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후 미래가치 보여줄 수 있는 제주 만들어야"

[서귀포글로벌아카데미] 이재웅 전 Daum 대표이사
"글로벌 하고 지속가능한 개발이 유능한 인재 끌어들여"

2009년 03월 18일 (수) 08:02:12
양미순 기자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가 50년, 100년 후 후손들에게 남겨줄 제주는 어떤 모습일까.

고층 빌딩이 숲을 이루는가 하면 흉물스럽게 폐허로 남은 골프장이 곳곳에 방치된 제주? 아니면 세계적인 인재들이 들끓고 교육과 의료, 첨단과학기술 분야에서 국내 최고, 아니 아시아 최고의 도시로 자리한 제주? 17일 제주 서귀포평생학습센터에서 개강한 '2009 서귀포시 글로벌 아카데미'의 첫 강사로 나선 이재웅 전 Daum커뮤니케이션 대표이사는 이날 강연에 참석한 이들에게 '지구적(持久的) 제주'를 위해 오늘을 사는 우리들이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몇가지 제안을 했다.


▲ 2009 서귀포글로벌아카데미 첫 강사로 나선 이재웅 전 Daum커뮤니케이션 대표이사 ⓒ제주의소리 이승록 기자

이재웅 전 대표는 "약 20년전 인터넷을 처음 사용했을 때 정말 혁신적이라는 생각을 했다"며 "글로벌도 인터넷과 비슷한 것 같다"고 운을 뗐다. 그는 "20년전 우리의 생활은 엄청난 제약으로 가득했지만 지금은 모두 바뀌었다"며 "교통과 통신의 발달로 지금 우리 삶은 지역적 제한을 벗어나 글로벌화 된 상태"라고 말했다. 20년전만해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양식하면 '돈까스' '함박스테이크'를 떠올리는 것이 고작이었으며 제주에서 서울로 이사를 가는 것도 어려움이 많았다. 또 신혼여행하면 단연 '제주'를 꼽았으며 IT기업의 제주이전은 꿈도 꾸지 못했다.


▲ ⓒ제주의소리 이승록 기자

하지만 오늘날 우리의 삶은 어떤가.
이재웅 전 대표는 "이미 우리의 삶은 글로벌화 됐고 앞으로 더 글로벌화 될 것"이라며 "국내는 물론 미국의 일부 도시를 무박2일로 다녀올 수도 있을 뿐 아니라 민간인의 국제교류도 활발해졌고 통신의 발달로 지역적 제한도 대부분 깨졌다"고 설명했다. 이 전 대표는 "과거 국내에서는 신혼여행지로 제주를 최고로 생각했지만 오늘날 해외여행이 자유로워지면서 상대적으로 제주에는 적게 온다"며 "그렇다면 글로벌시대 제주는 어떤 경쟁력을 갖고 누구와 경쟁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물음을 던졌다.


▲ ⓒ제주의소리 이승록 기자

그는 "글로벌 경쟁시대에서 제주의 경쟁상대는 서울과 부산도 될 수 있지만 싱가포르, 런던과도 경쟁해야 한다"며 "카지노와 해군기지, 골프장, 리조트 등으로 과연 제주가 얼마나 버틸 수 있겠느냐"며 제주다움을 강조했다. 이어 "교통과 통신의 발달로 사람들이 지역적 제한없이 자유롭게 살 것 같지만 실제는 일부 지역을 제외한 공동화현상을 더욱 가속화시키고 있다"며 "젊은 사람들이 자신이 원하는 학교와 직장을 위해 제주에 있겠냐. 경쟁력 있는 젊은이들은 한국에서도 안 살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 ⓒ제주의소리 이승록 기자

이재웅 전 대표는 지금이 바로 제주의 생존방법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사안에 대한 옳고 그르냐를 떠나 지금 제주에서 추진하는 것들이 모두 완성됐을 때의 제주를 상상해 봐야 한다"며 "일정부문 제주를 업그레이드하는 역할은 하겠지만 진정한 글로벌 제주로 경쟁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글로벌시대에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으로 말로만 글로벌을 외치고 있지만, 외자유치만으로는 글로벌하게 되지 못한다"며 "제주사람이 글로벌화하고 글로벌한 인재를 제주로 유인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래가치를 보여줄 수 있는 제주'를 만들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 ⓒ제주의소리 이승록 기자

과거 산업화와 도시화로 동경했던 뉴욕과 서울,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이 곳으로 몰리고 있지만 지금은 친환경, 느림, 웰빙 등의 키워드가 뜨고 있으며 다양성과 지역화를 추구하기 위한 움직임들이 일고 있다. 현재를 살아가는 인재들도 과연 과거 산업화·도시화 시대에 동경했던 고층 아파트를 원할까? 이재웅 전 대표는 "제주는 현재에 대한 미래가치가 가장 많이 남아있는 곳으로 이것이 제주의 최고 장점이며 경쟁력이 될 수 있다"며 "하지만 기존 우리의 머릿속에 세뇌된 성장정책으로 제주를 개발·발전시키려고 한다면 제주의 미래가치는 50년도 되기 전에 모두 훼손되고 말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지금 당장 골프장이 생기는 것은 바로 돈이 생기기 때문인데 이는 미래가치를 현실화·현금화 시키는 것으로 제주의 미래가치에 심각한 훼손을 초래한다"며 "기존의 패러다임에 휘둘려서 제주의 미래가치를 훼손한다면 50년후 제주에는 아무것도 남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한다. 이 전 대표는 "제주의 지속가능성을 생각해야 한다"며 "기존 패러다임에 의한 글로벌화가 아닌 사람의 세계화와 지역의 지역화가 가장 중요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제주도에 대학이 하나 있는데 우리나라 최고의 대학이라고 하면 인재들 온다"며 "골프장 3개를 조성하는 비용이 KAIST와 같은 국내 최고의 대학의 1년 예산이라면 과연 우리는 어디에 투자해야 지속가능한가"를 물었다. 또 "교육, 의료, 휴양, 첨단과학기술산업 등 제주의 비전 자체는 나쁘지 않으나 기존 패러다임에 맞춰가면 안된다"며 "경쟁, 카지노 등을 생각하면 제주의 미래가치는 훼손되고 후손들에게 아무것도 남겨줄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 ⓒ제주의소리 이승록 기자

이재웅 전 대표는 "30만년된 제주의 오름에 사람이 살기 시작한 것은 고작 7~8만년전으로 당시는 어렵게 살았을 것"이라며 "지난 50년 제주는 많이 개발되고 발전했지만 상대적으로 타지역보다 잘 사는 것도 아니고 미래가치가 더 좋아진 것도 아니"라고 말했다. 이어 "향후 50년 제주의 미래가치가 훼손될 수도 있다"면서 "미래가치를 지속가능하게 만드는 것, 글로벌하면서 지속가능한 제주가 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2009 서귀포글로벌아카데미가 17일 개강했다. ⓒ제주의소리 이승록 기자

한편 서귀포시와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가 주최하고 탐라대학교와 <제주의소리>가 주관하는 '2009 서귀포시 글로벌아카데미'는 17일 개강식을 시작으로 12월말까지 서귀포시 평생학습센터(시민회관 옆)에서 열리는 정규강좌(20강좌)와 읍면을 순회하는 순회강좌(10강좌)로 구분해 매주 1회·총 30강좌로 진행된다. <제주의소리>

<양미순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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