500만명이 내려받았다. 방송국에서 영화를 만든 친구들에게 연락을 해서 나중에는 정식 개봉관에서 상영을 하고 돈도 벌었다. 영화 속 캐릭터들을 팔아 짭짤한 수익도 올렸다.

자멘도는 모든 뮤지션들이 CCL을 붙여 곡을 올린다. 2만6천여개 앨범에 16만여개 음악이 올라와 있다. 음악을 듣는 건 무료인데, 유료 모델이 있다. 호텔이나 레스토랑, 주차장 같은 대중 장소에서 음악을 틀 땐 유료 계약을 맺는다. 수익은 뮤지션과 자멘도가 절반씩 나눈다. 웹사이트에서 좋은 음악을 듣고 해당 뮤지션에게 직접 기부하는 기능도 있다. 동영상 배경음악을 쓰고자 할 땐 온라인에서 바로 결제하고 쓰도록 했다.

팝아티스트 ‘나인 인치 네일스’ 사례도 흥미롭다. 이 그룹이 2008년 ‘고스트Ⅰ-Ⅳ’란 앨범을 CCL을 붙여 무료로 뿌렸다. 안 팔릴 줄 알았는데, 2008년 아마존 베스트앨범 1위에 올랐다. 한국에서도 이 모델이 그대로 통할 지는 확실치는 않다. 중요한 건 팬층이 생겼다는 것이다. 단순히 음악을 뿌리는 데 그치지 않고 리믹스 컨테스트 등을 통해 팬층을 확보했다.

이제 공유 사례를 보자. MIT 오픈코스웨어가 있다. 주요 강좌들을 텍스트와 이미지, 동영상으로 모두 온라인으로 공개하고 있다. 국내에도 오픈코스웨어 컨소시엄을 구성해 대학 자료들을 공유하자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세계 유수의 공과대학에 가고픈 학생들이 미리 MIT 오픈코스웨어 강의를 듣는다. 덕분에 MIT는 많은 우수 학생들을 유치하는 효과를 얻었다. 대학은 광고하는 것보다 훨씬 더 큰 브랜드 홍보 효과를 얻었다. 공익 뿐 아니라 다른 의미에서 이득도 많이 올렸다.

(수강생 양승준님) “비슷한 곳이 또 있어요. 아카데믹어스란 곳인데요. MIT, 하버드, 예일, 버클리 등 미국 유수 대학 강의 자료들을 모아 무료로 제공하는 사이트에요.”

양승준님 덕분에 좋은 사이트를 또하나 알게 됐다. 감사드린다. 위키피디아, 테드닷컴 등도 콘텐츠에 CCL을 붙인다. 호주정부 사례도 있다. ‘거번먼트2.0′이란 프로젝트로, 정부 자료들을 CCL을 붙여 공개했다.

우리나라에선 숙명여대가 ‘스노우‘란 재미있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외국에 훌륭한 자료들이 많지만, 우리나라 사람에겐 언어 장벽이 있다. 국내 교수님들도 본인이 갖고 있는 훌륭한 커리큘럼들이 있다. 숙명여대는 전세계 공개 강의를 우리말로 번역해 다시 올리고 있다. CCL을 붙인 것만 다시 번역해 올린다. 관련 숙명여대 교수나 학생들이 거기에 주석을 단다. 교육 커리큘럼을 아예 오픈해 온라인에서 짜깁기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있다. 하자센터에선 ‘필통‘이란 웹사이트를 운영하는데, 거기 쌓인 동영상이나 교육자료를 CCL을 붙여 공개한다.

공유를 하게 되면 명예도 얻고, 뿌듯하기도 하고, 돈을 벌기도 하고, 인기를 얻기도 한다. 공유의 가치가 뭘까. 공유한 컨텐트는 돌고 돈다. 사진을 공유하면 당장 누군가 잘 쓸 수도 있고 당장 돈을 못 벌 수도 있지만, 다른 누군가는 그 사진을 보고 영감을 얻을 수도 있다. 내가 음악을 직접 생산하지는 않지만 풍요로운 문화를 누릴 수 있는 출발선이 될 수 있다.

■ 기왕이면 ‘쿨’하게 공유하면 어떨까

공유에도 원칙이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우선, 공유는 누군가 꼭 필요한 가치 있는 것이 될 수 있다. 주변 친구에겐 관심 없는 것이지만 온라인에 올리면 다른 누군가에겐 가치 있는 정보일 수 있다. 또, 기왕 공유하려면 쿨하게 했으면 한다. 2007년 자료가 있다. CC코리아가 글로벌 CC에서 인기도 많고 모범 사례로 꼽히는데, CCL 자료수에선 조사대상 52개국 가운데 5위권인데, 자유도 면에선 51등을 했다. 한국은 CCL을 널리 쓰는 편이지만 아직 쿨하게 사용하지는 않는 것 같다. 창작과 공유로 새로운 문화를 만들 수 있는 중요한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면 좀더 쿨하게 나누는 게 필요할 것 같다. 마지막으로, 당장의 보상을 생각하지 말자. 언젠가는 내가 도움을 받을 때가 있다. 조금 불편하고 번거로워도 공유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CC코리아는 상근활동가 2명을 제외한 모든 사람들이 자원활동가다. 자원활동가 중심으로 조직이 돌아가며, 상근은 자원활동가들이 잘 활동하도록 돕는 일을 한다. 현재 자원활동가만 70여명이 있고, 그 중 40여명이 꾸준히 활동하는 편이다. 우리 역할은 CCL을 적용하고픈 곳에 가이드도 제공하고 국제 컨퍼런스도 개최한다. 창작자와의 만남을 위한 ‘CC 살롱’이란 행사도 연다. 전세계 CC 커뮤니티가 만나는 ‘아이서밋’에도 참가한다. 오는 12월17일 저녁에는 CC코리아와 비슷한 활동을 하는 오픈코스웨어 컨소시엄(OCWC), TEDx 서울, TEDx 명동, 이그나잇 서울 등이 모여 ‘CC 프렌즈 파티’도 연다.

마지막으로, CC코리아 프로젝트 리드이신 윤종수 판사님이 즐겨 드는 비유를 소개하겠다. 예전에는 휴일이라도 거의 모든 초등학교 운동장이 외부인 출입을 엄격히 통제했다. 요즘은 사정이 달라졌다. 많은 초등학교 운동장이 주민들에게 개방됐다. 조깅하는 사람, 산책 나온 가족이 자유롭게 이용한다. 학교는 운동장에서 외부인이 장사를 하거나, 시설물을 옮겨놓는 행위 등을 특별히 금지하고 이를 위반한 경우에는 출입을 제한한다. 주민들은 돈 내지 않고 마음껏 이용하는 장소가 생겨 좋다. 학교는 운동장을 공짜로 개방해도 별다른 손해가 없고, 오히려 주민들에게 학교의 좋은 이미지를 심어줬다. 원한다면 운동장 한 구석에 매점을 만들어 음료수를 판매하고 그 수익을 학교 운영에 보탤 수도 있다.

여기서 운동장을 저작물로 바꿔보자. 저작물 이용을 원칙적으로 허용하되, 예외적 경우에만 이용을 제한하는 게 새로운 저작물 공유 문화다. 솔직히, 공유는 쉬운 일이 아니다. 귀찮고 유혹도 많은 어려운 일이다. 그럼에도 공유는 가치가 있다. 우리 모두 ‘오프너’가 되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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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욱

asadal입니다. '우공이산'(http://asadal.bloter.net)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인터넷과 뉴미디어, 사회적 웹서비스, 기업의 사회적 책임, 오픈소스, CCL 등을 공유합니다. asadal@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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