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플랫폼 인 기무사는 작품을 보는 것도 흥미로웠으나 기무사라는 비밀스러웠던 공간을 탐험하는 게 더 흥미로웠다. 궁서체로 쓰여있는 강당 팻말라던가 꿉꿉한 냄새, 알 수 없이 있는 장소들, 간첩이나 반공 같은 단어들이 쓰여있는 스티커는 내가 살고있는 생활과 떨어져있는 느낌이들어 그 장소가 다르게 느껴졌었다.
그 전 MBC PD 수첩에서 기무사 관련 영상을 보았는데 군사와 관련되지 않은 일반인들을 첩보한 영상을 보고 무서운 단체라는 생각이 들었다. 평소에는 깨닫지 못하지만 군사적으로 북한을 적대시 하고 있는 것을 느꼈을 때 한국과 북한이 휴전이라는 것을 드문드문 깨닫기도 한다. 그런데 일상에서도 이와 비슷한 알 수 없는 불편함을 느끼고 하는데 한겨레나 어떤 정치적 발언에 빨갱이나 좌파 라던가 하는 식으로 달려있는 리플이나 의견이 무섭다는 생각이 든다. 한 사람을 사회적으로 매장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정윤석 작가의 별들의 고향은 민주주의의 정의라던가 새마을운동, 전두환, 88올림픽 등 그 당시에 방영되었던 어떤 메세지를 담은 영상매체들을 모아놓은 것이었다. 만약 내가 저 당시 살았던 어린 아이었다면 저런 영상들에 현혹되어 정말 민주주의는 좋은 것이고 새마을 운동도 나라의 발전을 위해 꼭 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을 것 같다. 하지만 이런 영상들이 개인의 시각을 편파적으로 만드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 중 영상은 영향력이 큰 매체라고 생각한다. 지난 학기 스튜디오 시간 중 러시아가 소련 시절 노동은 즐거운 것이고 게으른 것, 타락하는 것 (술, 마약 등)은 나쁜 것이라는 메세지가 가득한 영상을 본적이 있는데 그 영상과 크게 다른 것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 입장에서는 이런 것을 이용하는 것도 휘둘리는 것도 나쁘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나는 인터넷을 켜면 접할 수 있는 엄청난 정보의 홍수 속에서 나는 어떤 시선을 가질지 고민된다. 예전에는 중립을 지켜야 한다는 생각을 했는데 조한 강의에서 사람은 당파적이라는 이야기를 들으니 사람이 중립적일 수 없는데 중립을 지키려고 하는것 자체가 부자연스러운 일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개인적으로 가장 기억에 남았던 작품은 윤주영 작가의 Trading in Khan al-khalili라는 작품이었다. 이 작품은 2007년 12월 ~ 2008년 2월 사이에 이집트 카이로에 있는 가장 큰 시장인 캉카릴리 에서 진행되었다. 이 작품을 보고 어렸을 때 본 동화중에 좁쌀 한톨이라는 동화가 떠올랐는데 그 동화에서는 돈이 없는 한 총각이 좁쌀 한톨로 색시를 구하러 가는 이야기다. 좁쌀 한톨은 쥐가되고 고양이가 되고 말이 되고 소가되어 결국 예쁜 색시를 얻는다는 것으로 이야기가 마무리 되지만 실제로 지금은 동화와 다르기도 하고 돈이 우선시 되는 지금 상황에서 동화 속 이야기 처럼 긍정적으로 전개 되는것은 불가능 할 것이라 생각한다.
작품에서는 금 1g이 mp3 player → 옷 → 기념품(접시,탬버린,조각상4개) → 핸드폰 줄 3개와 시샤(물담배) → 타블라 → 털양말 7켤레 → 낙타인형 2개 → 두건 → 감자깎는칼 → 다과 4개 → 고구마 로 바뀐다. 금 1g으로는 살 수 있는게 없다. 그 고구마는 금 1g가치로 바뀌었지만 시장에서는 소용 없는 것이 된 것 같아 재미있기도 하면서 한편으로는 하나의 물건이 그만큼의 가치를 할 수 없다는 것이 왜 그렇게 할 수 없는 지에 대해 의구심이 든다. 처음에 개인 상거래가 시작된 것은 물물교환이었을 것 같은데 그 때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과 자신에게 필요한 것을 바꾸었지만 그 거래물품의 가치를 잴 기준이 없어 통화가 생겼는데 이제는 물건보다는 돈이 가치를 발하는 시대가 된 것 같다. 실제로 이 프로젝트를 우리나라에서 했다면 어땠을까?아마 작업하기 힘들것이라는 생각을 넌지시 해본다. 실제로 돈이든 기무사든 만들어지고 생기게 된 이유는 어떤 입장에서는 좋은 취지에서 생겼을 것이나 실제로 그런 제도들이 진행되면서 생기는 문제점들이 있는데 그 문제점들이 해결되지 않고 진행되는것 같다. 예전에는 그런 문제들이 터져 전쟁이 일어난다던가 쿠테타가 자주 일어났었던 것 같지만, 그것만이 해결책인가 하는 생각도 드는 한편 차라리 그렇게 어떤 사건으로 터져 나오는게 나을까 싶기도 하다. 지금 시대는 서로가 이야기를 해도 들을 줄 모르는 것 같다.
지난 번 다같이 모여서 이야기할 때도 누군가 그랬던 것 같은데, 작품 속의 시장에서 카메라맨이었던 사람이 탬버린을 치면서 노래를 부르니까 생판 모르는 사람들이었지만 주위에 있던 꼬마들, 어른들도 같이 흥겨워하고 노래부르면서 즐겁게 노는 장면이 인상깊었다고....
영상의 흐름은 트레이드를 중심으로 흘러가지만, 그 안에서는 돈으로 사거나 팔 수도 없으며, 바꾼다거나 할 수도 없고 그럴 필요도 없는 즐거운 이야기가 있었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