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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을 위한 하자 인문학 5 : 애전별친愛錢別親글 수 387
또 하나 아직까지도 생생하게 기억나는 것은 럭키의 무기력한 모습이었다. 포조가 시키면 시키는 대로, 반항 한 번 해볼 생각을 않고, 심지어는 더이상 자신에게 명령을 내릴 사람이 없어진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기까지 한다. 그런 럭키를 보면서 짜증이 솟았던 이유는, 아무런 생각이나 느낌도 없이 선생님이 시키면 시키는 대로, 때리면 때리는 대로, 어떠한 의문도 가지지 않은 채 그것이 너무나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했던 예전의 내 모습을 럭키에게서 발견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무서울 정도로 수동적인 럭키의 모습에서 예전의 (어쩌면 지금까지도 잔해가 남아있을지 모르는) 내 모습을 발견하는 순간 침이 쓰더라. 다른 캐릭터들은 엉뚱하고 귀엽고 발랄해서 보는 내내 웃음이 실실 나왔는데, 럭키? 꽝이다. 매력? 일시불로 상실한게 틀림없다. 포조가 생각하라고 시키기 전까진 한마디도 안 하더라. 저러다 입에서 단내 나는거 아냐? 하는 생각이 들 때 쯤, 포조가 럭키에게 생각해! 라고 하였고, 우리의 충실한 럭키는 신들린 듯이 노끈을 잡아채며 생각을 시작했다. 알아먹을수 없는 말을 두다다다 쏘아대며 다른 세 사람을 한 방에 제압하는 모습을 보고, 혹시 저러다 포조와 디디와 고고를 마구 밟아대면서 '야 이 바퀴벌레들아, 나도 주체적으로 움직이고 생각할 수 있는 사람이거던? 이딴 노끈은 개나 줘!' 하는 식으로 한 방 먹이는 반전이 있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모자를 벗기자마자 힘없이 나가 떨어지는 모습에 많이 실망했다. 고고와 디디에게도 고도를 수동적으로 기다리기만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들은 고도를 도대체 왜 기다려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는다. 어쩌다 한 번 '왜?'라는 질문이 나오면, 그에 대한 답으로는 '고도를 기다려야지'가 충분하다. '아 참 그렇지!' 하고 꺄르르 깔깔. 그게 끝이다. 그러니까 도대체 왜 고도를 기다려야 하는건데! 라고는 그 누구도 묻지 않는다. 보는 내내 웃기긴 했지만 답답해 죽는 줄 알았다. 처음엔 웃겼고, 다음엔 답답했으며, 마지막엔 고도의 정체가 궁금해지더라. 그들에게 고도란 무엇이었을까? 구원? 지루한 기다림으로부터의 해방? 또다른 시작? '짓거리'의 끝? 그렇다면 나의 고도는 뭘까? 내가 그것에 대해 왜라고 물어볼 틈도 없이 맹목적으로 믿어버리면서 전제라는 것을 당연시 여기는 고도가 과연 있을까? ![]() 상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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