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트로]


9월 초, 서촌프로젝트를 시작했습니다.

프로젝트 초반에 ‘자신의 마음의 고향’을 주제로 각자 이미지를 준비해 서로 나누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미지의 대부분은 과거 자신의 고향, 혹은 파편적으로 기억되고 있는 어느 한 장면이었습니다. 우리가 과거의 기억을 생각해내는데 가장 큰 역할을 했던 것은 ‘공간’이었습니다. 어느 무렵에, 어떤 환경 속이었는지를 기억해내는데 우선되는 장치이지요.


이번 프로젝트의 키워드는 Hard ware(도시 구조)와 Soft ware(삶의 방식)입니다. 요즘의 도시는 아파트제국, 빌딩 숲이라는 말로 수식되지요. 우리는 높은 건물들이 가득 차있는 공간에서 살아가다 보니 일상도 그렇게 변하는 것 같습니다. 무엇이든지 빠르게 진행되는 공간. 각자의 삶에는 제 각기 속도가 있지만,  그에 전혀 상관하지 않는 초고속성장이 공간과 우리의 삶을 분리 시켜놓는 것 같습니다.


우리가 본 서촌의 첫 인상은 ‘도시 속 마을’이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여전히 보존되어있는 옛 건물들과 자리를 지키고 있는 마을 토박이 어르신들, 재래시장을 둘러보며 알 수 있었던 기억 속 이웃의 정, 구석구석 삐져나온 녹색 식물들. 그렇지만 이 마을을 이루고 있는 것은 과거의 이미지들이 아니었습니다. 문화작업자들이 있고 일제시대부터 남아온 옛 가옥들, 개발보호지역/한옥개발 지역이라는 문제를 둘러싼 마을이기도 했습니다.


그 와중에 각자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키워드를 통해 중심적으로 공간을 읽어내기로 했습니다. 우리 주변에 어떤 삶의 형식들이 있나, 어떤 공간이 있나, 도시라는 공간을 어떻게 생각해 볼 것인가. 그런 것들을 담은 작업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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