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순자(가명) “잊어버리면 절대 안 된다.” 할머니의 증언기록을 읽고 나서, -홍조

 

강순자(가명)할머니의 증언 기록을 읽었다. 무엇에 비할 수도 없겠지만 손가락 끝에 가시가 박혀도 신경이 곤두서는데, 그 옛날(할머니의 17살) 할머니가 겪었던 고통은 지금까지도 두고두고 한恨이 되어있다고 말씀하셨다.

 

샘에 물을 기르러 갔다가 공장에 취직시켜 준다던 군인들에게 잡혀갔던 게 시작이었다고 한다. 그 후 8년이라는 시간동안 만주에서 중국 여러 곳에서 위안소 생활을 하며 겪었던 여러 가지 이야기들을 상세하게 이야기 해주신다. 할머니가 한숨을 쉬는 곳에서 나도 덩달아 쉬게 되고 침묵을 하실 때면 나도 잠시 멈춰서 지금까지의 이야기를 정돈해보고 생각해보았던 시간이었다. 흰 지면에 글자로 적혀있는 것을 읽어 내려가면서 우리 역사 속에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사실이라는 것을 무시하거나 외면할 수 없었다.

 

타지에서 정말 아무런 이유 없이 당한 고통과 다시 산전수전 다 겪으며 돌아온 고향 땅에서도 제대로 그 속내를 내비출수 없었던 사연들을 할머니의 말처럼 절대로 잊지 않고, 기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혹은 내가 시작할 수 있는 생각의 지점은 어디인가? 지난번 꽃할머니의 이야기도 그렇고 할머니들의 증언기록을 읽으면서 잊어버리면 안 되는 사실이고 그렇기 때문에 내가 이 사실을 어떻게 기억하고 있어야 하는 걸까라는 질문이 들었었다. 혼자서 잘 알고 있으면 그걸로 끝이 되는 걸까? 이 할머니의 이야기로부터 어떤 이야기들을 시작 할 수 있을까 고민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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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en we meet a desert, make it a gard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