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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 시대의 living literacy글 수 603
2013 핵없는 삼척을 위한 행진 from planbeeproduction on Vime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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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5.04 06:16:50
온: 이번 삼척의 집회에서는 사실 조금 놀랐습니다. 지난번에 삼척에 방문했을 때와는 비슷하지만 사뭇 다른, 무거운 공기가 흐르고 있었고 ‘여기서 공연을 해도 될까’ 하는 기죽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대한민국의 시위 하면 떠오르는(그래도 어릴 때는 ‘시위’ 라고 하면 광우병 집회 때 보았던 수만 개의 촛불이 떠올랐었는데) 공격적이고 선전적이라고도 할 수 있는 붉은 띠와 노제깃발들이 바람에 휘날리는, 딱 그런 모습을 보았습니다. 그만큼 당신들의 삶의 터전이 망가져버릴 때가 코앞에 와 있다는 절박함이 느껴졌다는 것도 사실이지만 겉으로만 보았을 때 밀양과 비슷했던 집회 모습이 아주 다른 느낌으로 다가왔습니다. 특히 혈서를 쓸 때는 제 귀를 의심했고, 정말 괴로웠습니다. 이렇게까지 해야 할 필요가 있나 하는 생각이 들었고, 이렇게까지 할 수밖에 없게 만드는 현실에 화가 났습니다. 현수막을 찢어서 짓밟을 때도 비슷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그런 것들이 초등학교 2학년 소녀의 이야기와 행진 내내 들려오던 고향의 봄과 엄마야 누나야 노래와 뒤섞여 이제까지 참여했던 집회들 중에서 가장 묘한 것이 되었습니다. 우리는 이 집회에서 어떤 존재일까 하는 생각이 행진하는 내내 들었고, 마지막에 그 고운 목소리로 녹음된 동요를 따라 부를 때에도 마음이 복잡했습니다. 삼척에서의 집회가 지난 3월에 했던 후쿠시마 2주기 행사와 오버랩되면서 두 집회의 나름대로의 차이점을 찾으려고도 생각해 보았지만, 결국 두 집회가 추구하는 것은 같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런데 왜 이렇게 다른 모습이어야만 하는지 의문이 듭니다. 그 이유가 후쿠시마 2주기는 아무래도 전면에 내세워진 행사의 주제가 조금은 추상적인 것이고, 삼척의 집회는 막아내야 할 것이 하나로 확실하게 정해져 있기 때문인 것뿐일지, 삼척의 집회도 이렇게 무서운 분위기가 아니라 조금은 더 다양하고 즐거운 것이 될 수는 없는 것인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렇게 생각하면 우리가 갔기 때문에 그렇게 무섭지만은 않은 집회가 되었던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드는데, 그래도 혈서를 생각하면 아직도 몸이 떨립니다. 혈서를 쓰기 위해 무대로 올라갔던 아저씨들이 괜찮다고 웃으며 손을 흔들면서 아무렇지도 않게 자신의 손가락을 칼로 베던 장면이 눈앞에서 지워지지 않고, 그게 정말로 아무렇지 않은 것인지, 아니면 아무렇지 않은 척하는 것일 뿐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런 모습에 더 마음이 아팠고 시위의 문화에 대해서도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삼척에서 돌아오고 나서 그 집회에서 우리의 역할이 어떤 것이었을지 하는 생각을 했고, 이렇게 싸웠는데도 결국 삼척에 핵발전소가 들어서게 되는 게 아닐까 하는 걱정에도 휩싸였습니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우리가 이렇게 매번 집회에 참석해서 연주하고, 춤추고 노래하는 게 다 무슨 소용이 있을까 하는 무력감도 들었지만 곧이어 결과가 어떻게 되었든 그것은 우리가 해야 할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이제껏 보고 들은 많은 이야기 – 폼포코 너구리 대작전에서 결국은 싸움에서 지고 말았지만 자신들의 삶터였던 곳에서 다시 만나 노래하고 춤추던 너구리들, 노인과 바다에서 애써 잡은 물고기를 상어들에게 뼈만 남긴 채 전부 빼앗기고 말았지만 집으로 돌아와 사자 꿈을 꾸던 노인, 나의 마음은 지지 않았다 의 송신도 할머니 그리고 크리킨디의 마음까지 – 들이 이해되기 시작했습니다. 결과가 어떻든 우리가 잃지 말아야 할 것은 춤추고 노래할 수 있는 마음이 아닐까, 그게 다른 것들은 전부 파괴해도 끝내 파괴할 수 없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물론 그렇다고 핵발전소가 지어져도 된다는 말은 절대 아닙니다.) 삼척에서의 집회는 제 마음 속에서 참 이상한 집회였다고 기억되겠지만, 그렇게 괴로운 집회에서 결국은 힘을 얻게 되는 것 같습니다. 이제 그런 집회에서도 정말로 즐거운 마음으로 참여할 수 있게, 그리고 나중에는 정말로 아픔을 넘어선 즐거운 집회가 되도록 해야겠지요.
2013.05.04 06:19:10
미르: 삼척을 다녀왔다. 당일치기로 갔다 온 여행이었고, 그리 가까운 거리가 아니어서 이동이 힘들었었다. 갈 때 3시간, 올 때 4시간 반 정도가 걸린 것 같은데, 피로가 꽤나 쌓여서 돌아오고 하루정도를 푹 잤었던 것 같다. 그 날 삼척의 시민들과 고향이 삼척인 분들이 앞에 나와서 이야기를 했었다. 나는 그 이야기를 들으면서 처음 알게 됬던 것이 있었다. 삼척이 22년간 2번이나 원전 건설을 무효화 시키고 버텨냈다는 것. 그리고 3번째 원전 건설 계획으로 인해 그 곳의 시민들이 굉장히 고통 받고 있다는 것. 그 분들의 이야기를 듣다가 시장이 투표 방해를 위해 공무원과 건달들을 동원했다는 것에 굉장히 놀랐다. 사실 어느 정도 예상하고 있던 부분이기도 하면서도, 그러한 치졸한 짓을 벌이는 것이 과연 의원으로서 할 짓인가라는 것이다. 어째서 그 사람은 삼척의 시장이면서도 삼척을 전혀 위하지 않는지, 혹은 그 사람의 이득을 위해서만 삼척을 이용하려 하는지. 그리고 원전의 문제점을 가장 뼈저리게 느꼈다. 원전은 지어지고 나서 다른 사람에게 주는 피해도 굉장하고, 그 원전이 사고가 날 경우에 많은 사람들에게 주는 피해도 정말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끔찍하다. 하지만 그 것이 지어지기 전, 지어지는 과정에서도 많은 사람들에게 고통과 슬픔을 안긴다. 어째서 우리나라는 거의 모든 나라가 포기한 원전을 추구하고, 그 원전을 위해 국민들에게 무한한 고통을 안겨주고, 그 것을 위해 국민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것인가. 과연 원전이 없어졌을 경우에 우리가 겪는 불편함이 우리의 생존권보다 우선인지에 대해서 생각을 해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만일 내가 하자작업장학교에 오지 않고, 계속해서 일반학교에 다녔다면, 혹은 다른 일을 하고 있다면 원전의 위험성도 몰랐을 것이고, 그로 인해서 고통 받는 사람들 그로인해 위협받는 것들을 전혀 몰랐을 것이고, 만일 알았더라도 전혀 공감하지 못 했을 것이다. 그 날 내가 알기로 공연을 총 6번을 했다고 한다. 그 중에서도 첫 번째 그리고 마지막 공연 때 마음이 뭉클했다. 첫 번째 공연 당시 나는 사실 많은사람들이 우리의 공연과 관계없이 숙연한 분위기를 유지하고 계실 줄 알았다. 그런데 우리가 공연을 시작하고 나서 생각보다 훨씬 좋은 반응에 기분이 좋아서 오랜만에 기쁘게 웃으면서 공연을 즐겼던 것 같다. 그리고 마지막 공연 때는 정말 처음으로 전혀 긴장하지 않고 즐겁게 공연을 했다. 그렇게 많은 분들이 우리의 공연을 보면서 힘을 얻으시고, 기분이 좋아지신다는 것이 그냥 나한테도 힘이 되고 기분이 좋아지는 일이었다. 몸은 정말로 피곤했지만, 우리학교에서 하는 프로젝트 중에 나한테 이렇게 와닿고 기분이 좋았던 프로젝트들이 몇 개나 있었나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이번 삼척 현장학습은 정말로 나에게 많은 것을 알게해주고 얻게 해준 고마운 현장학습이다. 앞으로 쉽게 절망하거나 포기하는 일이 없어질 것 같아서, 기분이 좋고 항상 그 때처럼 마음이 편안했으면 좋겠다.
2013.05.04 06:19:56
하록: 삼척노인복지센터 앞 공터에서 삼척 핵발전소 반대 궐기대회가 열렸다. 생각보다 사람들이 많아 보였다. 누구나 범시민 궐기대회에 참여하는 모습이었다. 대부분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많으셨지만 어린 아이들이 원전반대 피켓을 들고 있는 모습들도 눈에 띄었다. 뒤쪽에는 깃발들이 무수히 많았는데 뒷산에서 배온 대나무를 사용한 것 처럼 보여 정겨웠다. 끝이 다듬어지지 않은 뾰족한 그런 나무들이었다. 궐기대회에 참가한 여러 주민분들, 삼척환경시민연대, 등 여러곳에서 오신분들은 무심한듯 굳은 의지를 표현하시고 계신 것 같았다. 공연팀이 공연할때나, 퍼레이드를 할때도 밀양의 할머니들처럼 열심히 춤을 추시지는 않는 모습이었다. 이다인 어린이의 발표가 있었다. 어린이가 핵발전소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데.. 전달력이 강했다. 핵발전소 건설문제는 앞으로가 중요한, 미래를 넓게 보아야 할 문제이다. 발표가 끝나고 마을의 어른들이 나오셔서 혈서를 쓰셨다... 그리고 아이들에게 핵발전소가 지어진 땅을 물려주지 않겠다는 말씀을 하셨다. 혈서를 쓰는 모습을 앞에서 직접보니 좀 충격적이었다. 삼척이 수십년전 원전백지화를 할 수 있었던 이유가 이런 것인가? 싶기도 했다. 삼척의 지금상황은 원전백지화기념탑에서 만난 수십년간의 기록들이 다시금 발생하고 있는 모습같았다. 8.29 공원까지 퍼레이드를 하면서 다리를 건넜는데 풍경이 눈부셨고 예뻤다. 이런 바다에 핵발전소를 들이려는 박근혜정부가 삼척주민들은 정말 미운 존재일 것이다. 긴긴시간 싸워 원전백지화 기념비가 들어선 곳에서 다시한번 핵발전소와 싸우고 있고 싸워야 한다니 슬프기도 하다. 촬영을 하면서 사람들의 담담한 표정들에 힘이 느껴졌다. 촬영한 영상을 많은 사람들이 보고 삼척에 힘을 좀 더 보탤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2013.05.04 06:22:00
푸른: 1. 왜 삼척시위 현장에서도 젊은이들을 찾아보기 힘들었을까? 연세가 많으신 분들이 삼척의 3번째 반핵시위를 하고 계시는 것을 보며 밀양의 모습과 많이 겹쳐보였습니다. 생각을 해보면 시골에 젊은이들이 없는 것과 같은 이유일 수 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곳도 에너지를 낭비하는 도시의 젊은사람들과 그것을 저지하고 또 고통받고 계시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모습인 것인데.. 여태까지 배운 것에 따르면 오히려 더 반대를하고 권리를 주장해야 하는 것은 우리세대인데 영광에서도 느꼈지만 도시에서는 경험할 수 있는 것이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확실히 도시화의 문제도 엉켜있구나 싶었고, 이대로 가다간 "자업자득" 이라는 소리를 들을 수 도 있겠구나 싶기도 했습니다. 아직 조금 어색하지만 (정확히는 오글거리지만) 나의 다음세대에게 (아이들에게) 무엇을 알려줄 것인가, 그 아이들은 군대를 안갈 수 있을까, 내 나이대에 자살을 하지 않을 수 있을까. 앞으로의 방향을 내가? 우리가? 정할 수 있을까 하는 이상한 기분이 들어요. 2. 이번 학기의 현장학습들은 계속 "한국"에 대해 생각해보게 하는 것 같아요. 특히 삼척은 김대수시장님이라는 공인께서 공권력을 남용하신 것이 두드러져있는 문제로 보였기 때문에,(사실, 핵문제는 다 국가와 연결되어 있지만..) 실제로 행진을 하며 카메라를 들고 모자를 쓰신 남자분들이 경찰들과 반갑게 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보면서 참, 나라는 뭘까... 하는 질문이 또 떠올랐습니다. 최근에 언어가 나라를 구분하고, 결정짓는 가장 큰 정의라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내가 쓰는 언어가 사라진다면, 한국이 사라지게 된다면 어떤 기분이고, 그건 나에게 어떤 상황을 만들어 놓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되었어요. 사실 지금도 힘든 것이 애국심(?) 이라는 단어인데 나의 나라를 사랑한다는 것이 어떤 건지 잘 모르겠어서 그것에 대해 자꾸 생각해보려고 애쓰고 있습니다. 재방문한 것이지만 도시에 살면서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는 것이 어려운 일이구나 하는 것을 느끼며 자료조사를 했던 것 같습니다. 그래도 그 자리에 있으면서 우리가 힘이되었으면 좋겠다고 바랬고, 그랬으면 좋겠네요.
2013.05.04 06:23:05
벗아: 버스에 타서 좀비처럼 자다 일어나보니 삼척이였다. 밥을 먹고 집회장에 도착을 했는데 내리자마자 스피커에서 사회자 분이 카메라로 우리를 찍는 공무원이 있다면 삼척시장의 탓일 거라고 찍지 말라고 크게 들렸는데 분위기가 그 어느 시위때보다 험악하다고 느꼈다. 그런데 그렇게 계속 듣다보니 누군가가 우리를 찍고 있을 것 같아서 무서웠다. 그래서 나도 모르게 잠시 고개를 숙이게 되었다. 그런데 생각해보니까 난 잘못된 일을 하는 것도 아니고 이게 잘못된 일도 아닌데 왜 내가 고개를 숙여야하고 우리를 찍는지 궁금했다. 그걸로 우리를 위혐하는 건지 아니면 그냥 일종의 쇼를 하는 건지 아니면 정말 안면인식기를 돌려서 블랙리스트 파일을 만드는 것인지 궁금했다. 그런 생각을 하다보니까 주변을 두리번 두리번 거리면서 보게 되었는데 어떤 분이 눈에 띄었다. 카메라를 들고 계시지는 않았지만 왠지 경찰에서 심어 놓은 스파이가 아닐까 하는 의심하게 되었다. 계속 의심을 하던 중 그분이 우리를 불러주신 분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괜한 의심을 해서 멀쩡한 분을 게다가 좋은 일을 하고 계시는 분을 스파이로 만들어버린 것에 대해 정말 죄송했다. 민주 공화국인 대한민국의 모든 주권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데 삼척의 경우에는 씨알도 안먹히는 얘기였다. 삼척시장도 나쁘지만 돈도 나쁘다. 이런 집회에 가면 항상 근본적인 문제는 돈이 베이스로 깔린다. 너나 할 것 없이 태어날 때부터 돈의 그물에 얽혀 살게 되는 것 같다. 그런 가증스러운 둘레에서 벗어나서 살아갈 방법은 절대로 없을 것이다. 그러면 나는 어떻게 해야 할고 어떤 삶을 살아야 할까 하는 너무 답 없는 문제를 가지고 생각하게 되는 것 같다. 그래서 조금 더 나은 세상에서 살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해야 하는 것 같다. 집회에서 그린피스도 함께 도와서 이일을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다. 행진을 할 때 공연팀이 바투카다를 하면서 이목을 집중 시키고 많은 사람들과 함께 행진을 하면서 이 집회에 참가하는 사람들 이외의 사람들이 조금이라도 알아줬으면 좋겠다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가 집회에 거의 끝나갈 쯤에 할머니 한분이 오셔서 너희가 이렇게 악기도 쳐주고 같이 참가해줘서 우리는 힘내면서 걸을 수 있었고 그것에 대해 굉장히 고맙다고 하셨다. 그 말을 듣고 나도 힘이 났다. 참가자 이외의 사람들이 알아주는 것보다 이안에서 우리를 알아주시고 우리가 이런 일들을 함으로써 누군가에세 힘이 되었다는게 너무나도 뿌듯했다. 아직도 우리가 하고, 할 수 있는 일이 많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크리킨디의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 뿐이야’ 가 참 알맞은 말이 되는 삼척 집회가 된 것 같다.
2013.05.04 06:24:40
나나: 작년 6월 달에 탈핵 희망버스를 타고 삼척에 갈 때와 다르게, 날씨가 아주 맑고 화창했다. 비가 오고 흐린 날씨에 몰랐었던, 하늘인지 바다인지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푸른 바다와 여기가 추운 지방이라고 알려주듯이 빽빽이 들어서 있는 침엽수들이 눈에 띄었다. 원전백지화기념비 주위로 아름답게 핀 꽃들도 보였는데, 작년에 매달아서 휘날리고 있어야 하는 원전반대 리본은 없었다. 시에서 제거했다고 한다. 시민들의 목소리를 외면해버렸다. 이를 떼어버린 시는 정말 강심장인거 같다. 삼척 시민들이 30년 넘게 반핵 투쟁을 해서 두 차례나 이겼고, 그토록 반대를 하는데도 시에서 강경하게 원전 유치를 하는지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보니, 김대수 삼척시장이 배수펌프장 관련해서 1억원을 비자금으로 받았다고 한다. 그래서 정부가 원전 유치 성공을 조건으로 비자금 관련 건을 해결해주기로 했단다. 기사를 찾아보니, 증거 불충분 이유로 항소심에도 무죄를 선고 받았다. 몇 일 전에 들려온 어민들이 제기한 영광 온배수 피해 보상 소송에도 패소한 이유가 증거 불충분! 미치고 팔짝 뛸 노릇이다. 아무리 누구나 동의할 수 있는 분명한 증거를 보여줘도 판사는 들으려하지 않겠지. 권력의 이해관계는 정말 잔인하고 강하다. 그것을 깨부수려는 노력이 정말 많은 희생을 낳기에 용기가 필요한 행동이다. 그래서 무섭다.. 그렇다고 당하고 살 수 없는 없고. 저번 투쟁에서는 주민들이 삭발을 했다고 한다. 부모님이 물려주신 머리를 자른 다는 것(현대에선 그 의미가 많이 희석되었지만)이 쉽지 않았을텐데, 이번 투쟁에서는 주민들이 직접 손가락에 피를 내서 혈서로서 반핵의 의지를 불태웠다. 불태웠다고 표현을 했지만, 50은 거뜬히 넘어보이는 주민들이 손가락에서 피를 낼 때, 이를 지켜보던 주민들은 소리를 지르며 경악했다. 혈서를 쓸 때의 모습이 마치 전쟁 영화에서 병사들 혹은 남자들처럼 ‘우리가 이정도로 화났다! 투쟁 의지를 불태우자!!!!’라고 말하는 것 같은데, 나는 이대로 받아들이기엔 무서웠다. 예전에 했던 반핵 투쟁은 이것보다 더 과격하고 무서웠었다니..! 몇 일전에 밀양 송전탑 때문에 분신자살하신 한전 사장이 故이치우 어르신 유가족에게 찾아가 위로를 표하면서도, 약간의 보상금을 더해서(자세히 들여다보면 말과 다르게 주지도 않을) 765kv 송전탑을 건설하겠다고 했었다. 주민들의 요구하는 송전탑 지중화(주민들이 전문가들과 같이 조사하고 찾아본 결과 충분히 건설 될 수 있다. 다만 한전 입장에서는 765kv 송전탑보다 비싸고, 365kv로 건설해야하기 때문에 손해다.)가 현실적으로 안된다면서 765kv 송전탑 건설을 밀어 붙이는 한전과 삼척 시장을 보면서 답답하다. 아무리 반대한다고 목소리를 내도, 들어주고 배려하는 노력은 커녕, 어떻게든지 주민들의 자신들의 명령에 복종할 방법이나 궁리하고, 통제한다. 어떻게 하면 그들이 주민들의 고통에 공감하고 뉘우칠 수 있을까.. 그들이 믿는 가치관이 그걸 쉽게 허락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면 그들과 타협하지 못하고 폭력으로서 분노를 내뿜고 응징할 수 밖에 없는걸까..? 답답하고 화난다고만 하지 말고, 불난 숲에 작은 부리로 물을 옮기는 벌새처럼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해야겠다. 내가 벌새였다는 것을 까맣게 잊고 그동안 무기력하게 지낸거 같다. 원전이 위험하고 원전 마피아한테만 경제적이고 원전을 짓는 과정과 원전 사고를 통해 수많은 생명들이 죽어가고, 원전 주위가 죽음의 땅이 되어 버렸는데, 원전이 생산하는 전기로부터 자립을 할 수 있도록 더 공부를 해야겠다.. 그리고 이런 말을 당당히 해서 그들로 하여금 수긍할 수 밖에 없도록 해야겠다. ‘원전과 송전탑을 더 짓지 말아요. 원전 때문에 희생되는 사람들의 목소리와 고통이 느껴지나요? 기존의 원전으로부터 생산되고 있는 전기로도 충분히 잘 살고 있고, 원전이 수명이 다 돼서 가동을 멈춘다고 해도 자연과 사람한테도 해를 끼치지 않고, 고갈 걱정도 없는 태양과 바람 그리고 땅으로부터 생산되는 재생 에너지로도 잘 살 수 있어요. 저도 그렇게 살고 있고, 독일을 비롯한 몇몇 나라에서는 시민들과의 긴 이야기 끝에 주민들과 함께 재생 에너지를 사용하기 시작했잖아요! 멀리 보면 이것이 정말 경제적이고, 당신들이 사는 터전도 지킬 수 있고, 원전 짓는거 때문에 싸우지 않아도 되고 평화롭게 살 수 있어요. 사건이 터지면 도망갈 생각만 하지 말구! 귀 그만 틀어막고 같이 해보는거 어때요?’
2013.05.04 06:29:38
신상: 작업장학교를 다니면서 많은 시위 현장을 가봤지만, 이번 삼척만큼이나 진지했던 시위 현장은 없었던 것 같다. 그만큼 이번 삼척의 분위기는 진지하고 무겁다고 느껴졌다. 삼척의 주민들은 혈서까지 썼다는.. 어쨌든 내가 그동안 갔던 시위 현장들과는 분위기가 달라서 그 분위기에 적응하기가 좀 어려웠다. 행진을 하기 전 혈서를 쓰고 핵발전소를 반대하는 구호를 연습하고 할 때까지는 무겁고 진지했지만, 행진을 하면서부터 조금은 활기차고 즐겁게 행진을 모두가 그렇게 했던 것 같다. (그렇게 했기를 바랬다) 우리는 행진을 할 때 바투카다를 했는데 행진을 하기 전 대체 이 분위기 속에서 어떻게 바투카다를 해야하는지 좀 막막했다. 아니면 우리가 이 분위기를 풀어나가야 하는지 고민을 하다가 바투카다 하는 건데 뭐..하며 그냥 했다. 조금은 더 즐겁고 활기찬 모습을 보이려 했다. 어찌됐든 그렇게 행진을 하고 삼척에서의 일정이 마무리 되었다. 이번에는 어떤 무언가를 느끼기에는 시간이 좀 짧지 않았나라는 생각을 했다. 행진도 짧았고 전체적으로 뭔가 부족하고 짧았다고 생각했다. 당일치기로 삼척을 갔다와서 그랬던 것일지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그래도 지금 삼척이 어떤 상황이고 주민들은 어떤 마음인지 자세히는 아니지만 조금이라도 알 수 있어서 좋았지만, 핵발전소가 들어서지 않을 때까지는 힘드실텐데 하는 생각도 들었다. 다음에는 조금 더 여유있는 마음으로 삼척을 갔으면 좋겠다.
2013.05.04 10:56:22
늦은 리뷰 올립니다. 이년 전 여름 강정마을에서. 샨티학교 국내이동수업으로 방문했던 제주도와 강정마을, 마을 사람들의 그 투쟁하는 분위기에 끌려 방학동안 그곳에 남아있었습니다. 한 마을공동체가 두개로 갈라져 대립하는 안타까운 모습과 많은 사람들이 모여 한목소리로 반대를 외치는 그 모습에 마음이 움직여 남기로 결정하였던 겁니다. 비록 운동권때와는 다른 분위기의 시대, 좋은 가정에서 태어나 부족함 없이 자라왔지만은 사람들의 한이담긴 노래를 듣거나 많은 사람들이 모여 무언가를 외치는 모습을 보면 맘속에서 묘한 흥분과도 같은 이상한 감정이 느껴집니다. 거짓말 같지만 온몸에 소름이 돋으며 눈물이 나기도 합니다. 그렇게 강정에 남아있었죠. 해군기지를 반대해야 하는 구체적인 사회, 경제적 이유를 따지기 보다 저는 감정으로서 행동하였던 것이죠. 근데 지금 다시 생각을 해 보면 나의 어떤 행동이 그분들에게 힘을 주고 도움을 줄 수 있는지는 잘 몰랐던것 같아요. 의례회관에서 묵으며 밥도 공짜로 얻어먹지만 그만큼을 채울 만큼의 제 역활을 다하진 못한것 같기도 합니다. 정말 그분들에게 도움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첫인상에 바로 강정마을과 광우병 촛불집회를 떠올리게하는 삼척 시위현장에 도착하였습니다. 제가 맡을 카메라가 없어 휴대폰이라도 꺼내들었지만 정말 디지털 카메라라도 까먹지 않고 꺼내왔어야 한다는 아쉬움이 되게 컸습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는 무엇 하나 역활을 맡는게 마음이 든든할것 같았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동해바다의 삼척. 개인적으로 동해시에 좋은 추억이 있고, 그 동해시 바로 밑 삼척에 원전을 짓는다는 사실에 지도를 보았을 때 화가 났습니다. 어떻게 이 아름다운 바다에? 조금만 수영을 해서 들어가면 물이 급격히 깊어지고 물안경으로 들여다보면 투명하게 모든게 다보이는 이 바다에. 만약 내마을 문경에 누가 원전을 짓는다고 하면 나는 어떠할 것인가가 생각되었습니다. 이곳 삼척의 사람들이 자신의 고향이자 삶의 터전을 지키기 위해 이렇게 외치듯이, 이제는 옆에서 보고 듣고 느끼는 일만이 아닌 '나의' 몸부림으로서 마음속에서 부터의 분노가 일지 않을까. 모든것을 내려놓고 오직 그것만을 막겠다는. 삼척의 분들이 느끼는 감정이 이런것이겠지요. 오래전에 세워진 삼척원전백지화 기념비를 보며, 지금 이 기념비를 보는 마을 사람들의 심정은 어떠할지. 기념비와 함께 기뻐하던 순간이 있었겠지요. 마치 그 기쁨을 밟아버리듯 원전은 다시 들어서려 하는가? 우리 하자와 공연팀의 연주가 감사하다는 말에 안심되었어요. 우리가 이렇게라도 하는게 도움이 되었구나. 아니 이렇게라도가 아닌 큰 일을 했을지도요. 내가 이곳 하자에 와 탈핵을 외치고 생명평화를 말하는데. 우리 생활습관에 나타나지 않으면 그건 겉보기라는 생각이 머릿속에 맴돕니다. 사실 하자에 처음 들어왔을 때부터죠. 요즘 제가 쓰는 전기와 펑펑쓰는 샤워기 물에 대해, 삼척 리뷰를 쓰며 다시 한번 생각해 봅니다.
2013.05.05 03:25:57
핑두: 삼척시에 방문했다. 가는길에 바다가 펼쳐져 있었다. 오랜 시간을 버스를 타서인지 속이 울렁거려서 점심을 먹지 않았는데, 저편에서 덩치가 좋으신 어떤 아저씨가 나타나셔서 "점심은 잘먹었느냐"며 말해주셨다. 우리를 굉장히 반시시며 말씀을 이으시며 "핵발전소 운동에 기운을 불어 넣는 것도 그렇지만, 공연예술을 잘 접하지 못하는 삼척에 있는 어린이들이 우리의 공연을 보고 즐거워했으면 좋겠으니 열심히 해주게"라고 말하셨다. 삼척의 어린이들까지 생각하시는 그분의 마음이 참 좋아서 정말 좋은 공연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주민들이 모여있는 공터에 도착하니 어른, 아이 할것없이 빨간 띠를 두르고 'NO NUKE!'라고 씌여있는 피켓을 잡고 있었다. 그중에는 삼척 원자력 발전소, 주민투표 시행하라!는 주민들의 요구 문구가 있었는데 그것을 보자 삼척에 오기 전날 보았던 연극이 떠올랐다. 그 연극의 이름은 "없는 사람들"로 재개발에 갑자기 자기집에서 불법입주민이 되어버린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루었다. 재개발지역에 살던 어떤 남자가 구청에 찾아가자 구청에는 구청장대신 용역깡패가 있었고 그 용역은 남자에게 돈이 더 필요한거냐며 두툼한 봉투를 건넨다. 남자는 소리친다. "단지 우리가 돈이나 더받자고 이러는 줄 압니까. 당신들 눈에는 어찌 그리 보이는 것이 없소, 돈 외에는 아무것도 볼수 없느냐고. 대체 어찌, 살아가고 있는데..우리가 없는 사람들이오?", 연극의 끝부분, 다른 주거민이 나타나 말한다. "망루에 올라가 있어도 아무도 우리얘기를 들으러 오지 않습니다. 망루의 할머니들은 뜨개질을 하고 옷들을 수선합니다.."라고. 얼마나 답답할까 싶었다. 그리고 또 망루의 풍경이 얼마나 적막할까 싶었다. 얘기나 좀 하자는데, 완벽한 불통인 상대를 마주하고 있다면 얼마나 답답하고 화가나고 그럴까 싶었다. 국가와 주민이 어떤 무력도 없이 만나 얘기할수 없다면, 그런 성의를 보이지 않는 다면 이 둘이 무엇을 함께 할수 있는가 싶었다. 도대체 청소년과는 소통할수 없다는 어른과 청소년들이 만나 얘기할때 느끼던 그 벽처럼, 일방적으로 바꾼후에 피할곳도 있는 사람들과 그곳에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이 뭔가를 협상해야 하는 것은 정말 불공평하다고 새삼 생각했다. 원자력발전소 삼척시, 주민투표를 하자는 말을 못들은 척하는 구청은, 시장은 정말 그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보이지 않는 걸까. 공무원들도 꽤 와있던데, 그들이 진정 국가를 위해 일하는 분들이라면 국민의 삶, 타인의 삶에 관심을 가지셔야하지 않나 싶다. 전체적으로 분위기는 좋았던 시위였다. 짧게 말하신다면서 하실 말 다하신듯한 어른들, 이름모를 분이었지만 흥을 좌지우지하시려던 시도가 멋졌던 가수아저씨, 그리고 단연 최고는 삼척에 도착하자 반겨주시던 분의 어린 딸의 연설이었다. 딸은 지금의 어른들에게 좋은 땅을 물려달라고 했고 그뒤에 주민들은 조상들께 물려받은 땅을 망가뜨릴수 없다고 말하시며 혈써를 쓰셨는데 이 두 그림은.. 무척 인상적이었다. 나의 조상들과 나의 후손은 결국 모두의 조상들이고 모두의 후손일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어른들의 조상님들도 어린 소녀의 후손 또한 그곳에 모였던 우리 모두의 소중한 가치들이라고 생각했다. 누군가에게는 들어도 이해할수 없는 가치들이겠지만 말이다.. 어서 삼척 원자력 발전소 주민 투표를 하고 좋은 결과를 들을수 있기를 바란다.
2013.05.05 03:30:03
마루: 삼척 시장은 삼척의 시장이지만 삼척시 곳곳을 제대로 걸어다닐 수 있을까? 삼척 시장은 아무리 주민 생각을 안 한다 해도 그런 자기가 대표하는 땅에 제대로 설 수 없는게 이상하지 않을까? 삼척시장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지가 너무 궁금하다. '대표'하는 사람들은 그런 일이 참 많은 것 같다. 사람들을 아프게 하고 사람들을 저버리고 자신을 위해 행동하거나 하는 일들 등등이 말이다.. 그런 사람들이 처음부터 주민들의 목소리를 외면하려고 정치를 시작한 사람일까? 그런 건 아닐지도 모르는데, 왜 그러는 걸까? 권력을 가지게 되면 왜 그렇게 되는 건지 알고싶다. 돈과 가까이 있어서, 그 자리가 대표의 자리가 아니라 특별한 왕의 자리처럼 느껴져서일까? 그런 것에 대해 참 알고 싶고 공부해보고 싶다. 김대수 삼척시장이 오히려 불쌍하게 생각하고 싶다. 참 너무하면서도 나쁘면서도 그렇다. 그날 가장 기억에 남는 건 두가지다. 어린아이의 발표도 있었지만 확 기억에 박혀버린 건 역시 혈서다. 혈서는 과격하게 느껴졌다. 뚝,뚝, 이 아닌 주르륵 흐르는 피여서 정말 내가 다 아프고 깜짝 놀랐다. 혈서를 쓰거나, 현수막 찢기 행사를 할 때 둘다 과격한 방법이였지만 주민들에게 느껴지는 건 그만큼의 과격함과 분노라기 보단 담담한 반대 같이 느껴지는 ..것이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행사에는 과격한 요소가 있었지만, 뭔가 다르게 느껴져서 기억에 남는다. 에휴.. 그리고 난 삼척 가는 것에 대한 준비를 많이 못 했어서, 그게 맘에 걸린다. 정리하면서라도 김대수 시장에 대한 것이라던지, 삼척원전반대에 대한 것들을 찾아봐야겠다. 그리고 세계 모든 지역에서 이렇게 주민들 마음을 괴롭게 하는 일이 앞으로는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다. 하자에서나, 내 근처에서나 지역에서의 괴로운 일을 많이 듣게 되는 것 같다. 그럴때마다 슬프다. 갈등이나 신의를 저 버리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시위현장을 다녀오고 나서 느낀 것 중 하나는, 앞으로는 어떻게 살아가야 하지? 하는 생각도 해 보게 되었다. 이런 일들이 계속 일어나는 세상이라면 이런 일들은 어떻게 막지? 이런 일은 없을 수는 없을까? 하는 생각도 해보았다. 내가 커서도 계속 이런 일이 있을까? 대표하는 사람이 실망시키고, 나를 불안하고 두렵게 만드는 것이 내 지역에 생긴다고 해도, 그것때문에 마음고생, 또 그걸 반대하면서의 아픔 같은 것들은 정말 슬플 것 같다. 난 앞으로 어떤 일을 해야할까? 하는 생각도 든다. 정말 여러 생각을 들게 했다. 이런 일이 일어나는 건 결국에는 모든 사람들에게 다 행복하지 않은 일 인것 같다. 그래서 다 같이 행복하고 싶다는 생각도 했다. 힘있는 자리나 권력같은 것에서 일어나는 문제 같은 걸 공부해보고 싶다. 책도 읽고 하면 좀 더 자세히 알 수 있을까?
2013.05.05 03:32:03
꼬마: 삼척에 도착하기 전 나는 많이 긴장을 했었다. 분명 우리가 서울 시청에서 했던 퍼레이드와는 많이 다를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현장에 들어섰을 때 그 곳은 생각했던 것 보다 훨씬 무거운 분위기였다. 부모님을 따라서, 학교에서, 또 작업장에서 여러 시위 현장을 가 보았었다. 하지만 그런 분위기는 처음 접해보아서인지 많이 긴장도 했고, 조금 무섭기도 했다. 주민분들이 혈서를 쓰시는 모습을 보고 잠깐의 탄식과 함께 더욱 무서워졌었다. 핵에 대해, 탈핵을 외치는 사람들에 대해 아직 잘 모른 체 그곳에 간 나는 조금이나마 이것이 그들에게나 우리에게나 생존의 문제이고, 원자력 발전소, 핵, 그 존재만으로도 두려운 것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혈서를 쓰는 모습은 나에게 너무나도 충격적인 장면이였지만, 그들을 이해하지 못한 건 아니였다. 그만큼 간절하다는 뜻일 것이다. 그래서 이러한 문제를 그들을 통해 그리고 우리를 통해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전달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만큼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행진을 할 때에는 분위기가 바뀌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조금은 즐겁게 바뀐 것 같기도 했다. 그 곳에 참여한 분들도 즐거워했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했다. 그리고 즐거워하시지 않았을까!.. 다음에는 무서운 마음을 조금 눌러보고 긴장하지 않고 다시 삼척과 만나야 할 것 같다. 더욱 많은 소통을 할 수 있길 바란다. 아직까지 무엇을 생각하기엔 나는 너무 모르는 것이 많은 것 같다.
2013.05.07 10:08:39
션: 동해와 함께한 많은 추억들을 품은 한 사람,동해를 아끼는 사람으로서 삼척의 시위현장은 무척 가슴 아팠다. 일상이 지치거나 가슴에 이것저것 들어서 갑갑하고 복잡할 땐 동해로 떠났다. 신기하게도 동해를 만나고 돌아올 때마다 나는 다시 안정을 되찾곤 했다. 이만큼 왠지 동해와 돈독한 인연을 맺은 것 같았다. 그런데 나는 이제껏 (자주 가던 익숙한 지역)삼척에 핵발전소가 들어서려 한다는 사실도 모르고 있었고 알게됬을 땐 정말 놀랬다. 이번 삼척 시위는 핵발전소와 과거의 역사도 있는만큼 더 절실하고 절박한 상황이었다. 물론 어쩌면 현장이 조금은 강한 모습일 수 있겠다 예상했었지만, 처음 버스가 시위장소로 진입할 때 그 바깥풍경의 어수선한 분위기는 나를 굉장히 긴장하게 만들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연세있으신 할머니, 할아버지였다. 그들의 표정은 무거웠고 그들이 들고있던 핵반대 피켓이나 가면은 더 삼엄함을 연출했다. 덜컥 한숨이 나왔다. 앉았다 일어나는 것도 불편하신 할머니, 할아버지가 핵없는 깨끗한 땅을 후손들에게 물려주기 위해서 이 자리에 모이셨다. 내가 보고 듣고 느끼기에 그들은 온몸으로 소리치고 있었다. 그들이 계속해서 반핵에 관한 연설을 하고 구호를 외칠 때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탈핵을 소리치고 있는데 왜 그들에게 닿지 않는걸까? 지금 서울에서 전기를 멋대로 낭비하고 있는 사람들은 이 사실을 알고 있을까? 여기 모인 사람들은 당신들, 심지어 당신들의 후손들을 위해서 싸우고 있다. 도시 때문에 다른 지역이 고난을 겪는 것이 씁쓸하고 나 자신도 조금 부끄러운 마음이 들었다. 거기계신 할머니 할아버지께 죄송하고 감사함을 느꼈지만 한편으론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치만 왜? 당신들이 왜? 그들은 대답을 외치고 있었지만 맘 한구석엔 또 하나의 물음표가 자리하게 됬다. 삼척 핵발전소반대 집회는 내게는 첫 번째 시위였다. 처음으로 무엇을 위해 많은 사람들과 같이 소리쳐봤다. 내가 이상한 눈으로 쳐다보던 그 집단 속에 들어와 있으니까 이해가 되고 아 이런거구나..싶었다. 어제께 버스를 타고 광화문을 지나가는데 또 알수없는 집회가 열였다. 평소같았으면 ‘나와는 상관없는 일 일테니까’하는 마음으로 무시했을 텐데 어제는 그렇지 않았다. 그들이 무슨 얘기를 하고 싶어하는지 궁금해졌다. 그들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듣고 싶어졌다. 이번 현장학습에서 난 눈과 귀와 가슴을 열고 보고 듣고 느끼려고 노력했다. 많은 느낌과 생각이 들던 날이였다. 핵발전소 때문에 일어났던 일, 일어나는 일들이 궁금하고 더 공부하고 싶다. 꼭 삼척에 좋은 소식이 들리기를 바란다.
2013.05.10 10:29:37
별: 항상 핵발전소가 세워진 곳에 갈때면 그 때마다 느끼는 그 묘한 느낌이 있다. 나는 전적으로 핵 발전소가 안세워지길 바라는 시민들 편이라고 생각하는데, 그 사람들이 느껴오고 밟아온 길이 많아서(주민간의 갈등, 윗 사람들과의 부딪힘, 거센 저항 같은 것들 ) 내가 그런 것들을 겪은 것이 아니라 잘 쉽게 공감한다고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내가 그 곳에가서 그냥 공연하면서 행진하면서 같이 시간을 보내면서 정말 웃으면서 있어도 될까? 싶은 그 느낌. 그래서 언젠가 히옥스가 이야기 한, 우리의 바람과 그 분들이 바라는 것은 차이가 있는걸까? 똑같지만은 않은걸까? 하는 질문에 고개를 끄덕 였다. 그 날의 시위를 보며 많은 할머니 할아버지 분들, 농민분들이 모여있었다. 정말 우리 할머니집 동네같은 느낌이다. 시위의 방식은 너무나도 경악스러운 부분도 분명 있었다. 특히나 혈서를 썼던 부분...ㅠㅠ 어린이가 힘차게 소망을 이야기하고 모두가 흐뭇한 미소를 지었던 바로 다음, 바로 차례에 들어가 있는 혈서. 너무나 깜짝 놀랐다. 말그대로 정말 이 시대에 저런걸 할줄이야. 실제론 처음본다.. 싶었던 느낌. 정말 남다른 각오 이기에 한 거란걸 알고. 또 그 각오가 저번에는 머리를 밀었다 라고 할만큼 한두번 해온 것들이 아니었기에 가슴속에 뭔가의 감정이 저돌적으로 나에게 박혀왔다. 그 날 마지막에 누나야 강변살자와 나의 살던 고향을 부를때 가슴 한 쪽이 아려왔다, 자기의 장소에서 안전하게 자기 생활을 하는게 왜 이렇게 어려울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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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브:
이번 집회는 이전의 집회보다 더 많이 긴장된 분위기였다. 여기저기 결사반대의 메시지가 가득했고 어르신들의 표정은 결연했다. 시장이 주민의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약속해놓고 금세 신규 원전 부지를 결정해버린 일에 대한 울분부터 같은 화학도로서의 위험성을 알리는 외침들이 가득했다. 원전은 엿이나 먹고 관계자들에게 똥을 뿌리고 패버려야 한다는 말에 다 같이 동감하는 분위기는 실로 매우 살벌했다. 정부는 96.9% 주민의 동의를 받아 삼척에 신규 원전을 짓겠다고 했으나 김제남의원님이 직접 한수원에 동의서를 보여 달라고 했으나 자료 제출을 거부했다. 실제 민심은 80% 주민들이 핵발전소를 반대한다고 하는데도 말이다. 이 일이 이명박 정부 때부터 추진되었고 지금도 강행 중이라는 사실이 너무나 가슴 아픈 일인 것 같다. 밀양의 어르신들이 그러고 계시듯 전국 원전과 인접한 지역의 주민들은 이렇게 목숨을 걸고 버티고 계셨다.
후쿠시마사고 이후로 참치도 먹지 않고 먹거리도 계속 경계하고 있다. 아직 한국에 얼마만큼 영향을 끼치고 있는지 아닌지는 자세히 모른다. 그렇지만 생활을 바꾸지 않으면 언제라도 무심결에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당장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다는 국가의 입장과는 달리 후쿠시마 사고가 내 삶에 영향을 끼치기 시작했다. 정말 당장 드러나지 않는 문제일까? 인터넷에서 후쿠시마를 검색하다가 “후쿠시마는 건강합니다.”라는 문구가 나오고 연예인들과 아나운서가 사과를 먹었다는 기사를 봤다. 등장한 연예인은 피폭당해서 병에 걸리고, 후쿠시마산 음식을 방송에서 먹으면서 홍보하던 아나운서도 내부피복으로인한 급성 림파성 백혈병 진단을 받았다고 한다. 드러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드러날 수 없는 것 아닐까?
집회를 끝내고 돌아오는 길에 이번 집회에선 어떤 말을 들었나 다시 생각해 보았다. 탈핵 운동을 통해 만나게 되는 어른들이 자주 하는 말씀이 있는 것 같다. 그 중에서도 조상에게 물려받은 자연을 후손들에게 떳떳하게 물려주고 싶다는 말이 기억에 남는다. 어김없이 집회자리에서도 조상님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자연은 누구에 것도 아니며 인간의 것도 아니고 한 생물들의 것도 아니고 만물의 것이며 지금 생각하지 못한 존재들의 것이기도 할 것이다. 그렇게 물려오고 물려주는 일을 이렇게 끝낼 수는 없다. 언젠가 나무보다 원전으로 가득찬 환경을 물려줄 것인지, 풀내음 가득하고 다양한 생명들이 존재하는 환경을 물려줄 것인지....... 이미 답을 알고 있다고 믿고 싶다.
원전이 단 하나의 해답은 아니다. 식어버린 열에너지는 에너지로써의 가치를 잃지만 식지 않는 열에너지가 최상급을 자랑하지는 않는다. 식지 않고, 식힐 수 없기 때문에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그렇지만 국민의 에너지 수요량을 공급하기 위한 국가의 입장도, Down Shift를 주장하는 시민들의 입장도 모두 일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양측의 견해를 좁히는 과정에서 폭력과 불합리한 일이 계속해서 벌어지는 것이 문제고, 상황이 촉박해지기 때문에 우리가 현명하게 생각하는 힘을 잃고 흔들리고 있는 것 같다.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예측할 수 없는 최악의 시나리오는 피하고 싶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이라도 그릴 수 있는 최악의 시나리오는 피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