숭례문 복구 사업
지난해 2월 10일 우리는 믿을 수 없는 광경을 지켜봐야 했다. 숭례문이 눈앞에서 방화로 주저앉아 버린 것. 국보 1호를 어이없이 잃었다는 상실감에 온 국민이 충격을 받았던 것은 당연했다. 하지만 엊그제 같은 그 기억이 벌써 1년 전 일이 되어가고 있다.
있어서는 안 될 일이 일어났지만 숭례문은 최근 다행히 본 모습을 조금씩 되찾고 있다.
지난 3일 오후 방문한 숭례문 현장에서는 복원을 위한 손길이 한창이었다. 건물 주변을 철재로 잇댄 비계(높은 곳에서 공사할 수 있도록 설치한 가설물)와 계단과 기둥 형태를 찾아볼 수도 없는 2층 누각 등 화마가 할퀴고 간 상흔은 역력했지만 그 속에 돋고 있는 새 살은 숨길 수 없었다.
◆ 복구, 어떻게 진행되나
= 문화재청은 숭례문 복구 작업을 3단계로 진행 중이다. 화재현장 수습 위주로 1단계 작업을 벌인 후 조사ㆍ발굴ㆍ고증ㆍ설계 작업을 거쳐 본격적인 복구 공사에 들어갈 계획인 것. 1단계 작업은 지난해 5월 완료됐고 지금은 숭례문 고증과 발굴조사, 복원설계가 한창인 상태다. 이 작업이 올해 말쯤 마무리되면 내년 1월부터 본격적인 복구 공사에 들어가 2012년 완공될 계획이다. 이는 화재 직후 거론됐던 2013년보다 다소 앞당겨진 것이다. 복구 작업에 들어갈 총 예산은 250억원으로 전액 국고에서 지출된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국가가 책임지고 숭례문을 복원하겠다는 표현으로 생각하면 된다"고 말했다.
문화재청은 숭례문을 화재 이전 모습으로 복구하되 일제시대와 1961년 중수(重修)공사 때 훼손된 석벽과 일제가 변형시킨 좌우측 성곽 등도 함께 복원할 계획이다. 또 1900년 숭례문 앞에 전차 궤도를 놓으면서 1.6m 높아진 지반도 원래 상태로 돌아간다.
◆ 손상된 부재는
= 화재 현장에서 수습한 부재 3000여 점은 현재 경복궁에 있는 숭례문 부재 보관소에 보관 중이다. 부재가 얼마나 불에 탔는지, 사용할 수 있는지 등을 조사하는 실측작업도 지난해 10월부터 시작해 현재 50% 이상 진행됐다. 이 작업이 모두 끝나면 숭례문 복원도면에 내용이 반영된다. 문화재청은 일단 사용할 수 있는 부재를 최대한 복원에 투입할 계획이다.
김창준 숭례문복구단장은 "불탄 부재에 대한 실측과 재활용은 숭례문 국보 가치를 유지하는 요소"라며 "손상된 정도를 세밀하게 조사해 다시 사용할 수 있는 것과 전시ㆍ교육용 등으로 분류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화재 당시 땅에 떨어졌지만 간신히 살아남은 현판도 대전 국립문화재연구소에서 복구작업 중이다.
김순관 학예연구사는 "모두 38개 조각으로 깨진 상태였지만 복원하는 데 큰 문제는 없다"며 "다만 지금 현판 서체가 우리가 확보한 조선 후기 탁본과 달라진 점을 확인해 원래 글씨를 복원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 목재와 기와 수급은
= 숭례문 복구를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었던 목재는 소나무 300그루 정도를 확보해 물량은 충분한 상태다. 전국 산림을 뒤지고 국민들이 자발적으로 기증해준 결과다. 그동안 열리지 않았던 강원도 삼척시 준경묘(조선 태조 5대조인 이양무 장군 묘)도 대경목(지름 70㎝ 이상 큰 나무) 10그루를 숭례문 복원을 위해 바쳤다. 준경묘 소나무는 강릉 지역 제재소에서 표피 제거 작업을 거친 후 지난 3일 경복궁 부재관리소로 옮겨졌다.
화재로 95% 이상 파손된 기와도 그동안 관심 대상이었다. 복원을 위해 필요한 기와는 모두 2만2465장에 달하는데 현대식 기와는 무게가 너무 나가 사용하기 곤란했기 때문. 따라서 전통 기와 제작이 숙제로 남겨졌다. 전통 기와 조달은 이 분야 유일한 무형문화재인 한형준 제와장(製瓦匠)이 맡을 예정이다.
◆ 도편수는 누가 될까
= 피해가 집중됐던 숭례문 문루(門樓) 복구 작업을 이끌 도편수(都邊首)를 누가 맡을지도 관심사다. 현재 도편수 후보로 입에 오르내리는 사람은 신응수(66) 최기영(65) 전흥수(70) 대목장(중요무형문화재 74호ㆍ목재를 이용한 고궁 건축기술 보유자) 등 3명. 현재 생존해 있는 대목장이 이들 3명뿐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화재청은 도편수가 누가 될지 섣불리 말하는 것은 아직 이르다고 말했다. 이들 모두 뛰어난 대목장이지만 국보 1호 복원을 이끌 도편수인 만큼 선택에 신중을 기하겠다는 것.
문화재청 관계자는 "명성도 중요하지만 실력이 우선이라는 기준으로 도편수 선정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김창준 단장은 "세 분이 후보군이라는 이야기가 항간에 나돌고 있지만 결정된 것은 아직 아무것도 없다"며 "대목장이 아닌 분들 중에서도 훌륭한 기술자들은 많이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문화재청은 숭례문 복구공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내년 초쯤 도편수를 최종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 목조문화재 관리 여전히 구멍
= 숭례문 화재는 국보 1호를 우리 눈앞에서 앗아갔지만 그 과정에서 우리가 얻은 것도 분명히 있었다. 가장 큰 소득은 전국에 있는 목조 문화재에 대한 이중, 삼중의 방재시설이 필요다는 인식이 퍼진 사실이다. 화재 이후 정부도 개선 대책을 연이어 내놓았다. 특별예산이 편성됐고, 문화재청에서도 '목조 문화재 종합방재대책'을 발표했다. 서울시도 숭례문 참화가 있은 지 20여 일 만에 종합대책을 내놓고 "2009년까지 50억원을 투자해 CCTV, 무인경비 시스템, 경보기, 소화기, 화재감지기, 소화전 등을 추가로 설치하고 전문 방재 인력과 현장 경비 인력을 확충하겠다"고 밝혔다.
이 기사에 대한 나의 생각
숭례문이 불타는 모습을 보면서, 난 숭례문에 불을 지른 방화범에 대해 엄청난 욕을 퍼부었다. 지금 그 방화범은 무엇을 하고 있을까? 자신이 불태운 숭례문에 대해서 어떠한 생각을 하고 있을까? 가끔 선유도 공원이나, 어떤 장소에 갔을 때 미니어처로 된 숭례문이나, 매그넘 사진전에서 보았던 숭례문이 불타기 전 사진을 보면 가슴이 미어지는 느낌이 들었다.
다시 원래의 숭례문으로 돌아왔으면 하는 바람이 가장 크다. 대신 복구 사업의 완성 예상년도가 2012년인 것을 보고 좀 꺼림칙해졌다. 2012년은 ‘멸망의 해’ 라고 예언가들이 누누이 말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숭례문을 완성시키시는 대목장의 연세가 모두 60이상인 것을 보고, 저 분들의 뒤 이을 수 있는 사람이 과연 누가 있을까? 전통기와를 만들어 내는 한형준씨는? 저분들이 없다면, 숭례문을 레이저영상으로 만들어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상상도 해본다. 그래도 저분들이 계셔서 그리고, 복구 작업을 모두가 열심히 해주셔서 다시 우리 나라의 국보 1호가 완성된다는 것이 기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