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T NOW

 

목차
0. 여는 글
1. 생태적 인간/시민
2. 나는 움직인다.
3. 공연 수칙
4. 미지의 공연 팀
5. 사북사태
6. 닫는 글
 

0. 여는 글
하자에 온 이유부터 되짚어봐야겠다. 내가 하자에 온 이유는 작업장학교의 공연 팀이었던 촌닭들에 반해서였다. 음악을 좋아했고 내가 마리학교 다닐 적에 ‘오마이스쿨’이라는 단체에 밴드 공연하러 간 적이 있는데 거기 촌닭들도 공연 순서에 있었다. 촌닭들은 브라질 퍼커션을 하는 공연 팀이었고 나는 그런 장르는 처음 접했었다. 리듬들이 너무 신나고 떨렸다. 몸동작, 표정, 소리 모두 나를 매료했고 나는 오직 촌닭들이 하는 음악을 하고 싶어서 하자에 왔었다. 하자에 길찾기 과정을 거치고 주니어가 되어 촌닭들에 들어왔다. 연습을 아주 많이 했고 할 때마다 무척 신이 났다. 우리는 악기 연주를 아주 잘 하게 되었고 퀄리티도 높아졌다. 내가 하자에 온 이유가 짙어지던 시기였다. 이때는 우리 공연 팀을 담당하는 판돌이 없었고 우리끼리 열심히 악기를 치며 놀았다.
내가 2학기(?)가 되며 우리 공연 팀에도 판돌이 생겼다. 히옥스였다. 히옥스는 공연 팀이 악기만 계속 치기보다는 공부를 하기 바랐고 우리도 공부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비중 두는 쪽을 악기에서 공부로 돌렸다. 공부는 악기연습보다 어려웠고 많은 생각과 연구, 지식을 필요로 했다. 공연을 잘 해서 얻는 성취감과는 느낌이 아주 달랐고 어려운 점도 많았지만 공부해서 얻는 성취감도 꽤 달콤했다. 공부를 하다 보니 누군가의 표현을 빌려서 머리만 커지다보니 움직임이 필요했다. 그래서 내가 관심 있어 하고 개인연구주제 키워드인 ‘생태’적인 행동을 해보고 싶었다. 지난 summit 때 50명도 넘는 사람들이 'Save My City'라는 팻말을 들고 명동에서 청계천광장까지 걸었던 적이 있었는데 이런 움직임은 사람들의 눈길을 끌고 환경이나 지구의 문제점들에 무감각한 사람들을 자극할 수 있는 행위였다. 공부를 했다고 했는데 공부는 행동과 짝을 이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실행된 건 많이 없지만 여러 가지 계획들을 많이 해봤고 움직이려는 시도를 여러 번 해보았다.

1. 생태적 인간
‘기후변화시대의 living literacy’ 프로젝트가 있었다. 이 때 내 지구에 대한 의식은 깨어났다. 주위 사람들에게 쓰레기를 버리지 말자고 제안했고 나도 나만의 원칙을 세웠다. 종이컵은 되도록 쓰지 않기, 쓰레기 버리지 않기 등 아직까지 지구를 위한 소소한 원칙들이 습관화 돼서 지키고 있다. 학기가 끝나며 기후변화시대의 living literacy 프로젝트가 갑자기 끝나버려서 아쉬워하던 중 다음 학기에 이어서 ‘세계를 구하는 8명의 시인들: 시민문화 워크숍’ 프로젝트가 있었는데 기후변화시대의 living literacy와 이어서 갈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이 프로젝트는 여러 시인들이 생각하는 세계에 기여할 수 있는 일, 시민이 하는 일들에 대해 듣고 얘기하는 시간이었다. 덕분에 내가 하고 있는 일, 생태에 관한 일들로 세계에 기여할 수 있다고 생각했고 또 ‘시민’이라는 것에 대해서 많이 생각해보게 되었다. 일단 ‘생태’라는 단어도 홍성태 시인의 얘기를 듣고서 쓰게 된 단어인데 설명을 하자면 생태라는 단어는 일반 대화 속에서는 잘 사용되지 않는다. 나 역시 이 단어를 별로 쓰지 않았었다. 하지만 홍성태 선생님은 ‘생태적 민주화’라는 말을 사용하셨다. 민주화는 원래 인간이 주측이 되어 하는 정치를 뜻했는데 생태적 민주화라 하면 동식물, 자연, 인간 모두를 생각하며 정치를 하자는 뜻이 된다. 이런 얘기부터 시작해 나는 ‘생태’라는 단어에 관심을 갖고 사용하고 있다.
시민은 흔히 말하는 인간의 도리를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고 생태적으로 세계에 기여하는, 생태적인 사람이 되고 싶다. 

2. 같이 지구로 움직이다
난 생태적인 인간이 되고 싶어 하고 열심히 수칙들을 지켰다. 그런데 지구의 문제점은 더 커져가고 이제는 종잡기 힘든 상태로 변했다. 지구의 사람들에게 탄소배급제가 실시되는 될법한 소설도 나오고 여러 가지 환경에 관련한 프로그램이나 방송들도 나오고 있는데 말이다. 여는 글에서 말했듯이 나는 공부하며 머리만 커졌다. 그래서 움직이려 한다. 나만 잘하면 그만이라는 말도 있지만 사실 혼자 움직이기에는 생태가 얼마나 변할까 나 혼자 잘하면 안 되겠다 싶어서 여러 사람들과 같이 움직이려고 시도를 많이 해봤다. 내가 학기 중 시도해본 것들은 학교 게시판에 있는 기후변화의 living literacy란에 스크랩 해놓기와 친구들에게 쓰레기 버리지 말라고 권유하기, Buy Nothing Day 캠페인 포스터 만들어 뿌리기 등을 해봤다. Buy Nothing Day 캠페인 설명을 잠깐 하자면 매년 11월 마지막 주 토요일(!)인데 되도록 소비를 하지 않고 소비에 대해 생각해보자(!)는 포스터를 만들었었다. 이 포스터를 만들며 누가 왜 이 캠페인을 만들었고 한국에서는 어떤 식으로 이루어졌는지를 알게 되었다.
내가 움직이는데 있어서 용기가 된 것 중 하나는 기후변화행동연구소와의 만남이었다. 기후변화행동연구소도 원래는 기후변화연구소로 하려다가 어떤 분이 꼭 행동을 붙여야한다며 행동하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며 붙여진 이름이었다.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행동은 무척 중요하다. 사실 지금부터라도 행동하지 않으면 지구가 엉망이 되어버릴 지도 모른다. 아직은 평화로운 한국 같은 주위만 보지 말고 같이 지구로 움직이고 싶다. 

3. 공연 기술 

4. 미지의 공연 팀
수료 전이 되니 2,3년 동안 몸담고 있던 공연 팀을 돌아보게 된다. 아주 많은 일들이 있었다. 연습 힘들게 하다가 피자도 먹고 싸우고 미친 듯 놀고 회의 중 싸우고 안마도 해주고 수료, 졸업하고 떠날 땐 안아주고 울어주고. 사실 친구, 관계라는 문제에 대해 고민을 아주 많이 했었지만 공연 팀과는 모두가 친구가 아닐까 싶다. 정말 공연 팀은 미지수다. 놀다가도 싸우고 욕하다가도 놀고 연습하다가 화내고 공연하다 미치고. 우리는 좀 특별했다. 평상시에는 서로 친구라고 생각할 사람은 있을까 싶기도 하다가 결국에는 모두가 친구인 것 같다. 2,3년이란 시간은 괜히 있는 게 아니다. 이 공연 팀에서 배운 것은 좋은 관계를 만드는 것은 어렵다는 것과 사람들이 다 색깔이 다르니까 다른 색깔과도 친해지는 법을 알게 된 것 같다. 혹시 그게 표면적이거나 부분적이라도 말이다. 

5. 사북사태
사북사태는 작업장학교가 정선에 갔을 때 일어났던 큰일을 말한다. 사북은 정선에 있는 우리가 돌아다녔던 읍이다. 공연 팀은 정선 시장에 갔을 때 재미로 공연을 하나 하려고 했다. 하지만 퀄리티를 따지며 못하는 사람은 같이 안했으면 좋겠다고 누군가 말했고 이 말 때문에 상처받아서 마음도 다 상했었다. 하지만 이 때 놀 생각 하지 않고 그날 저녁에 있을 공연 연습을 하는 게 사실 옳았다. 왜 옳다고까지 말 하냐면 작업장학교는 정선예술마을의 예술가들에게 초대를 받은 것이었다. 하지만 예술가들과 그 동네 사람들과 관계가 좋지 않아서 약간 저기압이었다. 그래서 우리가 공연이라도 잘 해서 호응을 얻고 예술가들과 마을 사람들 사이에 벽이 좀 허물어졌어야 했다. 하지만 우리는 그 날 시장에서 한바탕 했기 때문에 공연도 마음에 들게 하지 않았다. 그래서 중요하다고 생각한 게 ‘맥락을 이해하는 것’이었다. 우리가 맥락을 잘 읽었더라면 정선시장에서 놀 생각은 안했을 것이다. 그리고 예술가들이랑 나눴던 대화들도 더 이해가 잘 됐을 것이고 정선에 가서 각자 생각할 거리나 행동들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졌을 것이다. 그런데 맥락도 이해 못하고 일단 정선에 가고 본 사람들이 많아서 심지어 왜 간 건지 모르겠다는 사람도 있었다. 그래서 맥락을 읽는 게 살면서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알게 되었다. 맥락을 이해하려면 사전조사 해봐야 할 것도 많고 상상도 잘 해봐야 한다. 하지만 이런 게 부족하단 걸 잘 느끼고 왔다.
또 하나 느낀 건 ‘과정과 결과의 조율’이 안 된다는 것이었다. 이것도 맥락을 잘 읽지 못해서 라고 생각된다. 정선에서 서울로 돌아올 때 예술가가 너무 과정을 즐긴 것 같다고 했다. 나는 좌절했다. 정선시장에서도 결과를 못 보고 과정을 즐기려다가 그렇게 된 것이고 과정을 잘 살피고 맥락도 읽고 주위도 보며 결과로 걸어갔어야 했는데 말이다. 아무튼 이 사태는 큰 교훈이 된 것 같았다. 맥락 읽기와 과정과 결과의 조율. 이 두 가지는 무슨 일을 하려고 할 때마다 필요할 것이다. 

6. 닫는 글
수료를 하고도 학교를 조금 더 나가야 한다. 글쓰기 프로젝트가 5월까지 진행될 것이고 아직 끝내지 못한 개인연구주제가 있다. 개인연구주제는 곧 있을 기후변화행동연구소의 워크숍과 같이 가져갈 것이다. 내 개인연구주제가 바로 같이 지구로 움직이다의 대표적인 내용이다. 내가 배우고 학습한 것들을 가지고 수료 후에도 친구들과 같이 지구로 움직이고 싶다. 하자에 있으며 밖에서는 할 수 없는 경험도 해보고 재밌는 특이한 개성 있는 친구들도 많이 만났다. 이 관계들을 앞으로 계속 지속시키고 싶고 교류하고 싶다. 어디 있던지 간에 나는 생태적 인간으로 생활할 것이고 음악을 항상 들을 것이다. 관계를 소중히 생각할 것이고 이곳, 이곳에서 보냈던 시간, 추억들을 잊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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