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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 시대의 living literacy글 수 603
문자로 보낸 7일차 리뷰 1조 홍조: 오늘 우리조 김병학 할아버지댁에 손님이 와계시는 거야. 엠비시 피디분이시래. 저출산/ 청년실업, 고령화 3부작 다큐를 찍고 있다나봐. 김병학 할아버지께서 주민등록상 아드님이 있어서 기초생활수급자가 아니시거든. 그래서 쪽방에서 정부보조없이 쉼터나 교회 도움으로 생활하고 계셔. 요는 아마 내일이나 모레 하루종일 촬영을 할 예정인데 때마침 방문한 우리들 얘기도 궁금해하시길래 온도재기 프로젝트에 관해 설명해드렸고, 김영민선생님과 연결해드렸어. 얼굴을 마주한 시간이 점차 길어져서 그런 걸까. 할아버님, 할머님이랑 일상을 함께 하고 있는 것 같이 점차 방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졌고 (정말 여러 이야기를 많이 듣게 돼.) 또 집집마다 여러 가지를 챙겨주셔서 정말 고맙고 감사하다는 말을 수십번씩 하게 되는 것 같아. 요새 부쩍 동네분들과 사사롭게 시비가 붙는데 (왜 어떤 집 온도는 재고 어떤 집은 안 재냐는 둥) 모두를 다 해드리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한 점. 처음엔 경계했지만 딱 한 번 길목에서 혈압 재드렸는데 이후 만날 때마다 고맙다고 하시는 분들에 대한 생각들이 났어. 편하게 살면 사람이 아니라 마네킹이래. 온실속 화초가 아니라 잡초가 되어 많은 경험으로 단단해지라며 벌써 이별 인사 겸 특강을 해주시기도 하셨어. 한 할아버님께서 하신 말씀이었는데 신통방통했어. 우리의 테마 중 하나가 섶 시柴인 걸 어찌 아셨을까. (문자 보내는 동안) 방화(집)에 딱 도착! 오늘 동안 오늘 리뷰 다했네. 모두 잘 자고 힘내!쇼: 음... 오늘 오전은 평상시처럼 별일, 그렇게 눈에 크게 띄는 일은 없었던 것 같아. 할아버지, 할머니들 혈압도 거의 정상이거나 큰 이상은 없었고, 습도도 정상이었고, 먼지도 정상이었어. 뭐 한 가지 눈에 띈 게 있었다면 오늘따라 길에 사람들이 많이 보였다는 것. 그리고 술 드신 분들이 많았다는 것 정도?? 그리고 오후에는 엠비시 방송국에서 피디분이 오셔서 청년실업과 고령화에 대한 삼부작 다큐를 찍을 거라는 이야기를 하시더라~ 그래서 내일 우리가 하는 온도재기를 포함(?까진 잘 모르겠네) 찍고 싶다고 말씀하셨고, 나중에 김영민선생님과 이야기 하셔서 잘 모르겠다... 그리고 오늘 오후엔 문제가 좀 있었지. 우리가 마지막 집 온도재기를 하고 있을 때 어떤 할아버지께서 오셨어. 그래서 65세가 안 된 사람들은... 몸이 더 안 좋은 사람들도 있는데 그럼 그 사람들은 다 죽으란 얘기냐면서 술주정을 하셨지. 그러시더니 그럼 우리집에 가자고 계속 그러시길래 거절하다가 홍조와 간호사분에게 부탁드리고 따라가게 된 거야... 그리고 집에 들어가서 할아버지의 푸념을 듣다가 거기서 실랑이가 일어나서 나중엔 내가 화 내고 나와 버린 걸 따라 오신거야. (핸드폰값 이야기며 자신이 앓고 있는 병이야기며, 병원에서 사기 당하셨던 이야기 등) 사실 그 상황에서는 따라가지 않았던 것이 가장 좋았던 방법이었고 그러지 못해서 할 수 없이 따라갔지만... 아무튼 오늘 같은 일은 없게 했어야 했는데... 대략 이야기는 이 정도구... 내 위치나 포지션 생각 않고 생각 없이 행동했던 것 때문에 걱정했던 죽돌, 판돌에게 미안해. 사실 그 때는 화도 나고 덥고 그래서 기분이 언짢아 있었어. 우리가 이야기했던 pity와 empathy를 좀 더 생각해봐야 할 것 같아. 암튼 다시 한 번 미안하고 앞으론 좀 더 신중할게. 2조 무브: 서울이 32도까지 올라간다고 하는데 우연히 텔레비전을 볼 때마다 폭염주의보에 대해서 이야기를 한다. 오늘 오후 2시 정도에 외부 온도가 26도였는데... 거동이 불편하신데 움직이지 않으시면 건강을 유지할 수 없는 분들이 많다. (이희중 할아버님은 이미 왼쪽다리 수술로조차도 재기불가능이신데 움직이지 않으면 리듬이 깨진다고 하신다더라. 집안은 너무 더워서 종로3가나 그 주변역의 우체국 같은 공공장소에 가진다고 한다.) 오늘 어느 할아버지네 집의 윗층 칸에서 싸움이 벌어져 야외에서 혈압과 체온을 측정했다. 오늘은 이곳에 물리적, 정신적 휴식 공간이 없음을 다시 느낀다. 쇼가 중간에 없어졌을 때 찾으러 다니는 도중 술자리를 차린 아저씨 세 분이 '저거 하는 거 우습지 않습니까? 뭐 대단하다고...'라고 웅성... 반면에 자주 보는 얼굴이라고, 수고하라고, 좋은 일이라고 격려하는 아저씨들. 이제는 어떤 상황이어도 긴장을 안 할 수 없다. 하지만 지난 날보다 당황하지는 않았다. 처음에는 야유식으로 들리는 것들에 신경이 쓰여 마인드콘트롤이 잘 안되었었는데 요즘에는 크리킨디의 이야기가 다시 생각난다. 비웃음을 받는 크리킨디는 마음이 강했을 것이다. 그리고 당연히 해야할 일을 안다. 나는 영어문장 숙제할 때 학교공통지향점에 "소외된 지역, 사회, 사람 등을 외면하지 않는다"라고 썼다. 지금 나는 "현장" 속에 있다. 순간을 더 잘 지켜보고 그간 문장과 생각으로 상상해왔던 것들이 행동을 통해서 어떻게 바뀌는지를 놓치지 말아야 겠다. 동녘: 전날 방문을 세 분 밖에, 그나마도 설문은 두 분만 하셨는데 그래도 모든 분들을 방문할 수 있었던 오전시간에도 일을 나가시게 되어 이제 오전에는 안 계신다는 분이 나왔다. 오늘은 나머지 분들도 다 설문을 하려고 했는데 더위 때문이신지 두통을 호소하시고 말할 기운도 거의 없으신 분들이 있으시기도 해서 설문을 다 마치지는 못했다. 그것보다도 날이 가면 갈수록 대부분 혈압도 조금씩 올라가시고 기운도 없다고 말씀하신다. 어르신들의 몸 상태가 나아지는 경향으로는 안 보인다. 어제에 비해서 습도는 내려갔지만 방은 어제보다 더 덥게 느껴진다. 그럴 때에는 집에 오래 계시는 걸 괴로워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대피(?)하시는 곳은 청계천, 집앞, 탑골공원 등이 보통인 듯. 오후에는 취하신 분이 자기집도 온도 한 번 재보자고 온도계를 가지고 가셨다는데 그 뒤로 온도계의 행방이 묘연해졌던 일과 쇼가 어떤 분에게 잡혀서 이야기를 듣느라 어디 있는지 확인이 안 되는 상황이 있었다. 그런 분들이 보통 말씀하시는 것은 65세이하면 죽어도 되냐는 말씀을 하시는데 누가 누굴 차별하거나 소외시킨다는 뜻은 없다. 일로서의 무시를 하지만 마음에는 밟히는데, 그래서 우리가 지금 할 수 있는 일(혈압/온도 측정?)들을 모든 분들에게 해드릴 수도 없고 사실 솔직하게는 거기서 내가 동정과 감정이입을 구분할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그 둘의 차이에 대해 생각해봤는데, 지금 현재까지 생각한 것은 이후의 행하는 액션...의 차이라기보다는 지속과 책임감인데, 이 책임감이라는 것이 정말 어떤 때에 들어서 내 일로서 받아들여질 수 있을까 생각중. 센: 처음에 온도재기 프로젝트를 한다고 했을 때 내 머릿속에는 우리의 역할은 조사원같이 온도나 체온을 재고 기록하는 것까지만 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우리는 담배 심부름도 하고 바깥에 이불도 널어드리고 물도 떠다드리는 것과 같이 심부름을 자주 하게 되었다. 그리고 얼마 전 봉사하려면 똑바로 하라는 말을 듣기도 했고, 그래서 그럼 정말 우리가 하는 게 자원 봉사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지만 우리의 역할이라는 것이 어디서부터 시작해서 어디까지가 끝이라고 나눌 수 있는 건지 헷갈리기도 하고 그분들께 말 할 때 사용하게 되는 단어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그 분들이 우리에게 말을 걸어왔을 때 어떻게 대답을 드려야 하나 생각한다. 주로 물어보시는 건 이거 뭐하는 거에요?, 아무 집이나 다 하는 거에요?, 혈압 좀 재줘요, 같은 것들인데 이럴 때 65세 이상 되신 분들만 조사한다고 하면 나도 65세 넘었는데 왜 안 해주지? 나 그럼 65세 안 된 사람들은 병 걸려서 아파도 된다는 말이냐? 이렇게 두 가지로 나뉘는 것 같다. 어떻게 해도 결국에는 언짢아하시는 분들이 대부분인데 우리가 설명을 할 때 우리가 알고 있는 것들을 모두 솔직히 이야기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고, 이야기를 듣는 분들의 컨디션이 어떤지를 알고 상황에 따라 적절하게 넘어가기도 하고 대답을 드려야 될 것 같다. 2주를 다 하지는 않았지만 지금까지 하면서는 우리가 쪽방촌 골목 안을 돌아다닐 때 취하는 행동이나 그것들을 계속 보고 계시는 쪽방촌 분들의 반응에 신경을 가장 많이 썼던 것 같다 3조 오피: 무더웠다. 질문이 되게 많았는데 우리 구역 어르신들은 꼼꼼히 대답을 잘 해주셔서 고마웠다. 측정이 끝나고 막무가내로 말씀하시던, 예순여섯살이라고 하시는 술 드신 분을 만나 어떻게 대처해야할까 잘은 모르겠지만 1조에게 일어났던 솔로플레이도 있었고, 위험을 더 자각해야 겠다고 생각한다. 벌써 이주째라 우리를 거슬리게 보는 분들이 많을 것 같다. 구나: 요즘 뉴스에서 계속 폭염주의보를 내린다. 어르신들이 더운날 고생한다고 매번 말씀하시지만 정작 가장 더운 사람들은 어르신들일 거다. 더위에 지치신 모습들이 오늘 유난히 많이 보였다. 해가 날 때면 골목길에는 술 마시는 분들이 꼭 계신다. 오늘 쉼터에서 만나 뵈었던 할아버지는 술에 취하셔서 자기가 했던 일도 기억 못하셨다. (박기원선생님말씀으로는) 할아버지가 술드신 상태로 우리에게 "쪽방촌이라고 방안에 막 들어오면 안 된다", "쪽방촌사람들이 겉모습은 이래도 다 착하다" 등의 말을 반복해서 하셨다. 우리가 방안의 온도를 재고, 온도를 재기 위해 쪽방촌에 들어가는 것, 그 행위가 무척 이방인으로, 쪽방촌분들에게 다가오는 것이라고 느꼈다. 나 역시 모르는 것이 너무 많은 이방인이지만 우리의 역할에 조금 질문해봐야겠다. 요즘에는 지하철에 노숙인들을 없애기 위해 의자를 재정비하고 있단다. 그런데 현재 노숙인들의 결핵률은 77%라고 ... 노숙인들이건 쪽방촌 사람들이건 주변에 쉴 곳은 정말 없는 것 같다. 종로구에서 노인분들의 산책로를 생각해보면 행동할 공간이 너무 협소하다는 생각이 들지만 실제로 그 분들에게 그런 거리는 멀고 덥고 힘든 거리다. 오늘 김태일 할아버지를 여덟시 전에 만나뵙기로 했는데 약속을 지키지 못해 죄송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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