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동안 진행된 길찾기 워크숍 <open sound, open mind>.
길찾기 워크숍에 코칭스태프로 참여한 건 이번이 처음이고, 같은 학기 안에서 맴돌던 예전의 모습을 벗어나 각자만의 경험을 지닌 공연팀 멤버들과 함께 코칭스태프라는 같은 타이틀을 지니고서 워크숍을 만들어나가야 했기에 워크숍이 시작되기 전부터 내심 뿌듯하고, 또 많이 설레기도 했다. 하지만 두려움 또한 크게 앞섰다.

길찾기 워크숍은, 지난 학기들과는 달리 촌닭들과 솔레이션이 하나의 공연팀으로 거듭난 후에 공연팀이 수행해야 할 첫 과제이기도 했기 때문에 신중에 신중을 거듭해야만 했다. 촌닭들이 항상 입에 달고 다니는 활력과 에너지, 그리고 퍼커션 기술을 전수하는 것만으로는 많이 부족했다. 고정관념마냥 매번 같은 틀에 박혀 진행되었던 지난 워크숍들과는 다르게, 길찾기들의 첫 프로젝트가 왜 공연팀 워크숍인지 고민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해 낯선 소리와 기술을 전수하는 것 이외의 다른 키워드들을 찾아 헤매는 데 많은 시간을 쏟아야 했다. 그리고 랩과 슬램을 워크숍 프로그램으로 기획하는 과정에서 상당히 많은 스트레스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이 스트레스는 내가 하지 못하는 것에 대해 새로운 자신감을 품고 모범적인 죽돌로 거듭날 수 있는 터닝 포인트가 되었다. 또 내가 몸담고 있지 않은 분야의 사람들은 어떤 것들을 왜 배우고, 또 그들의 작업방식은 어떠한지에 대해서도 약간은 깨닫게 되었다.

이번 워크숍이 큰 후회 없이 성공적으로 끝난 이유 중 하나는(물론 개인적인 의견이다) 그 전까지의 워크숍에서는 '활력과 에너지를 팝니다'라는 모토로 움직인 반면에, 이번 워크숍에서는 활력 혹은 즐거움과 더불어 몰입, 조화라는 두 가지의 키워드가 추가되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워크숍에서의 배움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기 위해, 가끔 너무 자기 자신의 모습만 들여다보게 되는 상황이 생기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주변과의 '조화'를 강조한 덕분에 주변에 펼쳐진 다른 요소들에도 관심을 가지고 마음과 귀를 기울일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즐거운 춤과 노래, 악기 연주 외에도 그것들의 기본 지식에 몰입하며 차분히 공부한 덕에 워크숍의 분위기가 한 쪽으로 치우지지 않고, 균형 있게 흘러간 듯 싶다.

그리고 길찾기 워크숍은 내가 여태 참여한 워크숍 중, 워크숍의 기획 의도(open sound, open mind)가 보다 성공적으로 발휘되었고, 나와 공연팀, 그리고 길찾기들에게 작업 동기와 원동력을 선사한 것 같다. 또한 길찾기들이 랩/슬램/퍼커션이 하나의 '소리'로 통합되고, 통합된 소리를 무대에서 어떻게 연출해야 할지, 공연자로서의 자세 등에 대해서도 기대 이상으로 많이 배운 것 같아서, 이 부분에서는 많이 만족스럽다.

하지만 초반에 계획한 '하자'라는 공간과 사람들의 문화를 공연팀만의 방식으로 알려준다거나, 길찾기들의 '음악 멘토'가 되어주겠다는 부분이 다른 프로그램에 묻혀버리고 말아서 상당히 아쉽다. 사실 소리를 듣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자신이 몸담고 있는 공간에 대한 성찰이라고 생각하는데- 그 부분이 길찾기 워크숍의 동기와 맞물려지지 않아서 계획하는 데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던 것 같다. 그리고 '음악 멘토'는, '멘토'와 '음악 멘토'를 구분하지 못하고, '음악 멘토'의 역할이 무엇인지 정확한 정의를 내리지 못해 발생한 결함인 것 같다. 워크숍이 끝난 지금도 이 부분들에 대해서는 어떤 방식으로 개선해 나가야 할 지에 대한 감이 부족해서, 앞으로 꾸준히 고민해보아야 겠다.

그리고 이번 워크숍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결과물을 가장 크게 중요시 여겼던 지난날의 워크숍과는 달리, 결과물의 퀄리티에 치우치지 않고 그 전까지의 과정을 중요시 여긴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부분은 장점, 혹은 단점이 될 수도 있겠다.

이번 워크숍이 나에게 큰 배움을 준 부분은 '코칭스태프'의 역할과 자세이다. 굳이 메인과 서포터를 나눌 필요 없이, 워크숍 안의 프로그램들을 유한 모습으로 넘나들면서 그 프로그램의 특징에 맞는 코칭스태프의 모습을 갖추기 위해 많이 노력했다. 그리고 단순히 가르침만을 주는 '강사'와는 달리, 워크숍에 참여한 멤버들과 함께 현재 자신이 가진 것을 복습하고, 혹은 가지고 있는 것들을 나눠주는 과정에서 새로운 지식을 얻게 되는 것이 '코칭스태프'라는 역할의 큰 특징인 것 같다.

또한 같지만 다른 분야에서 작업하는 멤버들과 의견을 조율하고, 자신의 작업에 대한 동기를 뚜렷하게 만들어나가는 과정에서 코칭스태프의 자세에 대해 다양하게 배울 수 있었다.

<open sound, open mind>워크숍에서 얻은, 힘든 과정 속에서도 각자와 팀 전체를 움직이게 하는 '원동력'이 단순히 길찾기 워크숍에서만 발휘되고 마는 원동력이 아닌, 자신과 주변을 발전시킬 수 있는 에너지가 되었으면 좋겠다. (사실 나는 워크숍이 끝나고 며칠 지나자마자 원동력을 상실한 기분이라서, 지금 애타게 찾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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